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과 열정의 경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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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 열정의 경계는?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3.09.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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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주(게임 중독 예방과 극복)

 

글 송은주
지난 주 영국에서는 ‘중독’이라는 단어가 갑론을박의 대상이었습니다. 사회정의센터(The Centre for Social Justice)에서 영국이 각종 중독자가 가장 많은 ‘유럽의 중독 도시’라는 평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중독’이라는 표현의 영어 단어 ‘addiction’은 셰익스피어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오델로에서는 ‘중요하지 않으나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좋아하는 상태’를 이르는 의미로, 딱히 부정적이라 할 수 없는 중립적 의미였습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중독’을 일종의 병증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독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방법들도 다양하게 시도됩니다. 블로거인 조쉬와 존 형제는 담배 중독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부정적 동기부여’ 방법에 올라탔습니다.

담배를 한 개 피울 때마다 고양이 사료 캔을 한 스푼씩 먹기로 한 것이지요. 뉴욕에 사는 작가 매니쉬 세티는 자신이 소셜 미디어 중독자라며 일에 집중하지 않고 웹 서핑, 페이스 북, 트위터 등에 빠져들면 가차없이 뺨을 때려 줄 사람을 시간당 8불에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중독’을 이렇게 부정적 의미로만 치부하는데 반대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중독’은 인생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이 ‘유혹 중독자’였기에 글들을 토해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고, 팝스타 에이브릴 라빈은 검정색 아이라이너 중독자라 패션 아이콘이 될 수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이렇게 셰익스피어의 잔재가 남아있는 중독들, 즉 ‘중요하지 않으나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좋아하는 상태’ 중에는 오히려 마력을 부리는 일도 존재합니다.

연구자들은 사실 중독과 열정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말합니다. 중독, 열정 공히 추구하고 몰입하고 획득하는 사이클을 가지고 그 순환구조를 통해 삶을 전진시키거나 일생일대의 역사를 만들기도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들을 가르는 경계에 ‘죄의식’이 존재하는가가 유일한 단서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 일상에는 도려내야 할 중독과 건강한 열정으로 승화시켜야 할 중독이 공존하는 셈입니다.

저도 이런저런 셰익스피어 식 중독들 속에서 살아갑니다만, 최근 몰입이 필요한 임무를 수행하느라 일상을 방치한 순간, 꼭꼭 숨겨두고 싶었던 증상들까지 다시 활개치는 것을 보면서 이들 중 잘라내야 할 것들과 건강한 열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중독을 ‘건강한 열정’으로 바꾸고 계신가요?

 

 

(이 글은 가온 고재섭 디톡스연구원장님이 추천해 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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