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마케팅과..비운(?)의 강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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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마케팅과..비운(?)의 강정마을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4.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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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비교되는 '안희정마케팅' 절반의 성공, 그 이유는..

 

▲ 강경식 의원이 원희룡 지사에게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 등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도지사마케팅은 다른 지역에서도 했지만 결과는 크게 달랐다.

해군기지에 대한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구상권 철회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전하지 못한 제주도지사를 보면 강정마을은 어쩌면 비운(?)의 마을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지난 19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39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강경식 의원(이도2동 갑)은 강정 해군기지 구상권과 진상조사 관련 질의를 통해 강 의원이 직접 촬영한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과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고권일 위원장과 강동균 전 회장은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입지선정 문제 등 진상조사를 먼저 했다면 구상권 청구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주도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고 "이는 모두 도정을 이끄는 도지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전 회장은 "힘 센 사람이 약한 사람을 죽도록 때려놓고 하도 때려서 내 손이 아프니까 내 손 아픈 값을 네가 내놓으라는 식"이라며 해군의 구상권 청구를 비판한 후 "구상권 청구는 병원에 아파 입원하고 있는 나를 병원까지 찾아와 다시 죽도록 패는 것과 똑 같은 짓이 아니냐"며 피를 토하듯 분노하는 모습이 여과없이 소개됐다.

 

강 의원은 "도지사 후보 시절 강정문제 해결을 위해 진상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명예회복에 노력한다고 했고, 사면복권 등 몇가지 약속을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해군의 구상권 청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한 원희룡 도지사의 답변은 아주 간단하고 명쾌했다.

원 지사는 "해군이 강정마을 등 100여명에게 34억여원의 구상권을 청구한 데 대해 4,3추념일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구상권 철회를 건의했다"고 답변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진상조사와 관련해서는 "강정마을회가 진상조사를 무산시킨 사항이라 이제 와서 무슨 수로 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는 등 강정마을 주민들의 바램과는 다른 답변으로 일관했다.

원 지사는 "해군 당국에도 유선(전화) 접촉을 통해 구상권 철회라는 제주도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답변했지만 서면을 통한 입장을 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물 건너 간 진상조사라는 점을 강조한 원 지사는 "도지사 취임 이후, 진상규명을 하자고 강정주민들에게 먼저 제안했고 진상규명은 해군기지가 완공되기 전에 해야 한다"며 "그래야 제주도가 해군을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진상조사위원장이든, 조사방식에 대해 전적으로 마을회에 맡겼는데, 도정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시기를 놓쳤고, 강정마을회장이 진상조사는 끝났다며 공식 선언해 버림으로써 진상규명 논의를 마을회가 거부했다"며 책임을 강정마을회측에 전가했다.


원 지사는 "진상조사를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해군 협조를 어떻게 받아낼 수 있겠느냐"며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린 게 아니냐는 판단"이라고 덧붙이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같은 도지사의 답변은 피를 토하듯 구상권 청구 등에 대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을 주장한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해 버렸다는 점에서 강정마을은 도지사를 잘못 만난 비운의 마을로 남을 전망이라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이번 4,13 총선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원 지사는 아직도 도민에 대한 애정이나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걱정되는 일이다.

현재 전국의 몇몇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비교해 보면 제주도의 입장을 유추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안희정 충남지사 등도 단체장마케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는 안희정 충남지사 사단에서 6명을 내 보내 3명을 국회로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박원순 시장의 경우 10명 중 1명만이 당선했고 원 지사는 5명을 지원했지만 단 1명도 국회로 보내지 못했다.

안 지사의 성공요인에 대해서도 많은 설이 있다.

그의 장점은 절대로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안 지사의 경우 인사에 있어서 만큼은 선출직 도지사로써 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개입을 자제했고 그런 내용을 공무원에게 인식시키는 등 약속을 지키는 도지사라는 평을 듣는다는 것이다.


불사조로 불리우는 이인제 의원을 꺾은 김종민 후보를 충남도 정무부지사로 임명한 바 있고 그동안 대권후보로 충청 맹주로 거론되던 거물 이인제 의원을 김종민 후보가 낙선시킴으로써 안희정 지사의 저력과 그의 능력을 논산시민 들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 도민은 "이런 안희정 충남지사와 달리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송일교로 회자되는 인사로 인한 민심이반이 점수를 까먹었고 앞으로도 이런 모습은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도민은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제주도의 진정한 업그레이드를 위해 인사탕평책을 펴거나 더 이상 송일교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더욱이 "제주판 3김의 고리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모습이 보여 안타깝다"는 주장도 했다.

"제주도가 더 세련되고 글로벌해져야 한다"는 이 도민의 얘기를 덧붙이지 않더라도 어제 제주도의회에서 강정주민의 울분을 풀어주지 못한 원 지사의 무책임한 답변은 두고두고 제주도민의 가슴속에 "도민의 아픔을 외면한 냉정한 도지사"라는 평을 듣게 되는 건 아닌지, 도지사가 도민의 가슴속을 더 파고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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