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제주도는 중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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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루(?),제주도는 중국이 아니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11.19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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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제주에 세워지면 ‘우리나라 7위급 빌딩',문제는..

 

교통대란이 우려되는 노형로터리

제주도에서는 30여년전만 해도 22층인 제주시 칼호텔이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제주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고층빌딩이었으니 그곳 전망대에서 야경을 즐기며 차 한잔 맥주 한잔 하는 것도 일종의 도시에 사는 멋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제주도의 새로운 ‘마천루(?)’가 될 높이 2백m이상급 지상 63층 빌딩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중국 녹지그룹의 한국 현지법인인 녹지한국투자개발(유)이 오는 20일 중국 녹지그룹 상하이 본사에서 동화투자개발(주)과 토지양도 매매계약 체결식을 열 계획이며 총 투자예정금액은 10억달러(약 1조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녹지그룹이 추진하는 이 초고층 건물은 동화투자개발(주)이 지난 2009년 5월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제주시 노형동 쌍둥이 빌딩 ‘제주드림타워’다.

당시 동화투자개발은 9천7억원을 투자, 2만3301㎡ 부지에 지상 63층, 지하 4층, 높이 218m, 연면적 30만56㎡ 규모의 초고층 공동주택(아파트)과 관광숙박시설(호텔) 2동을 신축하겠다며 제주도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인 동화투자개발은 당초 계획대로 사업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모기업인 롯데관광개발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터파기만 한 채 공사를 중단한 상태였다.

녹지그룹은 현재 서귀포시 동홍동에 1조5천억원을 들여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라서 그 투자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녹지그룹이 노형동에 세운다는 제주 마천루는 어떤 모습일까.

제주도의 마천루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나라 최고층빌딩이었던 63빌딩은 높이에서 현재 3위로 밀려난 상태.


잠실 제2롯데빌딩이 완성되기 전인 현재 1위는 도곡동 타워펠리스 3차 G동 69층으로 262m에 이르며 2위는 목동 하이페리온 A동 69층 빌딩 256m다.
여의도 63빌딩은 249m.


제주도 노형동에 세워지게 될 제주마천루는 63층 218m로 지어질 경우 우리나라 7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위인 삼성동 무역센터가 55층으로 228m에 이르지만 7-8위인 도곡동 타워펠리스가 209m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7-8위 정도의 높이인 빌딩이 제주도에 선다는 건 일견 자랑스러운(?) 일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 빌딩이 가져올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 걱정이 앞선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 지역 교통문제이다.
공항과 평화로와의 연결은 물론 사통팔달의 노형동 지역은 지금도 교통지옥의 현장으로 많은 운전자들이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꾸준히 수많은 빌딩과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
앞으로 이곳은 길은 예전 그대로이면서 유동인구와 거주민수만 많아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교통대란이 가장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그 다음 더욱 중요한 문제는 한라산을 조망하지 못하는 경관문제이다.


한라산보다 더 높아 보이는 ‘제주의 마천루’가 된다면 제주도로서는 이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랜드마크는 한라산’이 돼야 할텐데 ‘제주의 마천루’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아주 슬픈 일이다.


이렇게 제주도의 주역이 이 초고층 마천루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고 걱정되는 부분이다.


두바이는 사막에 전혀 새로운 미래도시를 건설했다.
그래서 그곳에 만들어지는 모든 조형물들은 모두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그런 컨셉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계인들도 그런 컨셉을 이해하고 즐기러 그곳을 찾으니 두바이는 성공한 케이스다.


하지만 제주도는 세계인이 인정한 환경섬이다.
환경은 개발보다는 보전을 선호할 것을 요구한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으니 크고 높은 빌딩이 어울릴지 모르지만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생명으로 삼고 살아가야 할 조그만 섬이다.


개발도 환경에 어울리는 개발일 때 의미가 있다.


중국자본 유입과 제주도 땅이 중국자본에 넘어가는 현실을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은 이때 제주도의 투자유치나 개발정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미 허가가 난 제주도의 마천루 건설을 반대만 할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지금 제주가 이처럼 개발을 남발할 때인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갑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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