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연못으로 지하수·하천 보충하면 이익이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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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연못으로 지하수·하천 보충하면 이익이 2배
  • 한무영
  • 승인 2009.06.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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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야기...빗물모아 대지를 적시면 생태계 살아나 ..⑫

서울대학교내 관악산 계곡에는 소규모의 댐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 모인 물은 산에 떨어진 빗물로서 겉보기에도 매우 개끗하다. 이 계곡수가 넘치면 하수도를 통하여 하수처리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처리할 필요가 없는 물이 하수처리장으로 섞여 들어가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하수처리장의 효율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며 그 비용은 우리가 세금으로 내고 있다.


댐에서 넘치는 물이 아까워서 그중 일부를 직경 25㎜의 작은 관을 연결하여 잔디밭에 있는 용량이 100㎥ 정도 되는 연못에 공급을 하여 보았다. 댐과 연못의 높이차이가 약 20m 정도 되기 때문에 무동력으로 매일 60t 정도의 물을 콸콸 흘려보낼 수 있다. 이때 들어간 비용은 관리설치비용으로서 약 100만원도 들지 않았다.

만약 수돗물로 채운다면 하루에 10만원어치가 드니 감히 엄두도 못 낸다. 그렇지만 빗물을 사용하면 10일 만에 공사비를 회수하고 1년이면 3,65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무동력이기 때문에 공짜로 100년, 1000년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 후손들이 돈이나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고 고마워 하면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방법이다.

내년 봄이면 이 연못의 주위에 조경을 하고 물고기도 기르면서 학생들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또한 태풍이나 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미리 이 연못을 비워놓아서 하류로 흘러 내려가는 빗물의 양을 줄여주어 약간이나마 홍수방지에도 기여를 하게 된다.

여름철에 한창 더울때 이 물을 마당에 뿌리게 되면 그만큼 시원해지기도 할 것이다. 근처의 생태계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지역 주민이나 학생에게도 지속가능한 기술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잇점도 있다.


여기서 깜짝 놀란사실이 있다. 하루 약 50t의 물이 100㎡ 정도의 연못이 바닥 밑으로 스며들어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하수 수위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현재 생태계와 물 순환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옛날에는 땅을 파면 금방 물이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지하수를 점점 더 깊은 곳에서 파야만 나온다. 우리 세대에서 10m 깊이에서 뽑아 쓰고, 우리 자녀들이 20m 깊이에서 뽑아 쓰는 식으로 가면, 우리의 손자 대에서는 점점 더 깊이 뽑아 써야 하므로 이것은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지하수를 쓰는 양만큼 보충하지 않고 무작정 빼 쓰기 때문이다.

도시의 하천에 건천화가 진행되어 물이 없고 지저분한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지하수위가 떨어져서 대지로부터 물이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젖은 토양에 살던 동식물들은 살 수가 없다.

많은 도시에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하류에서부터 강물이나 하수처리를 펌프해서 보내어 하천의 물을 유지하겠다는 방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우리 자녀들이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나 유가 걱정을 하면서 유지관리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런 시설을 남겨준 부모를 원망하게 된다면 이것 역시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그 대신 상류에 빗물을 저장하고 땅속에 빗물을 침투시켜 지하수위를 높여주면 저절로 하천의 건천화가 방지된다.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방법인 것이다.

100㎡의 연못에 이러한 물의 흡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물을 모을 수가 있다. 즉 넓은 땅 밑에 있는 지하토양층 전체를 빗물 모으는 그릇으로 보고 여기에 빗물을 모아두자는 것이다. 이때에는 다만 깨끗한 빗물을 땅속으로 침투시키는 시설만이 필요할 뿐이다.

이렇게 하면 지하수의 수위가 점차로 높아져서 자연적으로 하천에 물을 공급하게 되어 건천화를 방지할 수 있다. 지하수를 푸는 비용도 줄이면서 다른 여러 가지 경제적, 환경적, 생태적 이득을 볼 수 있다.

또한 홍수가 날 때 갑자기 내리는 큰 빗물을 잠시 모아 두고 천천히 내려가게 하여 홍수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다른 어떠한 대안보다 먼저 지층에 빗물을 모으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도시의 땅 밑은 목이 마르다. 빗물을 모아서 대지에 넣어주자. 그러면 생태계도 살고, 지하수위도 높아지고, 하천의 건천화도 방지할 수 있다. 자연은 우리가 신경 쓴 만큼 정확하게 되돌려 주는 양심적인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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