어머니의 품으로 가는 길, 사려니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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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품으로 가는 길, 사려니 숲
  • 강건
  • 승인 2013.07.08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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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비경/사진가 강건의 포토에세이(3)

 

▲ 사려니숲

보슬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 안개가 만들어낸 차창 밖 아늑한 풍경에 마음이 뺏겨 차에서 내려 한참을 바라본다. 그곳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평화로움으로 찾는 이들을 편안히 안아주는 ‘사려니 숲’이다.


사려니는 산의 안이라는 뜻의 ‘솔아니’가 변해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제주산림문화체험에서는 ‘살’ 혹은 ‘솔’은 신성한 또는 신령스럽다는 의미로 ‘신성스러운 곳’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의미만큼이나 숲에 대한 기대도 커져가니, 입구에서부터 코끝으로 전해지는 피톤치드의 향긋함과 양 갈래로 빽빽하게 늘어선 삼나무의 모습에서 서둘러 그 안을 거닐고 싶어진다.


남원방향의 1118번 남조로 도로를 타고 내려와 붉은오름 근처에 위치한 사려니 숲은 교래 쪽 산책길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삼나무로 울창한 숲길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짧게 포장된 시멘트길을 지나 곧 흙길을 밟기 시작하니 숲 속으로 들어선 이들은 이내 자연에 스며들어 그 안에 살아가는 생명들과 함께 호흡하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존재는 하나의 운명을 타고 났다했던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영원하지 않은 삶을 사는 세상의 존재들의 마음은 욕심이 덧없음을 깨닫고 이해함으로써 서로를 안아주고 보살피며 공존하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길을 계속 걷다보면 숲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마음의 정화요, 또한 본래의 건강을 다시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도시의 생활에서 얻은 스트레스와 유해물질로부터의 해방이자, 그로부터 몸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니 숲길을 걷는 발걸음이 더더욱 힘차다.

이와 같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에 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조금 더 자연을 이해하려하고 또 아껴주고 보호함으로써 우리들이 살아가는 공간과 함께 건강하게 공존해 나아가려하는 꾸준한 노력과 실천일 것이다.


우선, 숲속에서 새어나오는 이야기들을 조용히 귀담아 들어보길 권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와 머리칼을 간지럼 피우는 잔잔한 바람, 그리고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꽃향기들, 이외에도 숲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오감과 함께 대화하게 되니 곧 당신은 자연과 동화되어 그들과 함께 편안히 숨 쉬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진가 강건의 프로필

   
▲ 사진가 강건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어 이민 온 사진가 강건.
홈페이지 주소: http://fiae.blog.me/

(사진가 강건 씨가 본지에 게재하는 모든 사진의 사용권은 본지 외에 사용할 경우 작가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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