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는 을이나 병..자판기는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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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는 을이나 병..자판기는 갑(?)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5.03.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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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속보)제주공항 자판기에 삼다수 판매 못하는 이유..

구조적으로 삼다수를 판매할 수 없는 제주공항 자판기

제주도개발공사는 최근 창립20주년을 맞아 “36%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2020년까지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날 열린 도민대토론회에서는 더욱이 “삼다수의 물맛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는 우려와 함께 “피지의 상징이 관광이 아니라 물이 된 것처럼 피지의 물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날 나온 얘기들 중에는 특히 세계적인 에비앙 마케팅의 경우 미국에서도 한달은 그냥 무료로 마셔보도록 하는 등 전략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방식에 대한 소개도 나와 도개발공사로서는 여러 가지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지는 최근 제주공항내 자판기에 삼다수가 없는 문제에 대해  “제주공항에 삼다수가 없다니(?)..”(본지 3월6일자 보도)를 보도한 후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됐는지 재취재에 나섰다.

도개발공사에 우선 후속조치가 없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김현승 전략기획팀장은 가장 먼저 본지에 대해 “삼다수를 먹으려면 편의점에서 사서 먹으면 되지 꼭 자판기에서 사 먹어야 하느냐”며 “제목만 보면 공항 전체에 삼다수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따졌다.

편의점에서는 삼다수가 판매되고 있으니 그것으로 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또 “삼다수는 사각병이라 자판기에 들어갈 수 없고 자판기 판매를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라며 “브랜드이미지도 삼다수가 사각병이라 인기를 끌었는데 공항 자판기에서 삼다수를 팔기 위해 금형을 다 교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또 따졌다.

이어 “삼다수 병도 원형으로 만들어 보기도 했지만 시장반응이 안 좋아 포기한 적이 있다”고 강조하고 “자판기판매업체의 경영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판기 판매를 위해 꼭 용기를 바꿔야 하느냐는 논의가 합치되지 않아 현재 이를 적극적으로 치고나가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라고도 설명했다.

김 팀장은 질문이 계속 되자 “언론에서 지적하면 이를 모두 다 개선해야 하느냐“고 또 따지고 나중에야 ”자판기업체에 찾아가서 삼다수도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각병이 들어갈 수 있는 자판기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신규로 설치하는 지역에는 삼다수 판매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결국 자판기에 들어가는 먹는샘물은 모두 원형으로 만들어져 있고 사각병 사이즈는 들어갈 수 없는 구조로 현재로서는 공항자판기에서 삼다수 판매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 제주국제공항 담당자에게 문의했다.

운영기획팀 담당자는 “자판기 등 공항상업시설은 입찰을 통해 운영자를 선정하며 크게 품류에 대해서만 지정하고 세부적으로 브랜드까지 어떤 제품을 판매하라고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자판기의 경우는 음료만 판매토록 하고 브랜드는 자율적으로 판매토록 하고 있다”며 “가격에 대해서만 너무 높을 경우 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

이어 제주공항에서 자판기음료를 판매하는 O업체에 물어보았다.

“삼다수 판매문제로 도개발공사와의 협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회사 한훈 사장은 “개발공사에서 공항자판기의 삼다수 판매문제로 연락을 해온 적은 없다”고 말하고 “다만 패트병 포장이 자판기와 맞지 않아 지금은 삼다수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리가 굳이 삼다수를 팔아야 한다는 조건은 없으며 장치적인 면에서 삼다수를 판매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자판기에는 삼다수가 부적합한 용기이기 때문에 이를 들여 놓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판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삼다수는 그렇지 않아도 많이 팔리는 브랜드인데 장비까지 지원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한 한 사장은 ”자판기회사의 경우 자체브랜드를 갖고 있는 업체가 많고 삼다수는 물 밖에 없다는 점에서 복잡미묘한 문제이긴 하지만 관리운영면에서 삼다수 외에 다른 음료가 없어 이를 배제시킬 수 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볼때 현재 제주공항에 설치된 자판기에는 제주삼다수를 들여놓으려고 해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이다.

삼다수는 을이나 병의 입장에서, 마치 자판기 회사는 갑이 되고 판매회사는 자판기 회사 제품을 중점적으로 팔아야 하는 입장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나타났다.

비록 조금 늦긴 했지만 도개발공사는 “앞으로 도내 주요 관광지 등에 삼다수 판매 자판기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자판기업체에 대해 사각병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장치의 개선 요청과 함께 신규로 설치되는 자판기에는 삼다수가 들어갈 수 있는 자판기 설치 요청 등 앞으로 자판기에서도 삼다수가 판매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지 전에 자판기 회사 등과 협조를 구해 기술적 조정을 통해 삼다수 판매가 가능할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제주도의 자존심은 삼다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제주도내 공항이나 터미널 등에 설치된 자판기에 삼다수가 없다는 것은 먹는샘물 국내1위라는 위상에도 걸맞지 않는 자존심의 문제다.

적어도 제주공항이나 국제선터미날 등에는 특수제작을 해서라도 삼다수 판매기를 설치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도개발공사 창립20주년 대토론회에서는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수출의 경우에도 앞으로 생산에 있어서의 위생적인 문제와 함께 삼다수 생산지역 주변 환경적인 문제를 모두 들여다 볼 것이기 때문에 더욱 기본에 충실할 것”을 도개발공사에 주문하기도 했다.

제주공항 자판기에서의 삼다수 판매 문제는 이런 기본에 충실하려는 노력이 일환이 되기도 할 것이라는 점에서 도개발공사의 분발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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