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사 불출마 제안'은 고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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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사 불출마 제안'은 고도의 전략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09.01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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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김태환 전 지사, 무엇을 노리고 묘수 두었나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가 말한 ‘전직 도지사들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제안은 고도의 전략이며 묘수다.
 

이는 김 전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지지자들의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가장 강력한 도민을 향한 전격 발표이고 특기할만한 제안이기 때문이다.


김 전지사는 이처럼 우근민 제주도정이 들어선 후 측근들의 몰락과 배신(?)을 보며  절치부심한 결과를 지난 30일 특별자치도허난 무신거라 출판기념회에서 여지없이 그 의도를 나타냈다고 봐야 한다.


제주도판 3김시대의 주인공인 김태환 신구범 우근민 전.현직 지사들은 도민들이  절대로 미워할 수 없는 제주도의 계륵(?)같은 존재들이다.


더욱이 그동안  이들 3인을 능가할 만한 인물도 잘 보이지 않았기에 도민들은 이 3인 전.현직도지사들을 보면서 선거때마다 만감이 교차하는 게 사실이다.


결국 누군가 한사람을 뽑아야 하고 나머지 두사람은 고배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또 4년후에 다시 3인이 만나 똑같은 경쟁을 하고 똑같은 입장에 놓인다.


주인공만 달라질 뿐이다.
그러니 공무원들은 물론 측근들조차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잘 되면 좋지만 잘못돼 눈밖에라도 나게 되면 한직으로 떼밀리거나 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김 전 지사의 측근들에 따르면 “김태환 전 지사는 우근민 지사에게 섭섭한 점이 많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고 전한다.


그래서 이번 출판회 개최는 출마를 결심한 결과라는 것이 주변인들의 분석이었다.
그런데 불현듯 이날 참석한 경쟁자이기도 한 신구범 전 지사앞에서 “전직 도지사는 출마를 하지 말자”고 제안한 것이다.


“신구범 지사와 미리 상의를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한 것으로 보아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듯 하다.


그러나 이 말은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고도의 전략이며 묘수다.
경우의 수를 모두 계산에 두고 발언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출마 제안을 한다 해서 나머지 두사람이 쉽게 불출마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을 수 있고, 설사 '불출마 선언을 한다 해도 손해볼 것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 3인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측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이들 3인을 물리치고 도지사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예비 도지사들도 계속 줄을 잇고 있다.
결국 제주도지사 선거는 3인이 다시 맞붙거나 3인의 전직 지사가 후원하는 후보들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에는 김태환 전 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 둘이 힘을 합쳐 우근민 지사와 맞설 수도 있고, 우 지사가 출마할 경우 김태환 지사가 직접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문제는 우근민 지사다.


이미 아무런 요동이나 변화없이 선거전에 돌입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 지사가 만에 하나라도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는 경우의 수가 더 많고 복잡해진다.


결국 김-신 두 전직 도지사가 미는 사람이 도지사 선거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주도의 미래는 결국 우근민 지사의 출마 여부에 따라 정국이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김방훈 전 제주시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김경택 전 제주도 부지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에서는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크고 김택남 전 제민일보 회장도 모 후보와의 연대를 모색한다는 소문이다.

말이나 행동을 쉽게 하지 않는다는 김태환 전 지사는 측근에게도 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말 한마디를 통해 그의 의중을 읽어내야 할 정도로 신중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무엇을 노리고 그런 말을 했는가가 관건이다.

전략적인 발언이라고 보기에 앞서 한번 툭 던져놓은 이같은 절묘한 수 하나가 과연 제주도나 도민들에게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궁금해진다.


제주도의 잠룡들이 그들의 진짜 모습을 어디까지 드러낼지 이번 김태환 전 지사의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슬슬 태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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