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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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지사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6.24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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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제주도가 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통찰을 준 꾸리찌바

 

시민의 거리, 근린시청로인 이곳에서는 지역주민과 관련있는 모든 서비스가 제공된다(사진 = 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꾸리찌바시가 세계에서 존경받는 생태도시가 된 것은 그 지역 시장을 역임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거론됐던 자이메 레르네르의 창조성이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하향적이고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시장이 온갖 전횡을 일삼는 그런 ‘시장 지배적인 도시’가 아니라 모든 꾸리찌바 시민들이 도시의 주인이 되어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시와 시장 역시 그들을 섬기면서 좋은 쉼터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뿐”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그들의 노력이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씩 도시를 이뤄나가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꾸리찌바시는 공무원과 시민들이 같은 마음으로 움직이면서 변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동안 제주도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서적과 언론 내용을 접하면서 공부를 해 왔지만 잘 알수 없었던 그 방향성에 대해 꾸리찌바는 우리에게 많은 통찰을 준 게 사실입니다.

꾸리찌바의 가장 핵심적인 논리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예산을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쾌적한 생활을 하면서도 어려운 사람이 없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한 것이고 그러다보니 환경도 살리고 시민들도 더불어 깨끗한 환경속에서 생활하게 되었다는 역설이 우리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방향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쓰신 박용남 저자와 사진관계로 대화를 하는 중에 제가 말했지요.

"꾸리찌바는 제주도가 가야 할 방향인 것 같아 이 내용을 함께 소개하고 싶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박용남 저자는 "아마 제주도지사도 이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도지사가 잘 알고 있다니..
참 놀라운 얘기였습니다.

“모르고 못한다면 몰라서 그러려니 하겠지만 알고도 안한다는 건 무슨 마음인가”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나 “아마 도지사가 이같은 내용을 잘 알고 중시하고 있다면 이처럼 무차별적인 개발계획을 허가하거나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아마 생태도시인 꾸리찌바를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도시계획과 교통계획을 꾸리찌바 시는 같이 만들었습니다.

도시계획 따로 교통계획 따로가 아니었지요.

그리고 모든 도시에 있는 지하철을 만들려는 계획을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닙니다.
꾸리찌바시는 돈이 가장 덜 드는 방법을 강구한 끝에 지하철 같은 버스노선을 창조했습니다.

이는 시민들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일이 없을 정도로 매우 획기적이었습니다.
일방도로 확대 등 좁은 도시를 넓게 쓰는 방법을 그들은 연구해 냈던 겁니다.
더욱이 시내권에서는 요금을 한번만 내면 몇 번이나 탈수 있기에 교통난도 비용부담도 줄였습니다.

폐기된 채석장을 환경개방대학으로 운영하고 있다(사진 = 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폐기물정책은 또 어떻습니까.
꾸리찌바시에는 꾸리찌바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재활용 폐기물을 가져오면 이 돈으로 바꿔 주는 것이지요.
제주도의 상품권과 유사한 것입니다.
그러면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이 돈으로 생필품을 살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가장 눈에 띄는 환경정책 중 한가지 부러운 것은 생태호수 정책입니다.

그냥 버려져 흘러가 버리는 물을 도시안으로 흘러들게 해서 호수를 수십개 만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든 것이지요.

시내 곳곳에 만들어진 나무와 잔디가 우거진 호숫가에서 쉬고 있는 시민들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처럼 생각만 조금 바꾸면 제주에서도 금방 가능한 일이 그 어떤 고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제주는 늘 환경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인 것입니다.

사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개발을 하는 모습을 보면 가관도 아닐 정도입니다만..
여전히 제주도는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허가가 나지 않아야 할 곳에 허가가 나고 각종 건물이 지어지고 개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현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환경수도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이같은 개발정책은 빨리 생태도시 전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제주도가 환경적으로 존경까지는 못받더라도 노력이라도 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역시 도지사의 철학과 비전입니다.

제주도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이 ‘꿈의 도시 꾸리찌바’는 공무원들은 물론 도민들도 많이 읽고 생각의 틀을 바꿔 보기를 권합니다

예를 들어 두바이 프로젝트를 읽고 상상력을 키운 다음에 이 책을 읽는다면 제주도가 달리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제주도가 가야 할 방향은 쓸 만한 정도의 개발만 허용하고,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후손들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택을 잘못 한다면 내 아들 내 딸들은 물론 우리 후손들이 설 땅이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에서, 우리에게 지도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이 책은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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