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보전 후 개발'정책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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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보전 후 개발'정책을 분석한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06.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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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새로운 도전에 나선 민선5기 도정목표를 보고

차기도정을 이끌 우근민 제주도지사 당선인(당선 직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은 모습이다)

 

제주특별자치 2기 새로운 우근민 도정이 오는 7월1일 임기를 시작한다.

 

민선5기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도정슬로건을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슬로건에는 민선 5기 제주도정을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제주의 자원과 잠재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도민이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의 유능한 인재들의 해외 진출과 향토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국제 문화교류를 촉진하여 지역경제의 외연을 확대하는 한편 제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미도 전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인이 선망하는 제주의 이미지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제주의 역동성을 함축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도정방침 5가지 중에는 이보다 더 구체적인 제주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제주기업의 해외진출과 향토상품의 수출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2014년 수출 1조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과 함께 기존의 지주산업인 1차산업을 첨단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고도화함으로써 고품질의 생산력을 신장시키고, 해외관광객 20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여 관광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하기만 한 도정방침 5가지 사항 중에는 '환경자산의 가치 보전'이 큰 정책방향의 틀에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인수위의 설명은 제주 자연은 8,000여 종의 풍부한 생물자원과 생물권 보호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자원 등 유네스코 보호 3대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제주의 청정환경을 자원으로 한 각종 산업이 신성장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 환경자산에 대한 가치는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원칙 없는 개발로 인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미래자산이 훼손되는 사례가 없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 보전, 후 개발”을 환경정책의 기조로 하여 생태평화를 유지하고 제주 환경의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천명한 것이 그것이다.


이는 1기 특별자치 도정이 내건 제주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깨끗한 생태환경을 도정방침으로 정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보전정책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내용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제주도의 환경정책 방향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내놓고 있다.
개발은 개발대로 환경은 환경대로 따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부서를 총괄하던 환경부지사의 업무관할이 청정환경국 1개국 관할로 대폭 축소된 것만 봐도 그렇다.


현재 제주도의 개발은 아파트 위주로 타 지방과 차별성이 없는 개발 우선정책에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왜 제주도에 다른 지방에서도 볼 수 있는 아파트만 건설하느냐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한 제주도 정책부서 담당관은 "제주도는 2층 정도의 주택이 어울린다"고 말할 정도로 아파트 개발정책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많은 실정이다.


무차별한 이런 아파트개발정책으로 제주도가 갖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다 못쓰게 만드는거나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이 제주도는 2012년 세계자연보전 총회를 계기로 세계환경수도 선언을 준비중이다.
이 또한 의미있는 선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제주도는 이미 세계에서 주목받는 환경지역으로 떠오르는 지역이고 2012년에는 세계인에게 세계가 지켜야 한다고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을 전세계 1만여명의 전문가 집단에게 보여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때 제주도민은 무엇을 갖고 제주도가 세계의 환경수도라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중에는 "세계환경수도 선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세계가 인정해 줘야 할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어떤 전문가는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법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차제에 차기 도정은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선언에 대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세계환경수도 추진팀이 도지사 직속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선 보전 후 개발' 정책을 도정방침으로 정한 이상 이 기구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개발계획에 대한 심의를 이 기구를 먼저 통하도록 한다면 제주환경을 개발 위주가 아닌 보존 정책에 더 가까이 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환경은 이제 제주도민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자연유산은 세계인이 제주도민에게 함부로 손대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인류의 자산이라고 지정해 놓은 곳이다.


돌 하나 나무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세계인에게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왜 이토록 개발에 목말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


현재 갖고 있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람사르습지라는 몇가지의 대단한 아이콘 만으로도 아이디어만 잘 낸다면 제주도를 먹여 살릴 일은 수도 없이 만들어질 수 있다.


환경이 미래의 제주도를 먹여 살릴 화두라면 현재의 개발 우선 정책을 모두 바꿔야 한다.


선 보전 후 개발 정책이 지속가능한 제주도를 만들고,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환경보전으로,제주도의 새로운  환경정책을 통해 제주환경을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기를, NGO를 비롯한 많은 도민들이 차기  도정에  기대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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