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당밭.빌레왓 일구는 사람들 이야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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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당밭.빌레왓 일구는 사람들 이야기 길”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4.10.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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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월정 지질트레일 25일 개최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브랜드를 활용하여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사장 최갑열)는 오는 25일 열리는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길 열림 행사의 축하행사 및 탐방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지오푸드, 문화행사 등을 공개했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지난 2010년 개통된 '수월봉 지질트레일'과 지난 4월에 개통된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에 이어 세 번째로 개발되는 지질트레일 코스로, 척박한 토지에 굴하지 않고 넓게 자리한 바위인 ‘빌레’를 손수 깨어 밭을 일구고 어로활동을 펼치는 등 반농반어 생활을 이룬 지역 주민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루트로 마련됐다.

 

개통식 행사에서는 ‘세계지질공원을 활용한 마을 활성화’라는 사업 취지에 맞게 길 열림을 축하하는 공연뿐만 아니라 트레일 코스 곳곳에서 지역주민과 지역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하는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먼저 3인조 어쿠스틱 밴드로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음악으로 지키고 있는 뚜럼브라더스가 길 열림 행사의 시작을 알린다. 뚜럼브라더스는 김녕·월정 지역 주민들이 커다란 빌레를 깨고 밭을 일궜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빌레왓 두갓’을 비롯해 바당이 나꺼여, 빙떡, 웃당보민 등 다양한 제주어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어 구좌초등학교 학생들도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일상을 담은 노래로 탐방객을 맞이한다. 구좌초 학생들의 공연은 넓은 조간대로 풍부한 어장을 가졌던 김녕·월정 지역과 어울리는 ‘멜 잡자’ 노래로 시작한다.

 

또 '민속문화 지질트레일'이라는 이번 트레일의 컨셉에 맞게 김녕과 월정리를 대표하는 마을 행사의 일환으로 길열림행사 당일 김녕 돗제와 월정 해신제가 재연된다.


돗제는 선사시대부터 전해져온 마을공동신앙으로 마을 농경을 관장하는 궨네기또 신에게 돼지를 통째로 바치던 제의다.


김녕에서는 과거 마을공동신앙으로 돗제를 지냈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저마다의 가정에서 무사안녕을 치르는 의례로 변화했다.


제에 사용되는 돼지고기는 12부분으로 나뉘어서 미리 삶아두고 창자만 빼고 지레, 손톱, 털, 발톱까지 모두 제상에 올린다.

 

이는 집안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축제의 자리로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면서 마을의 공동체 문화 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탐방객들은 돗제가 끝난 후 마을주민들이 돼지고기를 삶았던 국물에 모자반과 조를 넣어 만든 '몸죽'과 돗추렴 후 나눈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

 

돗제 중에는 탐방객들이 소원지를 적어 제출하면 제의를 주관하는 심방이 이 소원지를 태우며 하늘에 빌어주는 비념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월정지역에서는 멸치잡이의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빌고자 행해졌던 유교식 포제 형식의 해신제가 펼쳐진다.


월정지역은 척박한 환경을 개척하기 위해 반농반어의 생산 활동으로 생계를 이끌어 왔다. 특히 어촌 마을인 월정리는 바다에서 생산활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 온 어부와 해녀가 많기 때문에 요왕(용왕)에게 무사안전과 풍어를 기원했다.


월정 지역에서는 과거 심방을 빌려 무속식 절차를 통해 제의를 치렀으나 추후 유교식 제법으로 바꾸어 전해 왔다.


하지만 70년대 이후부터 멸치 떼가 몰려오지 않자 제의도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로 간소화되어, 굿으로 할 때는 그 이름을 ‘그물코소’ 또는 ‘멜굿’이라 했고, 유교식 제법으로 바뀌면서 ‘해신제(海神祭)’란 이름을 붙이게 됐다.


해신제는 월정리 해신당에서 진행되며 탑방객들은 해신제 이후 ‘지묻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지묻음은 제의의 마지막에 행해지는데 바다의 신을 위해 제의에 올렸던 제물을 바다에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참여는 선착순 50명으로 제한된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김녕어울림센터에서는 탐방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지질문화축제와 연계해 제주의 민가에서 제사를 지낼 때 만들었던 돌래떡 만들기 체험이 기다린다. 돌래떡은 쌀가루 반죽을 둥글납작하게 빚어 삶아 내는 떡으로 김녕 부녀회에서 준비했다. 참가자들은 떡을 만든 후 그대로 가져가거나 삶아서 바로 먹어볼 수 있다. 참가비는 1,000원이다.

 

또 색이 다른 흙을 이용해서 지층을 표현해 보는 지질층 화분만들기와 화산송이 물로 손수건을 염색해 보는 송이염색 체험 역시 탐방객을 기다린다. 두 체험은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동부보건소에 위치한 건강빌레정원에서는 맨발로 빌레와 송이를 밟아볼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지질트레일 완주자를 위한 이벤트 및 깜짝 선물도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지질트레일 코스 내 명소 10곳에서 모두 스탬프를 받아오는 탐방객들을 위한 기념 선물을 준비 중이다.


김녕 진빌레길 입구에서는 김녕·월정 앞 바다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사용한 우미냉국과 톳주먹밥을 맛 볼 수 있으며 돗제가 끝난 후 김녕어울림센터에서는 몸죽과 돼지고기를 시식할 수 있다.


월정에서는 해신제가 끝난 이후 제의 음식과 함께 ‘멜(멸치) 잘 들민 월정, 멜 안 들민 멀쩡’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멜 잡이로 유명했던 월정마을 로컬푸드인 멜을 재료로 한 멜튀김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바당밭과 빌레왓을 일구며 힘겹게 살았던 제주인의 삶의 원형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지질트레일인 만큼 마을의 지질적 특성과 문화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트레일 코스의 난이도가 높지 않고 어른, 아이 모두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탐방객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총 14.6km로 구성되어있는 코스로, 김녕어울림센터를 출발하여 도대불, 김녕본향당, 궤네기당과 입산봉, 조른빌레길, 진빌레정, 당처물동굴, 월정카페거리 등을 돌아 다시 김녕어울림센터로 돌아오는 순환코스이다.


길 열림 행사는 오는 25일 김녕어울림센터에서 시작하며 참가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당일 참가자 전원에게는 소정의 선물도 증정될 예정이며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jejugeopark.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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