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로, 하나도 만들지 않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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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로, 하나도 만들지 않은 도시..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6.18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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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쓰레기 아닌 쓰레기 정책’ 만든 꾸리찌바의 작품


 

꾸리찌바는 재활용물품을 가져오면 생필품과 바꿔준다(사진=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제주도에 정주인구와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쓰레기 문제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에서는 마침내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생각중인 모양입니다.

사실 늦은 감은 있습니다만..
그보다도 실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동복리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라는 새로운 쓰레기처리시설 건설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조사해 보니 코오롱과 금호는 기술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금호는 침출수 처리를 위해 땅을 더 파서  8m가 넘는 차수벽을 만들어 현재상태에서 매립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었고, 코오롱은 1단 정도, 땅에 복토를 더 한 후 그 위에 6-7m 두께의 차수벽을 설치하고 매립을 하는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 1단 복토 문제는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시설계 단계에서는 금호의 기술을 여기에 포함시키도록 권고한다고 했답니다.

매립을 위한 한 치의 땅이 아까운 실정인데..
복토까지 한다면 그 흙은 어디서 가져오며, 너무 아까운 일이 되겠지요.

그런 이유로 기술적인 문제만을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금호를, 정치공무원 또는 정치공무원의 뜻을 등에 업은 일부 심의의원들(?)은 서로 이에 대한 치열한 싸움을 했다는 의심이 갈 정도로, 결국 동점 상황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실 도내 전문가들은 금호의 기술에 점수를 더 줬던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동복리 매립장은 앞으로도 과연 제주도를 환경적으로 올바르게 지키기 위한 방법이 어떤 게 옳은 지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제 곧 소각로 시설에 대한 심사도 있을 예정입니다만, 이 또한 제주도를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주에 가장 옳은 방식이 선택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렇다면 환경적으로 모범적인 도시로, 또 세계에서 존경받는 생태도시인 꾸리찌바의 폐기물정책은 어떨까요.

이 꾸리찌바도 우리와 똑같이 쓰레기 문제에 직면한 적이 있습니다.
이 쓰레기 문제야 말로 전 세계적인 문제이니 다를 게 있겠습니까만..
그들은 ‘쓰레기 아닌 쓰레기’ 정책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를 거의 모두 재활용하는데 쓰이도록 학교에서부터 가정까지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이를 정착시켰다고 하니 본받을 만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수입은 장애인이나 빈곤세대에 혜택이 가도록 함으로써 두 가지 토끼를 다 잡는 방식으로 성공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는 이처럼 재활용률이 많아지면서 소각로를 1개도 건설하지 않았다고 하니 참 놀라운 일입니다.

세계 어느 도시건 매립과 소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식과는 너무 다르지요.

더욱이 매립장에서 나오는 침출수 문제만 하더라도 이를 시내 여러 곳에 만들어놓은 생태호수에 유입되도록 해서 맑은 물이 되어 흐르도록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하니 부럽기만 합니다.

환경에 문제가 없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 지역 공무원들과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사실 개혁이란 기존의 틀을 따라 가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요.
누군가 나서서 이를 호소하고 시민은 이에 따르면서 도시도 함께 발전하는 법인데 우리는 너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런 문제에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제주도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꾸리찌바의 예를 보며 하나씩 해 나가면 되는 일입니다.

제주도를 이끄는 도지사 등의 의지와 철학이 문제지요.

꾸리찌바의 재활용공장. 일자리 창출과 빈민을 위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성공한 정책이라고 한다(사진=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꾸리찌바처럼 소규모 재활용공장을 수십개 만들어 공영으로 운영하면서 여기에 직업이 필요한 사람들을 뽑아 인력을 투입하고 재활용 물건을 수집하는 일반인들에게는 특별한 옷과 번호를 부여하여 함께 환경적으로 모범적인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도에서는 예산문제를 들먹이며 어렵다고 할 겁니다만..
도로를 만들고 인도를 뜯어내는 등 쓸데없는 곳에 쓰여지는 예산을 통털어 제주도의 환경보전에 활용토록 한다면 예산문제 또한 없을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는 그런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순서이지 말로만 떠든다고 되는 일은 아니겠지요.

즉, 도시계획이 어떤 도시를 지향하고 있느냐가 관건인데..

제주도가 이대로 가다가는 수없이 들어오는 관광객들만 바라보는 도시계획으로 인해 그로 인한 폐해만 남고 결국은 모두에게 외면 당하는 낙후한 관광도시가 되지 않을까 하여 걱정만 됩니다.

세계적인 도시계획 전문가라도 초빙하여 제주도의 새로운 틀을 짜보라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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