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주와 중국은 상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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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주와 중국은 상생해야
  • 배후주
  • 승인 2014.10.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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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주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배후주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상생의 사회다. 하지만 상생의 사회는 구호와 분위기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상생은 하나의 비전으로 제시될 수는 있어도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적 철학과 행동강령이 희박할 때는 이루기가 힘든 이상이다. 여기에는 리더의 강력한 의지와 전체 사회구성원의 동참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정립돼야할 가치는 개인의 역할체계다.

국가와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사회체계(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 시스템 속에는 각자의 역할이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규정돼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이 역할은 개인의 인생과 연결 돼 있으며 개인의 삶의 진행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돼 갈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러한 역할을 국가전체의 역량으로 결집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새로운 가치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예의 관찰하고, 과거의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며 이를 조화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미래지향적이지만 과거를 소홀히 여기지 않고 외래의 것을 받아들이지만 우리 것을 잃지 않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하겠다.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대륙에서 격랑이 일면 예외 없이 한반도에도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다. 몽고제국(1206년)의 30여년에 걸친 고려 침공, 청(1616년)의 2차례에 걸친 조선침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에는 중국이 정치·군사적인 측면에서 한반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은 경우에 따라 우리의 생존기반을 뿌리째 뒤흔들어 버릴 수도 있다. 13억 명의 소비자와 고도성장을 지속하는 경제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시장이 중국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제는 우리 조상들이 해왔던 것처럼 명분론을 지나치게 고수하거나, 기존 질서에 안주해 대륙의 변화를 무시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어떤 시련이 우리에게 닥칠지 알 수 없다. 지금 중국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바로 우리들의 준비와 대응여부에 따라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아니면 다시 오기 힘든 호기가 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올바르게 대응하기만 한다면 중국은 무한한 기회가 될 것이다.

머지않아 중국은 우리 제주의 가장 큰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우리의 주요 교역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오늘날 중국경제의 불안은 그대로 우리에게 파급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가 승승장구하는 것에 불안을 느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이 침체에 빠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걱정해야 옳다.

결국 중국을 견제하거나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새로운 거대시장의 등장이라는 적극적인 측면을 바라보아야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방안도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대응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경쟁을 우리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 진입은 주어진 호기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좌우된다.

오늘날 중국의 비상은 우리 제주의 경제발전 여정에 있어서 다시 오기 힘든 호기이다. 십자군 원정의 보급과 배후지원을 담당했던 중세의 이태리가 번영을 구가했듯 우리가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 세계의 제조창 역할을 하는 중국을 배후기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중국의 발전은 우리에게도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21세기 변화된 환경에 맞게 황해를 내해(內海)로 생각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중국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역사,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우리의 친근한 이웃으로 새롭게 인식돼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정신차리고 중국과 협조해서 잘사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앞으로 중국 자본에 대한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도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제주와 중국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정책을 추진하되 체계적이고도 도민 모두가 그 성과를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마련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 마련과 시행이야말로 앞으로 제주와 중국이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가장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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