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허파,머체왓 숲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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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허파,머체왓 숲길을 걷다..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5.02.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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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포커스)소룡을 닮아 붙인 이름 소롱콧길..치유의 숲 이어져


 

 

 

 

머체왓 소롱콧길 !

그곳에서는 제주의 속살이 보인다.

그곳에서는 숨쉬는 제주의 허파 소리가 들린다.

자연이 숨쉬는 녹색길이며 제주 최고의 힐링 도보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한남리 소재 머체왓 숲길은 지난 201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우리 마을 녹색길'로 선정된 곳이다.

 

 
   


머체 그 자체는 돌이 많거나 무더기로 쌓여 있는 터(곳)을 뜻하는 제주방언이기도 하지만 이곳 머체왓은 뜻을 달리한다.

머체왓((마체/馬)은 말의 형태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머체왓 숲길은 서성로변 머체오름의 남쪽 자락 일대에 구성이 된 도보여행지이자 녹색 힐링 여행지이다.

개장이 된 이후 세인들에게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지금은 명품 숲길로 자리를 잡았다.

 

작년에 이 일대를 연계하는 또 하나의 숲길이 탄생했는데 소롱콧길이다.

소롱콧은 서중천과 주변의 작은 하천을 중심으로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여러 잡목들이 우거진 숲을 말하며, 그 일대의 지형이 마치 작은 용(小龍)을 닮았다고 해서 명칭이 유래됐다.

 

소롱콧길 자체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이를 유추해 보았다.


소롱은 작은 용의 변음이며 코는 이른바 코지나 곶 또는 일정한 터를 의미하는 단어로 보인다.


특히 서중천과 소하천을 가로지르는 숲과 옛길에는 편백과 삼나무림 길, 중잣성 길과 치유의 숲 등 총 6.3㎞에 걸쳐 이어진다.

 

이곳은 해발 200~600m의 난대림이 울창한 산림과 곶자왈로 이어지는 구간 자체로만으로 설레임과 작은 흥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방사탑 쉼터. 머체왓 움막 쉼터. 편백나무 쉼터. 소롱콧 옛길. 중잣성. 편백낭 치유의 숲. 연제비도...........

빽빽한 수림의 편백나무와 원시림 같은 미지의 숲길이기에 환경이 변화가 잘 이뤄지면서 지루하거나 식상함을 느낄 겨를 조차 없다.

 

 

머체왓 숲길 홀릭이 채 가시기도 전에 탄생이 된 소롱콧길은 자연속을 탐방하는 걸작의 도보여행지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한 번은 만나야 할 곳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만나는 동안도 그렇고 걸음이 멈춰진 이후에도 필히 넉넉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비록 얻어지는 물질적인 그 아무것도 없다 할지라도.....

 

 

머체왓 숲길을 찾아가는 길은 제주시를 기준으로 번영로를 거쳐 남조로를 지나서 가는 방법과, 5,16도로를 이용하고 서성로에서 태풍센터 주변을 지나서 가는 방법이 있으며 초입지에 주차장 및 방문자센터가 있다.

아직까지 서성로를 거쳐 머체왓을 지나는 대중교통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

 

 

탐방 안내센터 건물 뒤로 입구가 있으며 초입은 머체왓 숲길과 소롱콧길이 같다.

기점과 종점이 입구에 있어서 어느 쪽을 먼저 초입으로 해도 되지만 가능한 순서대로 갈 것을 권한다.

 

좌측(직진)은 머체왓 숲길 방향이고 소롱콧길은 우측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

머체왓 숲길이 6.7km이고 소롱콧길이 6.3km라는 점에서 욕심을 내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일부 구간이 겹치기도 하며 전반적으로 두 곳을 연계하는 자체가 현장 상황과는 맞지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나 기회가 이를 말하겠지만 두 지역을 나눠서 각각 두 차례 방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뜻이다.


이곳을 찾았을 때 처음에 친환경매트가 깔려있어서 인위적인 구성이 포함이 된 줄 알았지만 이는 초입지 근처에만 있었다.

눈비가 내릴 때 질퍽한 바닥층이라 부득이 덧씌우기를 한 모양이다.

 

코스가 이어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끈으로 길 표시를 했다.

아직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에 숲이 깊어지는 구역에서 더러 혼동이 오지만 끈이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방사탑 쉼터.

오래전 부터 있던 방사탑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몇 개의 돌무더기가 쌓여져 있다.

일부는 주변 돌들을 이용하여 쌓아놨으리라 짐작이 간다.

출발 부터 이동한 거리나 소요 시간의 부담이 없는 터라 그냥 지나쳐도 된다.

 

 

방사탑을 지나고 얼마 후 만나는 구간은 옛 올레길이다.

테우리들이 지나다니고 목축이나 약초를 캐기 위해 다녔던 길일 것이다.

말이 필요가 없는 순수한 흙길인데다 엉성하리 만큼 자연 그대로 자생을 하는 숲을 지나는 느낌이 좋다.

구태여 온갖 양념이 가득 들어간 레시피 과정이 생략된 곳이기에 보고 걷는 자체로도 아름답고 참맛이 실린다.
 

 

옛 올레길을 지나며 휘파람을 불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필수적인 행위이다.

편백나무가 들어선 숲의 공간에 평상과 의자들이 만들어져 있다.

큰 경사가 없는 진행을 하기에 피로도는 없지만 구태여. 심지어 잠시 앉아볼 필요가 있다.

주변에 쌓여진 돌담들이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집터인 움막의 흔적이 보이고 부분적으로는 추가 구성을 한 것 같다.

 

 

중간에 만나는 갈림길.

머체왓 숲길을 진행할 때 지나는 방향이며 소롱콧길과 연계가 된다.

두 코스를 한번에 다 만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스스로 선택을 해도 된다.

하지만 두 코스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가던 방향으로 진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코스가 다 매력이 있기 때문에 훗날 시간적 여유가 될 때 한 코스를 마무리 하는 것이 좋다.

 

 

치유의 숲.

아니 치유와 명상의 숲이 더 좋은 표현이 될 것 같다.

편백나무들이 반겨주고 주변에는 휴식용 평상들이 만들어져 있다.

겨우내 기간 동안은 다소 아쉬움이 있겠지만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 만난다면 말이 필요 없는 무릉도원이 되리라.

 

 

 

 

중잣성길.

조선시대 쌓아논 경계용 돌담이며 이를 잣성이라고 한다.

해발에 따라 하.중.상잣성으로 나눠지는데 이곳은 해발 5~600m로서 중잣성에 해당이 된다.

제주의 전통적인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며 목축 활동을 입증하는 유물 경관이기도 하다.

그 옛날 테우리들이 넘나들었던 돌담들에는 이끼가 끼었고 원형을 유지한 채 잘 보존된 모습이 이채롭다.

 

 

편백낭 치유의 숲.

이름하여 피톤치드 공장이다.

드넓은 편백나무 숲이 펼쳐지고 주변에는 방사탑과 평상이 마련되어 있다.

 

 
이런 곳을 지나면서 빠른 진행을 할 이들은 없을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배낭을 내려놓고 선채로 길고 거칠게 심호흡을 해본다.

행여 하절기를 전후해서 방문한다면 세숫대야로 쏟아지는 피톤치드를 받아 마시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너무 좋은 코스이다.

거리나 소요 시간 등을 감안하더라도 최적의 장소이다.

어느 한 곳을 두고서도 그저 그런 곳이라고 말을 한다면 그것은 위대한 착각이고 어리석은 실수가 될 것이다.


 

 

편백낭 치유의 숲을 나와서 진행을 하다가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한남리에 산재한 일대의 오름 중에서 거린오름(큰거린악. 족은거린악)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이 루트는 현재까지 입산이 통제 된 곳임을 알리고 있다.

 

 

서중천은 서귀포시 남원읍 지역을 관통하여 지나는 하천이다.

한라산(흙붉은오름)에서 발원을 하여 한남리를 지나 남원과 태흥리 바닷가로 흘러가는 내창으로 중요한 구실을 하는 천이다.

제주에서 내창이라 함은 일종의 천(川)을 뜻한다..

 

 

코스 중에서 오글레기도궤가 있는데 아마도 이 일대에 있는 것 같아 천으로 내려가서 찾아보기로 했다.

오글레기는 다소곳한 공간이나 으슥함을 포함하는 말이며 오고생이 처럼 원래의 모습 그대로 모여있는 정도의 제주 방언이다.

궤는 일종의 바위그늘을 뜻하기도 하며 이러한 환경에서 커다란 바위체가 움막 처럼 형성이 된 곳을 말한다.

겨우내 동안은 대부분 건천의 서중천이지만 못을 이룬 곳이 있고 그 주변으로 크고 작은 궤들이 있으나 세밀한 흔적을 담지는 못했다.

 

 

서중천이 범람이 될 때는 이곳까지 물이 차면서 주변의 작은 돌멩이와 흙을 쓸어내려 버렸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거목이고 고목인지라 한 번에 스마트폰의 액정에 담는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서중천 습지에 도착을 하면 다시 머체왓 숲길과 연계가 된다.

서중천은 제주에서 세 번째로 긴 하천이며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계곡을 이룬 하천 주변에는 다양한 수림이 어우러져 있어 사계절 볼품이 있는 풍경이 나타난다.

갈림길 어귀에 전망대가 있어서 일부나마 살펴볼 수가 있다.

 

 


서중천 옆을 끼고 진행을 하는 소로는 참꽃나무길이라고 명명이 되었다.

참꽃나무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나무이며 이 외에 동백 군락과 여러 잡목들이 길목을 차지하고 있다.

 

올리튼물 !

올리는 올란이나 올랭이 등과 함께 오리를 일컬으며 '튼'은 뜨다의 방언이다.

소롱콧과 서중천 가장자리에 위차한 큰 소(沼)이며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장소이다.

이 때문에 원앙이나 오리 등이 둥지를 틀어 물 주변에서 노니는 모습도 발견할 수가 있다.

구전되는 이야기 중에는 이곳에서 원앙을 보면 복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몇 번을 왓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은 없다.

 

구간 중 연제비도를 지나 마지막으로 만나는 곳은 숲 유치원이다.

자연의 공간에 일부 인위적인 설치를 한 장소로서 숲학교나 교실 처럼 사용이 되는 모양이다.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는 촤적의 자연학습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숲을 빠져나오면 마지막 마무리 구간이고 도로변을 끼고서 구성이 되어 있다.

아름다웠던 자연 속 그 숲 세상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세심한 배려로 단장이 된 샛길도 웬지 운치가 있게 느껴진다.

아마도 탐방의 마무리를 앞두고 원점으로 향하는 뿌듯함도 포함이 되기 때문이리라.

 

종점.

머체왓 탐방센터 입구이며 간혹 이곳을 초입으로 진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딱히 정해진 순서를 따라야 할 의무는 없지만 코스의 전반적인 상황으로 볼 때 마무리 지점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종점을 빠져 나오면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아름다운 현장.

자연속의 비경들과의 만남과 흥겨운 걸음......

돌아서서 그 모습을 생각하며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이리라.


 

 

머체왓 숲길의 일대는 오름탐방지로도 비교적 잘 알려진 곳이다.

예약탐방으로 이뤄지는 사려니오름을 비롯하여 넙거리오름, 머체오름, 거린악 등이 주변에 있으며,

이들은 초입지에 펼쳐진 드넓은 초지를 넘어서 보이기 때문에 시작과 끝에서 두 번의 눈 인사를 건네게 된다.

 

 

유난히도 쾌청했던 날.

한라산 허리의 사라오름과 성널오름도 내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

 

훌륭한 머체왓숲길에 이어 소롱콧길을 기획하신 분들과 코스 설계 작업을 위해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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