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컨셉이 없다”는 뼈 아픈(?) 지적
상태바
“제주, 컨셉이 없다”는 뼈 아픈(?) 지적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4.10.16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칼럼)국회 국토교통위의 제주도 국감현장을 보고...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어떤 지역이건 이곳은 어떤 곳이라는 컨셉이 있는데 제주도의 컨셉은 없는 것 같다”


16일 열린 제주도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는 축하와 격려 또는 기대감을 많이 나타내며 제주도를 매우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 주기를 많이 당부한 반면 김한욱 JDC 이사장에 대해서는 국토부 소속 산하기관이라 그런지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도록 ” 국토부 직원에게 촉구하던가 각종 사업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는 모습을 보여 큰 대조를 이뤘다.

이번 국감에서의 특징은 국회의원들이 제주도를 보는 시각이 대체로 일맥상통한다는 점이었다.

가장 먼저 거론된 문제는 신공항 건설.


원 지사는 “2018년이면 포화상태가 되는 제주신공항 건설에 대해 국회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했고 대부분의 의원들도 이 문제에 큰 관심과 함께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어떤 의원은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도민의 의견을 묻기도 했고 원 지사는 “현재 새로운 공항을 건설할 것인지 현재 공항을 확장하든지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며 “지금은 해저터널 건설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 강정 해군기지 문제.


의원들은 “어제(16일) 강정마을에서 처음 만났다는 것이 국감을 위해 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고 “진상조사 등을 추진할 경우 새로운 문제를 야기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함께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제주도민들은 4.3이라는 큰 역사적 사건이 있었음에도 현재 군경유족회와 4.3희생자들이 함께 위령제를 지낸다”며 “해군기지 입지문제 등 문제가 있다면 먼저 이를 풀고 가야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은 중국자본의 제주 토지 잠식문제.


의원들은 “제주도민에게 경제적 이득이 안돌아간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 관심을 끌었는데 한 의원은 “육지부에서는 이러다가 제주도가 다 중국자본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는 우려를 전했고 “홍콩과 싱가폴을 닮으려고 추진했던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도 제주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향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원 지사는 “중국자본의 제주경제를 위협하는 모든 요인을 다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걱정이 없도록 문제를 잘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다음은 카지노 문제.


한 의원은 원 지사에게 “강원랜드에 가 보았느냐”고 물었고 “그곳에 가 보고도 도박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이냐”고 따지듯 카지노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마카오는 도박도시로 그걸 제주도가 따라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한 한 의원은 “마카오는 보여줄 게 없는 곳이니 도박산업을 컨셉으로 만들었고 홍콩은 경제중심지로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역적 이점 때문에 그런 경제지향적인 도시가 될 수 밖에 없었다“는 당위성을 지적하며 "제주도는 제주도만의 새로운 컨셉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한 여성의원의 “홍콩은 경제도시 마카오는 도박도시라는 컨셉이 있는데 제주에는 컨셉이 없다”는 뼈 아픈 지적을 하며 원 지사에게 물었다.


“원 지사가 생각하는 제주도의 컨셉은 무엇입니까..?”


원 지사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에코도시를 만들어 힐링이 되는 곳을 만들겠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환경이다.


환경부지사를 없애고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를 없애버린 도지사도 결국은 국회의원 앞에서는 “에코를 통한 힐링”을 강조한 셈이다.


“eco란 뜻은 생태학인 ecology의 앞쪽에 붙는 어원으로 그리스어 oikos (household)와 logos(study)가 결합된 말로 헤켈등이 제안한 것이다. 즉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eco자체로 환경이란 의미로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언어적인 에코라는 의미를 누군가가 풀어 쓴 말이다.

원희룡 지사는 취임 후 처음 맞이한 국감을 통해 전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제주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 본다.


앞으로 계속 되는 국감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어떻게 제대로 수호하느냐가 문제다.


원 지사는 “현재 중국자본이 투자하는 곳은 대규모 지역으로 한정돼 있어 다른 지역에는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중”이라며 “특히 600고지 이상의 지역에서 한라산쪽으로는 건설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처럼 이번 국감을 통해 제주환경의 문제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 한 셈이다.


“환경”이라는 또는 “에코”라는 컨셉을 제도적으로 강화하지 않는한 이같은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이번 국감을 바라본 소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