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다수 이용 공간 안전 더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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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다수 이용 공간 안전 더 강화해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2.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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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식 국장, ‘과거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방치할 수 없다’밝혀

백광식 제주시 도시건설교통국장

"사고 원인은 정말 사소한 것이었다. 대형 사고는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위험요인들이 축적되고 잠복된 결과다. 예외적 사건이라기보다는 피라미드 분포의 정점에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중앙지하도상가 개. 보수공사 반대 입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중앙지하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사장 양승석)은 23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자하도상가는 소방점검과 정밀안전진단에서도 전혀 지적되지 않았음에도 긴급히 보수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광식 제주시 도시건설교통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하도상가 개. 보수공사는 지난 2015년 9월22일 제주시와 상인회간 공사 추진에 대해 합의하고 협약서까지 교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백 국장은 “중앙지하도상가는 지난 2013년 정밀안전진단 뿐만 아니라 2015년 10월 제주소방서 소방점검 시 1차 중앙로구간 제연설비 미시공 지적화 함께 2차 동문로, 3차 관덕로구간 제연설비 화재안전기준 미달, 최초 시설 후 30년 이상 경과함에 따른 시설 노후화 등의 문제로 개.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국장은 “제주시는 지난 2015년 9월 22일 상인회와 합의사항에 따라 2015년 12월 29일 지상부 공사를 착공, 지하부공사는 올해 신학기 시즌 이후인 3월 28일부터 중앙로구간을 시작으로 5개구간을 구분하여 지하부 공사를 본격 시행하여 오는 2017년 2월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 국장은 “제주시는 1년여 기간 동안 중앙지하도상가를 전면 폐쇄하여 공사할 계획 이였으나 상인회에서 3~4개월 공사는 이해하나 1년의 공사기간은 상권 피해 및 생존권에 많은 문제가 있어 구간을 나누어서라도 공사기일을 최소화 해달라는 건의가 있어 5개 구간을 구분해 애간 공사를 계획하는 공사 시행 안을 제시, 구간별 공사기간을 45일 내지 75일로 최소화 했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또 “하지만 상인회에서는 지금 이마저도 생업에 지장 문제를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서울. 인천, 부산 등 타 지방자치단체를 살펴보면 안전에 관련된 개. 보수공사 기간 동안 상가를 폐쇄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국장은 “상인회에서는 제연설비가 과거 시설당시 화재안전기분에 부함 함에 따라 개. 보수가 시급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중앙지하도상가는 지하에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시설로서, 과거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지하공간의 제연설비는 특히 철저하게 시설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국장은 “과거 30년 전의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하여 이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특히 중앙로구간은 제연설비가 시설되지 않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또 “동문로, 관덕로구간 역시 제연설비가 현행 화재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음에 따라 제주시는 현행 화재안전기준에 부합하게 이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국장은 “중앙지하도상가는 향후에도 몇 십년간 계속해서 이용될 것이기 때문에 시설의 내구연한을 고려해볼 때 현재 시점에서 부식되어 있는 각종 배관, 스프링클러 설비 등을 포함한 전면적 개.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백 국장은 또 “광양지하도상가 조성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사전 검토용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공적부담과 시민부담이 수반되는 사업의 타당서 검증 없이 추진은 불가하다고 판단되어 사회, 환경, 교통 등 제반 분야별 타당성을 (사)대한국토. 도시계획학회에 조사 의뢰 중에 있는 사항으로서, 그 결과에 따라 입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국장은 “도민 등 공공의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문제인 만큼 제주시는 합의사항에 따라 개. 보수공사를 추진할 것”이라며 “상인회 측에서도 지하도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상점가의 재산보호를 위해서도 당초 협약사항 이행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86년 미국의 챌린저호 공중폭발 사고를 당시 텔레비전 화면을 본 많은 이들을 아연실색케 한 바 있다.

당시 사고 원인은 정말 사소한 것이었다. 1달러도 되지 않는 작은 고무링이 부식돼 새어나온 연료가 폭발해 5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우주왕복선과 7명의 목숨이 공중에서 사라진 것이다. 대부분의 대형 사고는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위험요인들이 축적되고 잠복된 결과다. 예외적 사건이라기보다는 피라미드 분포의 정점에 있는 것이다.

재난 전문가들은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의 '최소율의 법칙'을 제시한다. 아무리 튼튼한 합금 사슬이라도 연결고리의 가장 약한 부분에 의해 그 강도가 결정되듯이 어느 한 부분이 취약하다면 그 때문에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최소율의 법칙에서 강조하는 강도가 약한 연결고리, 즉 재난 취약 분야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또다시 뼈아프게 경험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각종 안전대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판교 공연장 붕괴 사고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 강화도 캠핑장 화재 등 크고 작은 재난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과거의 실패로부터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이러한 아픔이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위기가 준 기회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사회에는 지금도 국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각종 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미흡한 상황이다. 안전관리 대상 시설에 취약한 연결고리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시설에 대해 미진한 부분은 보완책을 마련해 취약한 연결고리를 보강해 나가야 사고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개과불린(改過不吝)'이라는 말이 있다. 잘못된 것을 고치는데 조금도 인색하지 말라는 뜻이다. 안전에 관한 문제는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두 번 다시 세월호가 남긴 교훈을 간과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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