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용시설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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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용시설 100배 즐기기
  • 한무영
  • 승인 2009.06.03 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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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빗물관리 철학과 기술은 또 다른 한류(韓流)의 대상



확산되는 빗물마인드


시민들의 빗물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제도권의 참여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행정복합도시를 비롯한 신도시나, 도시재개발 계획에서는 물론이고, 기존의 도시 등에서도 빗물이용 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빗물조례를 제정하여, 국내 최초로 빗물관리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서울시의 광진구나 의왕시 등 지방자체단체에서는 빗물이용시설을 하는 건축물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최근 제주도, 경남도에서도 공무원과 일반시민들도 빗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단체를 만들기도 하고 있다. 현재 두개의 빗물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심의 중에 있다.

앞으로는 빗물이용이 당연시되어 빗물이용시설이 있는 도시나 아파트는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아질 것이다. 환경부와 건교부에서는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에 빗물이용시설을 도입하고 있어서 빗물이용시설이 들어간 건축물은 상을 받는데 유리하다.

또한 빗물이용시설의 확충 및 지원 의지는 선거 때 입후보자들의 지역사랑을 확인하기 좋은 선거공약중의 단골 메뉴가 될 것이다. 혹은 입후보자들의 물문맹률의 정도를 검증하는데 좋은 질문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민과 정부의 우려


하지만 시민들은 걱정이다. 그 때문에 건설단가가 올라가든지, 주민이 유지관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산성비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이나 모아둔 빗물의 수질문제도 기우 중의 하나이다. 환경부에서는 “빗물을 물절약용으로만 사용한다면 빗물이용시설이 비경제적이다”라는 보고서를 단골로 인용하면서 더 이상의 추전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민들은 걱정이다. 그 때문에 건설단가가 올라가든지, 주민이 유지관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산성비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이나 모아둔 빗물의 수질문제도 기우 중의 하나이다. 환경부에서는 “빗물을 물절약용으로만 사용한다면 빗물이용시설이 비경제적이다”라는 보고서를 단골로 인용하면서 더 이상의 추전은 하지 않는다.

건교부에서는 “그까짓 조그만 빗물탱크로 어떻게 홍수를 잡는가?” 라는 의문만 계속 던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이 빗물이용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과 같은 실정이다.

앞으로는 빗물이용시설을 경제적으로 만들고, 유지관리를 쉽게 하고, 홍수방지, 물절약, 친환경조성, 방재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단지 건설비를 싸게 하기 위해서 흉내만 낸 시설은 나중에 주민들의 돈만 잡아먹는다. 지금까지는 빗물이용시설을 주관하는 정부부처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빗물이용 시설의 주요 체크 포인트


어떤 시설이 좋은지 나쁜지는 비전문가라도 평가할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음식을 만들지는 못해도 미식가가 될 수 있고, 야구나 축구를 잘 못해도 훌륭하게 관전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몇 가지 상식적인 체크포인트를 가지면 얼마든지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을 가질 수 있다.

서울대학교 기숙사의 빗물이용시설을 2년 동안 운전해 본 결과를 토대로, 일반인들이 쉽게 빗물이용시설의 성능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더욱 자세한 체크포인트는 관련 정부부처에서 이와 같은 빗물이용시설의 설계지침이나 유지관리 지침 등을 만들 때 다루어져야 할 일이다.

체크 포인트 1: 더러운 물을 모으나? 깨끗한 물을 모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빗물의 수질이다. 이것으로 수자원이 상수원이 될지, 하수가 될지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붕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빗물을 받으면 매우 깨끗하다. 이때에는 아주 간단한 처리장치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잘못해서 지붕의 깨끗한 빗물과 땅에 떨어진 더러운 물을 섞어서 받는다면 전체가 더러운 물이 된다. 이때에는 복잡한 처리시설이 들어가야 하고, 그에 대한 유지관리비는 주민들이 물어야 한다. 기왕이면 깨끗한 물을 받는 것이 좋다.

체크 포인트 2: 일년에 얼마나 빗물을 사용했는가?


시설의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체 빗물 사용량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수도용 계량기만 달면 된다. 이 사용량이 바로 수도요금 절감액이 되며, 나중에 수도요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받는데 훌륭한 실적으로 이용된다. 가령 서울대 기숙사의 경우 200톤의 저장조에서 1년간 1600톤을 받아서 썼으니 1600톤/200톤 = 8 사이클이 된다. 다른 빗물이용시설도 이와 같은 사이클 수를 평가지표로 이용하여 그 성능을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체크 포인트 3: 유지관리비는 얼마가 들었는가?


시설의 경제성을 따질 때에는 건설비는 물론이고 유지관리비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빗물저장조에서는 펌프를 이용하는데 이 동력비는 상수를 사용해도 마찬가지로 들어가므로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추가로 들어갈 것은 약품비, 기계의 유지관리비, 저장조의 청소비 등이 다. 당연히 주민들은 유지관리비가 적게 드는 시설을 좋아한다.

체크 포인트 4: 다른 불편한 점은 없는가?


빗물이용시설이나 주변에서 냄새가 나거나, 미관상 보기가 나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 하수도의 냄새가 역류하든지, 모기가 발생한다든지, 변기에 때가 끼든지 하는 것이 예상된다. 잘 설계된 시설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기숙사의 경우 지난 2년간 써 보면서 여름에 약간의 모기가 생긴 적이 있으나, 쉽게 해결되었다.

체크 포인트 5: 남들에게 보여주기 자랑스러운가?


서울대학교 기숙사의 경우 2년간 국내외에서 500명 이상이 다녀갔다. 직접 오지 않더라도 국내외의 학회와 언론에 소개되어 간접적으로 본 사람도 전 세계적으로 꽤 많을 것이다. 어떤 물건이라도 최선을 다하여 만들었다면 누가 와서 보더라도 자신 있게 설계 자료와 운전 자료를 제공하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보여주기 꺼려하는 시설은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근처의 빗물이용시설을 방문하자


근처에 빗물이용시설이 있으면 한번 방문해보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 단체의 장이나 시공업체에게 위의 체크포인트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자. 그래야만 나중에 비싼 유지관리비 때문에 후회 안한다. 그리고 이런 자료가 있어야지만 전국에 확산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


주민들은 이러한 빗물이용시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서, 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전 세계의 물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UN 기관에서 이야기하는 “생각은 전 세계적으로 하고, 행동은 지역적으로 하자” (Think Globally, Act Locally) 라는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

빗물이용이라는 블루오션의 개척자


위에 적은 빗물이용시설 체크 포인트로 체크해보면, 아직은 초기단계이므로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실수에는 관대하게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만들어질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쳐나가자. 아직까지는 이것을 계획하고 설치한 담당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말자. 다만 처음 하는 것이라 훈련이 부족하였을 따름이다. 담당자들도 용기를 내고 문제점을 부각시키자. 장 담글 때 생기는 구더기는 감춘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문제점을 알고 개선하여야만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들 담당자들은 빗물이용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해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든 개척자들이다. 이들의 노력이 매년 버려졌던 400억 톤의 물을 귀중한 수자원으로서 위치를 되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이들의 시행착오는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빗물관리 기술을 만드는데 튼튼한 기초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관련 정부부처의 조례 및 설계 및 유지관리 지침의 제정이다.

빗물관리 철학과 기술은 우리나라가 최고


이미 우리나라는 측우기의 발명과 함께 500년 이상의 강우기록, 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 등의 저수지 축조 등으로 빗물관리기술이 전 세계에서 최고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 뿐 아니라 홍수시 하류에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하여 상류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돈과 노력을 들여 저류지를 만든 것은 남과 나를 위한다는 우리나라의 홍익인간 철학과 딱 들어맞는다. 게다가 그 빗물관리시설을 홍수와 가뭄 등에 대비한 다목적으로 사용하여 가장 열악한 몬순지역의 기후를 극복하여 우리나라를 수천년 동안 금수강산으로 유지한 검증된 실적은 세계 어디에 가도 자랑할 만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빗물이용시설의 확산 추세라면 조만간 우리나라 빗물관리의 마인드와 기술은 세계제일이 될 것이다. 이미 서울시의 홍수방지와 물절약을 위한 분산형 빗물관리 시스템의 조례는 세계 제일이라고 UNEP 와 세계기상기구 (WMO) 등 전 세계의 물과 재해 전문가들이 극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감탄은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빗물관리 역사로 볼 때 오히려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빗물관리의 철학과 기술은 앞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물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할 때 올바른 해답을 줄 수 있고, 그들로부터 정말로 고맙다는 말을 들고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한류(韓流)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들과 그들의 후손들이 대대손손 생명을 유지하고 행복하게 살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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