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녹조와 제주 삼다수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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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녹조와 제주 삼다수의 문제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5.07.02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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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50년 후 물 빈곤국가 생각하게 하는 가뭄..

 

 

▲ 삼다수가 없는 공항자판기(성수기를 맞아 먹는샘물 판매숫자가 4개로 늘었다)

“나는 9급부터 시작하여 차관까지 올라가는 동안 줄곧 물만 관리해 온 물 전문가입니다. 물만 관리해 온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이명박 정부 때 만든 4대강 사업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지만 저는 생각을 달리 합니다”

김대중 정부시절 중앙정부 차관을 지낸 분이 제주에 와서 했던 말이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입니다. 하지만 50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물 빈곤국가가 됩니다.
그 때 저는 이 4대강 사업이 빛을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4대강이 비판받는 이유는 당시 4대강을 지나는 지방정부의 지류 하천에 대한 마무리를 안 했기 때문이지요.

예산 때문에 4대강을 지나는 지방하천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마무리를 못한 것입니다.
지방정부는 돈이 없어서 완성을 못한 것이지만 앞으로 이 지류 하천에 대한 정비를 모두 마치게 된다면 우리가 물 빈곤국가가 됐을 때 빛을 발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4대강 비판에 대해 물 전문가인 그의 시각은 이처럼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최근 수도권에 가뭄이 닥쳐 한강 하류가 온통 녹조로 물 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농사만이 아니라 먹는 물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실제로 물이 넘치던 댐에 물이 들어오지 않아 하류로 내려 갈 물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해 제주도는 비가 많이 내려 다행히도 물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건 지금의 상황이다.

이 전 차관의 예상대로 50년후 우리나라가 물 빈곤국가가 됐을 때의 상황은 이와 전혀 다를 것이다.

결국 기후변화로 비가 내리지 않게 되거나 물이 없어 빗물이나 바닷물을 정화시켜 먹어야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삼다수는 전국에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부동의 먹는샘물 1위를 자랑하는 브랜드다.
그러나 이 제주지하수의 물은 50년 후 우리 후손들의 물 빈곤에 허덕일 때 마셔야 할 미래의 물이라는 점에서, 소중하기만 한 후손들의 자원이다.


도개발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천2백25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삼다수를 팔고 남았다고 하는 순이익은 4백80억원이다.
약 1천7백여억원은 관리비로 다 쓰여지고 있다는 얘기다.

제주삼다수로 벌어들인 돈 480억원 가운데 제주도에는 지난해 1백70억원 정도가 들어 왔고 그동안 총 1천330억원을 도가 가져왔다.

가치로만 따져 봐도 이 금액은 50년 후의 제주지하수의 가치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최근에는 삼다수의 아성에 힘입어  제주이름을 빌린 다른 생수들이 제주도로 밀려들고 있다.

▲ 자판기 옆에 설치한다는 삼다수 판매기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공항자판기에서는 여전히 삼다수가 판매되지 않는다.

얼마전 도개발공사는 공항자판기옆에 삼다수 판매대를 놓겠다고 했지만 최근 돌아본  공항자판기나 그 주변에 삼다수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오직 다른 매출에만 신경을 쓰지 제주도를 대표하는 삼다수의 위상에 걸맞는 마케팅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제주도정의 도내 각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건설 추진이나, 제주삼다수의 매출지향 경영방식은 매우 비슷한 경향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미래에 대한 준비나 염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는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3가지 실존 중 미적실존과 너무나 닮아 있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바람둥이인 돈환을 깊이 연구한 키에르케고르는 이를 미적실존이라 정하고 이같은 실존에 대해 ‘내일은 없고 오늘만 생각하는, 타인이나 사회에 대한 배려는 없고 오직 나만 생각하는 1차적 실존’이라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는 전문가들이 50년 후에 우리나라가 직면할 것이라는 물 빈곤 시대에도 대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가 먹고 있고, 골프장이나 호텔, 농업용수 등으로 지금 빼 쓰고 있는 제주의 지하수는 우리 후손들이 두고두고 그들의 선조들인 우리를 비난케 할 그들의 마지막 생존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주삼다수는 수도권의 가뭄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이름으로 한차원 높게 더 분발해야 한다.

소설가인 에릭 오르세나는 그가 쓴 ‘물의 미래’에서 “지구에 사는 여섯명 가운데 하나는 물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두명 가운데 하나는 배수시설이 없이 살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그리고 지구의 생존은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물은 지금도 지구를 관통하는 생명의 문제이며, 미래를 향한 아우성이라는 점에서, 제주도의 지하수는 깊은 의문을 갖고 토론해야 할 중요한 화두다.
 

(이 기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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