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개발, 전면 백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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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개발, 전면 백지화 해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4.01.23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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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전 위원장, 23일 송악산 현장 방문 '후손 위해 개발 중단' 촉구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감도
“송악산 개발사업 추진은 민선 5기 도민들께 약속드린 ‘선 (先)보전 후(後)개발’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파묻는 행위다”


고희범 전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23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송악산 개발 예정지 현장을 지역 환경단체 대표와 함께 찾았다.


고 전 위원장은 현장에서 “송악산 개발은 중단돼야 하며 경관 사유화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전 위원장은 중국자본이 투자하고 있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예정지와 일제강점기 진지동굴 등을 직접 찾았다.


고 전 위원장은 “직접 현장을 와보니 송악산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개발을 할 곳이 아니라 합리적인 보존계획을 수립, 미래세대를 위한 매우 소중한 생태, 경관, 지질, 역사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제주도 전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고 전 위원장은 “제주특별자치도 경관 및 관리 계획 지침에도 절상토 3m 이상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충분하게 개발 중단을 할 수 있다“면서 ”현재 개발계획대로라면 오름도 파괴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희범 전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고희범 전 위원장은 우근민 지사에게 송악산 개발사업 중단과 종합 보존대책을 촉구하는 건의문에서 “민선 5기 선(先)보전 후(後)개발이라는 원칙을 천명해 왔지만 송악산 개발은 이러한 원칙을 스스로 져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발사업이 이뤄지게 되면 파괴된 가치는 되돌릴 수가 없는 만큼 전면적으로 백지화하고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보존을 중심으로 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 전 위원장은 “제주는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경관사유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관 사유화 방지 대책, 개발 인허가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근민 지사에게 드리는 건의문(전문)

제주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
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송악산 난개발 문제, 다 아시는 사안일
것입니다. 그래서 거두절미하고 건의 드립니다.

제주의 더 큰 미래를 위해 송악산 개발사업을 당장 중단해 주실
을 정중히 요청합니다.

백번양보해도 송악산 개발사업 추진은 민선 5기 도민들께 약속드린 ‘선
(先)보전 후(後)개발’이라는 원칙을 스스로 파묻는 행위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늘어나는 관광객과 올레 방문객들로 인한 송악산 환경파
괴를 막기 위해 2010년 올레 코스마저 다시 해안으로 돌아서 낸 곳이기
도 합니다.

만약 이번 개발사업이 이뤄지게 되면 오름도 파내야 합니다.
파괴된 가치는 되돌릴 수가 없는 만큼 전면적으로 백지화하고 더 큰 이
익을 위해 보존을 중심으로 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저는 제주를 자연적으로는 ‘작은 지구’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제주도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명예를 가지게 된 것은 지구에 있는 모든 청정한 자연유산이 제주에 다 묻혀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제주는 ‘작은 지구’라고 불러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때문에 제주는 ‘지구의 마지막 파라다이스’가 될 것이고, 이런 힘 덕분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들과 영감을 자극하는 온갖 것이 다 있어서 많은 예술가들도 이곳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관광객 1000만 시대’라는 명예로운 업적도 그런 제주의 자연 덕택이지 않겠습니까?

도민과 우리 후손이 자손만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
상처입고 힘들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새 힘을 얻을 수 있는 곳,
외지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어 하고 살고 싶어 하는 곳,
이런 제주도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몫입니다.

제주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파내도파내도 끝없이 튀어나오던 돌은 다행히도 흑룡만리의 주역이 되고 있고, 돌 문화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예술작품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벌(천형)과도 같았던 제주의 환경은 축복이 되어 세계가 부러워하는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제주의 환경을 지켜야 하는 이유도 유네스코 3관왕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자산들이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유익함을 주고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주가 서울보다 넓고 싱가포르보다 넓다고 해도, 그 땅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보존해야 할 구역과 지역을 확실히 정하고, 이를 결단코 지켜야 한다는 비장함 없이는 제주는 조만간 거대한 남도의 폐허가 되고 말 것입니다.

잘못된 개발은 제주를 어디에나 있는 그저 그렇고 그런 섬으로 만들고 말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미래의 땅이자, 미래가치로 가득한 보물섬 제주의 운명을 희망으로 만들지 절망으로 만들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선보전 후개발’을 입으로만 헛 공약할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지킬 곳은 지키고, 개발할 곳은 개발하겠다!’는 당당함이 있어야 합니다.

오름을 훼손하고 중산간을 뒤엎는 개발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개발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송악산은 지질적으로도, 자연환경적으로도, 역사문화 가치에 있어서도, 자연경관상으로도, 그 어떤 의미에서도 훼손돼서는 안 되는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제주도가 나서서 송악산 일대 개발이 불가한 이유를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함이 마땅합니다. 인허가권을 남발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에게조차도 오히려 심각한 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근민 지사께 다시 제안 드립니다.
송악산 개발사업은 이제 제주도민의 더 큰 이익을 위해 ‘NO'라고 말해 주시는 멋진 도지사를 기대합니다.
남은 임기 잘 마무리하시고 바쁘신 일정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월 23일

고희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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