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 지면 도로를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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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 지면 도로를 만드는 이유..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4.28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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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주년 특집/환경기행5)해안절경 올레6코스도 해안도로 코 앞에..

 

 올레6코스의 절경

 

 

올레6코스를 까 부수고 해안도로로 만든다면 그건 올레일까..

쇠소깍에서 시작되는 제주올레6코스는 하효항 위쪽부터 보목리까지 작은 길로 이어진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쇠소깍이 국민관광지로 떠오르고 보목마을이 자리돔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곳은 지금 해안도로 개설 등 개발위기에 처해 있다.

 

 하효마을에서 넓게 만든 보목마을을 향한 도로 

   

 

이미 주민들에게 이주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4월26일자 보도)다.

올레6코스인 하효항을 따라 보목항까지 가면서 처음 만나는 해안가의 기암괴석은 보는 이의 고운 마음을 자극한다.

그 아름다움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마음을 넓고 포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주로 걸어다니는 것이 어울리는 곳이지만 이곳에 해안도로가 만들어진다면 지금의 풍광과 여운은 모두 사라져 버릴 공산이 크다.

걸으며 보는 바다와 차를 타고 주마간산식 보기는 제주도를 바라보는 그 격을 달리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올레코스 입구까지는 이미 넓은 길이 만들어져 보목마을을 향해 또 다른 개발에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올레6코스를 걸으며 만나는 하효항

   

 

많은 사람들은 이곳을 자연 그대로 놔 두기를 바라지만 개발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 바램은 그저 바램일 뿐이다.

이곳을 지나치면서 지금은 개발이 되기 전 모습이니 사진으로나마 담아두자는 마음으로 이곳을 다녀왔다.

멀리 쇠소깍과 아래로 하효항이 보이는 동산 언덕에 오르면 태평양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지나는 나그네의 눈길을 토닥이듯 우뚝 선 암석이 보는 이를 반기는 곳.

 

 

 

     
 

 

 6코스 초입의 압권인 게우지코지와 생이돌

 

여기에 게우지코지와 생이돌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게우지코지는 전복의 내장을 말하는 게웃으로, 코지모양이 전복을 닮아 그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생이돌은 철새들이 쉬는 곳이라 하여 이름을 지은 것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보기만 해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호젓한 좁은 길이 운치를 준다

 

여기는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자동차보다는 걷기에 좋은 올레6코스의 초입이다.

이곳을 지나 보목마을로 들어서면 작은 몽돌해안이 가장 먼저 탐방객들을 반기지만 그곳 안에 숨어있는 수백년된 백년초자생지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작은 해안이다.

그저 섭섬이 보이는 바닷가에 앉아 잠시 쉬어갈 뿐이다.

 

 해안도로에 숨어있는 보물, 백년초자생지

 

그리고 이어지는 제지기오름.
제지기오름은 4백미터만 오르면 되는 조그만 오름이다.
예전에는 이주일별장이 있다고 유명해졌고 지금은 낚시광으로 알려진 이덕화별장이 있다(최근 팔렸다는 소문이 있지만 미확인)며 또 유명세를 탔다.

 

 이덕화별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 제지기오름에 오르면 한라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섭섬 범섬 토끼섬 등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 평상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며 평화로운 보목마을과 보목항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어 오를 만 하다.

이제 제지기오름에서 내려와 보목항에 다다르면 그 유명한 자리돔이 탐방객을 반긴다.

식당에서는 벌써 자리물회를 고등어구이와 함께 제공, 배고픈 유람객을 즐겁게 한다.

 

 자리돔을 손질하는 바쁜 손길

 

항구로 나서면 아침에 갓 잡아 올린 자리돔을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1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자리돔을 푸짐하게 살 수 있다.

이런 아름다운 제주올레6코스에 개발바람이 불어 앞으로 해안을 매립해 해안도로를 개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쇠소깍 하효에서 보목리 까지 도로를 연결하는 계획도 세워진 상태다.

 

 보목마을은 이미 개발중이다

 

누군가는 환경을 지켜야 한다며 통곡하듯 외치는 보물같은 곳이지만 개발에 눈이 먼 사람들은 이 모두가 누군가를 위해 파괴되어져야 할 공간으로 보일 뿐인 것인지..

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썩 좋지가 않았다.

올레는 올레대로 두고 길은 다른 곳으로 만드는 방법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왜 꼭 아름다운 해안을 짓밟으며 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환경기행을 하면서 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또 물어보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한 올레꾼은 “바다를 보거나 해안을 보도록 하려면 몇 백미터 정도는 걸어와서 봐도 된다”며 “그 정도의 수고는 제주를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걸음정도“라고 강조했다.

개발보다는 파괴없는 현상유지를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요구지만 제주도 당국은 아예 귀를 닫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에서 개발을 할 때에는 그 개발이 어떤 개발이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분명히 물어야 한다.

 

     
 
 보목마을은 이 도로를  넓히기 위해 몽돌해안을 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람이 많이지면 생기는 도로들..
이 도로들은 제주도민을 위한 도로가 아니다.
모두 객들이 주인을 쫓아내는 눈 먼 개발에 다름 아니다.

이번 본지 창간7주년 특집 환경기행은 정말 제주도 다운 제주를 만들기 위해 또 제주환경을 사랑하기 위해 도민들이 지켜야 할 몇가지 기준을 찾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다니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미래전략 또는 무분별한 개발정책은,  제주도를 제주답게 지켜나가는 환경정책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늘 아쉬움을 준다.

 

 제지기오름에서 본 한라산

 

농부철학자인 피에르 라비가 말한 "우리는 개발이나 성장이 최고의 선이라는 자세로 살아왔지만 그런 성장정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느냐"는 질문과 "그런 성장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있겠느냐"는 또 다른 물음에 답해야 한다.

제주도의 행복은 우리 조상들이 지켜주었던 제주환경을 더 잘 지키며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주는 일이 아닐까..

철학과 비전이 없는 개발은 무자비한 폭거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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