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무원을 보면 나라가 보인다”
상태바
“퇴직공무원을 보면 나라가 보인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5.06.02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칼럼)천태만상, 세월호참사와 메르스 확산 이유 아닌지..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나라의 위기대처 능력을 보며 우리나라의 공직자의 수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진 적이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 부정부패의 적폐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어 요즘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메르스 확산 모습을 보며 도대체 우리가 사는 이 나라가 과연 온전한 나라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전국민을 걱정시키는 이같은 위기대처 능력에 대해 심대한 걱정을 아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더욱이 공무원연금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들이 받는 연금은 일반 국민이 평생 부어도 40-50만원을 받는데 비해 10배 이상의 연금을 평생 수령하게 된다는 점에서 괴리감까지 느끼게 한다.


그래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앞두고 미래세대에 대한 도적질이라는 비난까지 듣는 얘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나라를 이끌어 온 퇴직한 공무원들의 생활은 어떨까.
천태만상의 퇴직공직자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들의 공직생활의 단면을 약간이나마 엿볼 수가 있다.

물론 몇 사람에 대한 퇴직후의 모습이 이들 퇴직공무원들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듣고 보아 온 몇 사람의 사례에서, 이들의 퇴직공무원의 일상을 살펴보며 이 나라의 수준이 어떤 정도로 이끌어져 왔는가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어떤 이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에 전념하는 이도 있고 앞으로 도의원이나 국회의원 등 선출직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도 있다.


한 퇴직공직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 삼아 걸어서 활터로 간다.
활을 쏜 후에는 근처에 있는 실내수영장에서 수영을 한 후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오후 2시가 되면 댄스홀로 향한다.
그곳에서 3-4시간 춤을 추고 나와 저녁과 함께 술까지 한잔 걸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게 매일의 일상이라며 자기는 써도 써도 매달 3백만원의 연금이 꼬박꼬박 나온다며 자랑을 해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만든다고 하는 케이스다.


올해 퇴직하는 한 공직자는 공로연수기간 1년동안 해외여행만 다니고 있다고 한다.


자식 결혼 다 시키고 그동안 수고에 대한 보답인지 전식구가 함께 나가기도 하고 부부만 둘이 해외여행을 다니며 소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공직자는 퇴직후에도 이미 일할 곳을 정해 놓고 마음 놓고 살고 있다며 자랑한다.


이같은 공직생활 후의 대비는 다른 일반회사에 들어가 전관예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이 시간을 허비하거나 낭비하며 자신만의 살 길을 찾는 공직자가 있는 반면 이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 공직자도 눈에 띈다.


한 공직자는 정년퇴임을 하자마자 대학연구소로 다시 들어가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식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어떤 박사학위 소지자는 공직에 있을 때 이미 석사학위 2개나 더 받고 6개의 학사과정을 모두 방송통신대학에서 취득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퇴직후에는 6가지의 공부를 한꺼번에 하며 더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한다.


한의대에 들어가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명리학과 철학  상담과 그림까지 공부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퇴직 후 그는 필자의 회사에 거의 도사수준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자기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며 3개의 호랑이 그림을 남겨주기도 했다.


이처럼 퇴직공직자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공직에 있을 때의 모습을 약간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


한 부류는 한가지도 손해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안위와 이익만을 위해 살았던 공직자, 그저 시간보내기에 급급해 일은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낸 공직자, 자신의 위치에서 뭔가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고 노력했던 공직자, 꾸준히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공직자.


이처럼 대별해 본다면 지금의 우리나라 위기대처 능력도 전자의 공직자가 많은 조직일 경우 그럴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국민들은 최근 메르스 사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 해당 공직자들의 너무나 부족한 무능력의 민낯을 보고 있다.


더욱이 퇴직공무원들은 이미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부부가 공직자 출신이라면 월 8백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는다고 하니 가히 하늘이 준 직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비단 돈이 많은 갑부들이나 사회지도층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은 아니다.


퇴직자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공직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 하고 세월호나 메르스 확산도 그에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