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향점은 생태사회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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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지향점은 생태사회로의 전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07.2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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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사)곶자왈사람들 상임대표 송시태 박사

 

송시태 박사는 제주환경을 위해서나 곶자왈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주의 지향점을 생태도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환경을 위해서나 곶자왈을 지키려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위원회에서 환경계획 등에 대한 논의가 먼저 돼야 합니다. 개발자들은 도계위만 통과하면 자금을 투입, 개발에 들어가 버립니다. 그러면 이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에서 심사를 한다 해도 이미 환경에 대한 요구나 사업변경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 상임대표 송시태(이학박사, 화산지질학 전공) 박사는 “곶자왈에 개발업자들이 욕심을 내는 이유는 우선 땅값이 싸다는 것과 곶자왈에 있는 나무를 팔아 자금에 충당할 수 있고 조경비용이 안 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곶자왈을 개발할 경우 개발하면서 이미 땅값은 충당하고도 남게 된다”며 곶자왈은 제주도민 모두가 지켜야 할 우리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곶자왈을 지키기 위해 학자로서 교사(제주서중학교)로서 남모르게 애쓰고 있는 송시태 상임대표로부터 제주도 곶자왈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제주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습니다만 정책부서에서는 아직 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곶자왈에 대한 소개와 그 중요성에 대해 먼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곶자왈(Gotjawal)이란 "화산분출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요철(凹凸)지형을 이루며 쌓여있는 지역을 말합니다. 곶자왈 지대는 아무리 많은 비가 올 지라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되어 맑고 깨끗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하지만 지하수 오염에 매우 취약한 지역입니다.

곶자왈은 보온·보습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며 자라며 지구온난화 현상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주는 숲을 형성하고 있어 저탄소 녹색성장의 1번지일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피난처로 이용되기 때문에 생태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곶자왈은 제주도의 허파이며 생명수를 함양하는 중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곶자왈의 현황과 관리의 문제점에 대해 ..


“곶자왈 지대는 아무리 많은 비가 올 지라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되어 맑고 깨끗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한다는 점에서 마치 ‘스펀지'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우에 의한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곶자왈이 파괴될수록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하는 면적이 줄어들어 우리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명수를 잉태해주는 곶자왈을 보존하는 것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개발을 통한 성장위주 정책은 이미 자연이 갖는 수용능력을 초과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추진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권력과 자본이 주도하는 개발은 지역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국가 통제마저 벗어난 채 더 심각한 자연환경파괴와 지역 사회, 문화, 공동체 삶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높습니다.

결국 곶자왈 보전을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지향을 성장위주 개발지상주의 정책에서 생태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분배, 국가안보, 사회보장을 둘러싼 성장과 분배라는 쟁점에서 벗어나 평화와 환경, 문화, 인권과 같은 가치를 중심에 놓아야 합니다“


곶자왈을 지키기 위해 도시계획심의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송 박사

-상임대표 또는  학자로 직접 곶자왈 지역에 대한 지질조사는 물론 생태계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곶자왈은 제주도의 생태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곶자왈은 자연림과 가시덩굴이 혼합 식생하고 있어 경작지로 이용하지 못하는 불모지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상록수들이 주로 분포함으로써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자랑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소비해주는 장소이며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곶자왈은 한라산에서 중산간을 거쳐 해안선까지 분포함으로써 동식물들이 살아가는데 완충지대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제주의 생태계를 잇는 생태축으로 많은 동식물들이 서식처이자 피난처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곶자왈에는 제주에서 최초로 발견된 제주산 양치식물인 제주고사리삼, 한국미기록종인 창일엽과 제주암고사리(디플라지움 니포니쿰), 환경부지정 보호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 미기록 목본식물인 천량금, 환경부 희귀식물인 붓순나무, 환경부 보호식물 지정이 필요한 개톱날고사리 등 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입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너무 개발정책에 치중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차제에 세계 유일의 환경중심지역으로서 이에 대한 정책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곶자왈 훼손 방지 등 곶자왈 지역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떤 대책들이 필요한지..


“지리정보시스템상에서 곶자왈의 생태계 등급과 지하수 등급을 과감하게 상향하여 개발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합니다. 곶자왈의 등급을 상향시켰을 때의 문제점인 재산권 보호를 위해 국가가 매입하거나 트러스트 운동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숲 가꾸기 사업”이나 “도시 숲 조성”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련된 예산을 과감하게 곶자왈 한평사기 운동과 같은 공유화 사업에 투자한다면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곶자왈은 관리보전지'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관리에 관한 조례'로 보호받고 있는데 이 조례에 곶자왈의 특성을 확실히 담아내지 못하다 보니 보호방안이 허술합니다. 이를 강화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곶자왈 보전 조례도 별도로 제정, 곶자왈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각종 환경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곶자왈에 대해 도민들이 가져야 할 마음은 어때야 하는지..


“얼마 전 제주지역 언론이 실시한 곶자왈 보전필요성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 대부분이 곶자왈 보전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도민들은 곶자왈을 비롯한 제주 자연환경 보전에 대해 원론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실제 개발과 관련해서는 찬성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대다수의 도민들이 난개발로 인해 파헤쳐지는 곶자왈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슬로우시티 운동이 봇물처럼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제주도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곶자왈을 슬로우시티 운동과 지속적으로 연계하기 위하여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 국민이 십시일반 한두푼씩 성금을 내어 곶자왈을 공유화하는 운동에 동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평소 곶자왈사람들을 운영해 오시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나, 도에서의 지원이 필요할 것도 같은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곶자왈사람들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라면 곶자왈을 지키는데 너무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지자체의 곶자왈 보전 의지가 확실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도의 개발 정책이 '앞에서는 보전'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개발'에 무게중심이 있습니다.

또 개발 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빚어져도 방관자로 머무는 경향이 큽니다. 제 역할을 포기 또는 방치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사업 결정이 이루어지면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는 사업계획 변경이 매우 힘이 듭니다.

따라서 대규모 사업이 곶자왈에서 이뤄지지 않게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심사숙고 하여야만 합니다. 생명의 숲 곶자왈을 보존하기 위한 행정기관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 아쉬운 것이지요“



-도는 곶자왈을 파괴하면서 곶자왈 공유화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앞뒤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곶자왈 공유화가 가능한 것인지 평소의 소신을 말씀해 주신다면...


“곶자왈공유화운동은 도의 정책이 개발을 우선으로 하지 않고 선보존 정책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쉽게 이루어질것 같습니다. 이에 발맞춰 민선 5기 도정운영 방침으로 정한 ‘제주의 환경가치 보전은 제주발전의 핵심 명제’임을 천명 하였듯이 제주의 환경자산을 글로벌 브랜드화 시켜야 합니다.

이의 일환으로 도에서는 공유지 곶자왈을 도립공원화시키는 일에 착수하고 도민들은 곶자왈을 보호하기 위해 합심한다면 공유화운동은 쉽게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곶자왈 파괴나 숨골 무단투기 등 심각한 일들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대표님도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곶자왈이 아닌 지역이 곶자왈로 돼 있거나 곶자왈이 곶자왈 지역에서 빠져 있는 등의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곶자왈 조사방법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


“곶자왈이 농경지로 이용되지 않고 있다 보니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거나 곶자왈내의 희귀용암석을 가져가 버리는 경우, 곶자왈내의 보존자원 식물들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존자원 식물들은 원래의 자리에 있어야만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내겠지요.

곶자왈 조사는 식생이 우거지지 않을 때에 발품을 팔아서 조사를 하여야 합니다. 곶자왈 조사시에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 곶자왈용암의 흐름입니다. 곶자왈용암이 분포하는 곳은 당연히 포함되겠지만 곶자왈용암이 뒤덮기 이전에 빌레용암이 높은 지형을 이뤘던 경우는 당연히 제외시켜야 되겠지요.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곶자왈용암이 덮여 있던 곳이라도 이미 개발이 이루어진 지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곶자왈에는 국내미기록종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라고 말한 송 박사


-제주환경은 곶자왈 문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위협받는 실정입니다. 제주환경을 위해 제주도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정책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들을 지적할 수 있는지..



“제주를 세계환경수도로 만들기 위해선,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반생태적 사회에서 벗어나 지역과 환경이 살아있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것이 곶자왈을 비롯한 소중한 자연환경을 지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오랜 세월 숱한 생명을 품으며 살아왔던 곶자왈이 세상에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전에 마지막 자본의 이윤수탈을 위한 대상으로 전락한 채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곶자왈을 지켜내고 파괴된 제주자연을 복원하는 일은 제주도민의 생존과 제주도 미래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곶자왈이 갖는 가치를 다시 한번 찾아내고 곶자왈을 지켜내는 일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 현 세대가 반드시 가져야 할 책임입니다. 생명의 숲 곶자왈을 개발과 파괴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선 하루빨리 곶자왈보존조례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곶자왈을 지키기 위한 곶자왈사람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곶자왈사람들의 활동계획에 대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민들에게 곶자왈은 오랜 세월 삶과 죽음을 이어온 곳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 무릇 살아있는 이 땅 모든 생명들에게 곶자왈은 크게 이름을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한라산과 중산간, 해안생태계를 잇는 제주생태축에 있어 허리와도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무수한 생명을 품고 있는 땅이며 우리들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함양해 주는 장소입니다.

곶자왈에 대한 일방주의적 개발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곶자왈 보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방법을 제시한다면 곶자왈 보전이라는 대중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저희 활동은 크게 연구활동, 생태교육, 보전운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곶자왈의 가치를 밝혀내기 위해 각종 조사 및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밝혀진 가치는 생태교육을 통해 세상에 전파되고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 보전 운동입니다. 저희 단체는 곶자왈이 무너지지 않도록 개발 현장을 조사하고 개발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가 곶자왈의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고 보전에 나설 수 있도록 활동하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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