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공무원 줄세우기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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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공무원 줄세우기 사라져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3.12.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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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동주 전 서귀포시장 발언 파문이 주는 교훈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발언이 제주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검찰은 4일 전격적으로 서귀포시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사정이야 어떻든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으니 공무원의 처신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되고 변화를 가져오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당사자인 한동주 전 시장이나 우근민 도지사나 선거기간도 아니고 사전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할말이 많을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이번 한동주 사건을 보며 그동안 제주사회에 팽배한 관권선거 패당선거의 한 축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개운하지는 않다.


공무원들은 이 눈치 저 눈치 보아가며 줄서기를 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동주 전 시장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얘기다.


중앙선관위도 어제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을 할 경우 공소시효를 6개월에서 7년으로 처벌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기로 함으로써 공무원들의 정치권 눈치보기는 덜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얼마전 국민의 호위무사가 돼야 할 검찰청 간부가 검찰청장의 호위무사가 되겠다고 나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적이 있다.


공무원들은 보통 국민의 공복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공복이라기보다 국민의 상전(?)이 되고 있다는 비난도 듣는다.


국민의 공복이며 상전(?)인 공무원들의 목표는 승진과 영전.
그래서 줄을 대고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나만 잘 되겠다고 나선다는 점에서 학교에서 내 아이만 잘되게 해달라며 주는 촌지문화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이번 한동주 사건을 보며 공무원 사회도 이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지사의 호위무사가 아니라 도민의 호위무사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내면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는 발언을 통해 정치권은 물론 도민사회로부터 거세게 비판을 받고 있는 우근민 지사는 지난 3일 '변독위약(變毒爲藥)'이라는 말을 했다.

이날 오전 간부공무원들과의 티타임에서 나온 이같은 “독마저도 약으로 바꾼다”는 '변독위약'이란 말은 "남이 욕을 하고 독을 주더라도 내 자신은 이를 약으로 받아드리며 공직을 수행해 나가려고 한다"는 반성을 담은(?) 취지의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우 지사는 또 "이 세상에는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위로를 하는 사람도 있다"며 "공직자는 욕을 충언으로 받아 드리는 자세도 필요하다"면서 "공직자는 공직자로서 맡은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나갔으면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민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도지사는 물론 정치권에서의 공무원을 활용한 선거전략은 사라지기를 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근민 지사에 대한 사퇴압력도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도민사회의 불신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공무원을 공직에 충실하게 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도지사 후보자들은 공무원 줄세우기가 아닌 공무원의 정치중립을 요구하는 선거전략이 더 잘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패배한 선거참여자들의 몰락을 보는 일은 더 이상 공직사회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제주도는 능력있는 공직자들을 부하로 두고 도정을 이끄는 듬직한 도지사가 필요하다.
제주발전을 위한 도정방향은 큰 틀에서 그대로 유지돼야 하고 정치인이 아닌 능력있는 공무원들이 도정을 이끌어야 제주도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도지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이 천국과 지옥을 왔다가야 한다면 어느 누가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공무원들은 정치에서 멀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이처럼 나를 죽이는 독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이번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다.


한동주 전 시장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공무원의 정치권 줄서기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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