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비전은 공짜 개발(?)..'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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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미래비전은 공짜 개발(?)..'한심'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4.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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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개발론자들이 말하는 청정과 공존이라는 허구’

 

JIBS방송캡쳐
   

"넓은 마당에 조그만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소박한 사람이 있었다.

텃밭도 가꾸고 재산은 많지 않지만 그런 대로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

어느날 동네에 손님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주변에서 집 마당이 넓으니 손님들을 위해 마당을 좀 빌려달라고 했다.

주인은 친절히 그러라고 했다.

손님이 더 많아지자 이제 손님들이 말했다.

'이제 오는 손님이 너무 많아져서 우리가 이 마당은 다 써야 하니 주인은 짐을 싸들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라'는 것이었다..“

 

요즘 제2공항 사태를 보면서 느껴지는 얘기다.

그런데 진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얼마전 발표된 제주미래비전은 제주도를 완전히 망하게 만들(?) 계획인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내용이 노정돼 걱정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16일 오전 JIBS 뉴스현장에 출연한 제주미래비전 MP단 강병근 건국대교수(제주미래비전 총괄MP)의 얘기를 들으면서 말의 희화 또는 제주도민을 우롱하는 발언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점에서 제주미래의 방향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이 사람이 말한 제주미래비전을 한마디로 요악하면 “제주도민은 땅은 공짜로 개발자에게 내놓아 임대주택이라도 만들도록 해서 늘어나는 인구유입을 환영하고, 도민들은 몇 개의 일자리를 주는가로 기준을 삼아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아들이고, 관광객이 오면 제주도민은 춤이나 추면서 만족하라”는 권유가 숨어있다.

무서운 발상이다.

그는 개발허가제를 말하면서 중산간을 거론했다. 중산간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개발허가제를 도입, 논의를 통해 허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개발억제 정책보다도 후퇴한 정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중산간이건 어디건 개발허가제라는 허울좋은 제도를 하나 만들어 도지사가 결정만 하면 어디건 개발이 되도록 바뀐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제2공항도 공항 외에 주변지역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며 개발을 더욱 부추겼다.

앞으로 이 제주미래비전이 진행될 때의 공사를 위한 각종 건설자재는 거의 제주도의 어딘가를 파내서 해결해야 하는 환경파괴라는 또하나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간과됐다..

그의 또는 이를 기획한 사람들의 모든 논리는 제주를 개발하자는데 방점이 찍혔을 뿐 제주도나 제주도민을 위한 배려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더욱이 제주도 각 마을마다 노는 마을 땅이 많으니 아예 그 땅을 무상으로 빌려줘서 임대주택을 지으면 오르는 땅값에 집을 짓기 어려운 주택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점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교통난이 심하니 주민들과 관광객은 일반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교통체계의 개편을 말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제주도에 있는 모든 렌터카를 없앨 수 있는 계획과 도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발상이었다.

아마 그는 2천년쯤 후의 미래계획이라고 발뺌을 하리라.

이처럼 말이 안되는 논리는 더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다른 나라는 주민들이 민속춤을 추기만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주민들이 나와서 허벅이라도 짊어져서 다니는 제주도적인 모습만 보여줘도 된다며 적반하장으로 도민을 우롱했다는 점이다.

그의 발상이 참 도민을 허망하게 만든다.

그는 목적여행, 기획여행을 말하면서 제주도의 관광에 대한 미래방향을 말했다.

앞으로는 고급관광객이 제주도를 찾는 목적여행과 기획여행을 통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제주도가 그런 기획여행을 말하려면 자연환경 외에 인프라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논리에 맞지 않고 청정이라는 제주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 얘기라는 점에서 더욱 허구가 느껴진다ᆞ

대규모 사업유치계획에 대해서도 그는 1백억원의 사업에는 1백개의 일자리를, 1천억원의 개발사업에는 1천개의 일자리를 요구하도록 하여 투자유치를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제주도는 관광객을 위해 카지노도 받아들이고 도심재개발도 하고 개발을 위해서는 제주도민은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에게서 느껴진 모든 것이다.

이는 원희룡 제주도정의 무비전 무철학과 너무나 닮아 있어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제주미래비전에 도지사의 철학이 안들어 갔을 리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무지와 무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내친 김에 지난 3월 제시된 제주미래비전 보고서를 찾아봤다. 우선 집필자가 김동주(국토연구원 원장). 이강록(㈜한국종합기술 대표), 정경상(㈜도시건축소도 대표), 조주환(㈜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대표) 등으로 나와 있다. 모두가 개발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보고서 중에는 제주의 청정자연을 보존하기 위하여 제주가 지켜야 할 자원과 제주의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고, 미래세대와 공존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연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보전과 이용을 조화 시킬 수 있는 정책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즉, 그간의 개발관행을 재검토하고 보전과 이용을 조화롭게 하여 청정가치의 극대화를 통한 제주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친환경적인 성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환경자원 총량보전과 환경부하 최소화의 대원칙을 정립하고, 이에 입각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존의 가치 속에서 한정된 자원과 도민의 삶이 조화되는 지속가능한 번영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도민과 상생하는 에너지 자립정책을 토대로 에너지 수요의 증가를 조절하고 도민에게 편익이 돌아가는 에너지공동체자립기반을 마련한다고 나와 있다.

제주의 핵심가치는 청정(자연, 치유, 휴양, 건강), 중심가치는 공존(평화, 문화, 사람, 세계화)으로 정한 보고서의 이 청정이란 한라산과 오름 정도를 보호지역으로 두어 개발을 막고 나머지 지역은 공존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하자는 것이 골자이다.

제주미래비전 용역은 이미 제주도의회에서도 이전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사실이 있다.

제주미래비전을 이처럼 제주도 실정도 전혀 모르고 애정도 없는 사람들에게 큰 돈을 주어 맡긴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지만 비전이라는 전략이 청정을 앞세운 공존(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말의 성찬으로 매몰돼 있다는 점이 진짜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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