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행사에 휘둘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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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행사에 휘둘리지 말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12.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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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련,7대 자연경관 선정, 예산 및 행정력 낭비 우려 논평

 

제주도가 내년 11월 결정되는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대해 상업적 행사에 휘둘리는 꼴이라며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잔치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은 스위스에 소재한 민간재단인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재단이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진행 중인 이벤트라고 지적하고 7대 자연경관 선정 추진사업에 예산 및 행정력 낭비가 우려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은 뉴세븐원더스는 세계7대 불가사의를 아이디어로 신(新)7대 불가사의 선정 인기투표를 진행해 지난 2007년에 발표한 바가 있다고 언급하고 이번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은 400여 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네티즌 인기투표 등을 통해 제주는 지난해 28곳의 최종 후보에 선정됐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정방식에 있어서 공정성․형평성이 부재하고, 이벤트 자체가 지극히 상업적이라는 점 때문에 선정결과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이 있어 왔다고 지적한 논평은 뉴세븐원더스재단이 2007년 발표한 신(新)7대 불가사의 결과만 해도 인기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신7대 불가사의 6곳이 국가별 인구 순위 상위국가가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국 타임스는 선정 이전부터 “신7대 불가사의는 인구가 많고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국민들에게 투표를 강요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며 실제 인기투표 과정에서 투표참여를 위해 정부주도로 공공장소에 컴퓨터를 무료로 설치하거나 대통령이 직접 투표를 독려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기존 세계7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인 피라미드를 보유한 이집트 정부는 인기투표를 통해 신7대 불가사의를 선정하는 것은 피라미드에 대한 모독이라며 투표중단을 요구했고, 결국 피라미드는 후보지에서 제외된 채 투표가 진행됐다며 애초부터 공정성은 배제한 채 모든 대중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인기투표 방식의 상업이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지 국가와 도시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이기도 하다는 평이다.

또 한 가지는 이러한 이벤트에 선정이 되면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하면서 상업행사에 전 세계가 놀아나는 형국이라고 지적한 논평은 더욱이 신7대 불가사의를 예로 들며 선정이후 관광객이 급증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들도 나온다며 고대7대 불가사의와 신7대 불가사의를 혼동해서 접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곳은 선정 이전부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었고, 오히려 세계유산 등재, 각종 영화․다큐멘터리 촬영 등이 큰 이유임에도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평은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도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제주도는 이러한 상업이벤트에 편승한 채 이전 사례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며 특히, 많은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됐고, 2011년 예산안에도 20억원이 넘는 막대한 관련예산이 편성되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보비예산만 10억원이 훨씬 넘고. 추진위원회 운영과 자연경관 선정 업무추진을 위한 비용도 신규 책정되었지만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의 보전 및 활용을 위한 예산은 찾기 어렵다고 지적, 되고 나면 보전관리가 소홀해지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투표참여 홍보내용도 부끄럽다고 지적한 논평은 제주도가 공무원을 동원해 하루 세 번 전화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월 평균 70여만 원이던 제주도청 국제통화료가 7배나 많은 500만원이 부과됐다며 이렇게 수십 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관주도의 동원투표를 통해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들 당당하게 세계적 자연경관으로 내세울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논평은 과다한 도로개발로 도내 곳곳의 자연경관이 변하고, 고층 빌딩은 도시경관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 중산간의 난개발로 인한 자연경관 훼손은 투표를 권유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과 개발정책이 변한 것은 없지만 제주도의 선전과 관광기여라는 설득에 이끌려 이벤트에 불과한 상업행사에 몰두하는 흡사 대중조작까지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자연유산 등재, 지질공원 인증에 이어 세계 자연경관으로 선정되고자 하는 제주도의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니며 제주가 세계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한 논평은 다만, 이성적인 접근과 최고의 경관을 가진 제주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한의 정책변화 노력이 우선이라며 기왕에 시작한 사업이라면 이벤트 결과만을 쫓아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 등이 참여하는 잔치로 즐기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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