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관리감독 공중화장실 엉망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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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관리감독 공중화장실 엉망진창”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4.10.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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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 실태점검 관련부서 탁상행정

 
제주시 녹색환경과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중화장실에 대해 관리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태점검 결과 엉망인 것으로 드러나 보도자료는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다.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중화장실 장애인편의시설 모니터링' 결과에서 제주시내 공중화장실에 법적으로 의무화된 '장애인화장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제주지역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의 부적절한 편의시설 개선을 목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26일까지 제주시 동지역 공중화장실 91개소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총 91개소의 공중화장실 중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51개소에 그쳤다. 특히 도심지역 공중화장실 중 실제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된 곳이 56%에 불과했다.


제주도 소관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는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된 공중화장실은 56개소로 분류돼 있었으나, 실제 조사해 본 결과 3개소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없었고, 2개소는 화장실 자체가 폐쇄됐다.

 

또 삼양포구 공중화장실의 장애인화장실은 자동문이 잠김 상태로 고장 난 채 있어 문이 아예 열리지 않아 이용이 불가능했다.

 

사라봉 잔디구장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아예 청소도구함 등을 위한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고, 원당봉공원의 경우 휠체어 이동로인 경사로에 줄을 걸어 이동을 막아놓고 장애인화장실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제주향교 안의 장애인화장실은 적절하게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화장실까지의 접근로가 휠체어로는 이동하기 어렵도록 설치돼 있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르면 공공기관 화장실은 장애인화장실이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한다. 또 의료기관이나 도서관 등의 편의시설은 내부 면적이 1000㎡을 넘으면 장애인화장실을 필히 설치토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관련법이 개정된 2007년 이후부터 신설되는 화장실만 의무화 대상이 되면서 아직 태반의 공중화장실이 제대로 된 장애인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형국이다.


또 장애인화장실 중에서도 절반은 남녀화장실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았으며, 시각장애인의 위치 유도를 위한 점형블록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된 공중화장실 51개소 중 남녀 구분이 안된 곳은 25개소로 전체 49%, 출입구 전면 점형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24개소로 전체 47%에 달했다.

휠체어 진입로를 막아놓은 장애인화장실.
수직.수평 손잡이 경우 대부분이 설치돼 있었지만, 양 쪽이 아닌 한쪽만 설치돼 있는 경우와 L자형 안전손잡이가 거꾸로 설치돼 있는 경우도 발견됐다.


화장실의 공간적 여유는 있었으나 대변기와 세면대에 설치된 안전손잡이가 휠체어의 이동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었고, 잠금장치가 없거나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도 조사됐다.


장애인인권포럼은 "도심지의 일반 건물 내에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중화장실의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의 보급률은 장애인의 사회활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반화장실과 달리 장애인화장실은 절반가량이 남녀 공용으로 설치돼 장애인이용자로 하여금 성적수치심을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장애인의 경우 변기의 위생상태로 인한 불쾌함 뿐만 아니라 밖에서 남성이 문을 두드리거나 기다릴 때 느끼는 부담감과 마주칠 떄의 수치심이 더욱 크다"고 했다.


포럼은 "장애인이 외출 시 큰 영향을 끼치는 장애인화장실의 설치 유무는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활동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장애인화장실 보급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애인인권포럼은 "공중화장실의 소관 부서별로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며 "장애를 가진 사람 외에도 노인, 임산부, 유모차나 여행객의 짐 등을 위해 '누구라도 사용하기 편한 화장실'로의 인식 변화와 함께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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