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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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2)"
  • 김병억 편집장
  • 승인 2016.07.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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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종주기(2))마침내 해낸 '솔의 길' 우중산행

 

 

02차 ‘솔의 길’

1. 개요

백두대간 두 번째 길은 우중산행이 되었다.

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된 가운데 빗속을 8 시간 동안 걸어가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초입에서 본 아름드리 소나무 네 그루와 종주길 곳곳에서 신비로운 배경이 돼 주었던 소나무 군락이었다. 그래서 이번 길의 이름은 ‘솔의 길’로 정했다.


이번 길은 노치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곳에서 해발 800미터급의 수정봉과 고남산 두 개의 고지를 넘어 매요리 마을까지 가는 19킬로미터가 오늘의 여정이다. 후미 기준으로 8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

 

 

2. 길 따라 가다보면

아담한 마을 중간에 천년의 세월을 품었을 것 같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높고 울창한 가지를 뻗으며 우리를 내려다본다. 경외로운 마음으로 그 아래 서 본다.

마을을 통과해 11시경 등산로 초입에 들어서면 길 오른쪽으로 네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나란히 서서 우리를 맞이하며 멋스런 자태를 뽐낸다. 이렇게 큰 소나무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데 지리산에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 아마도 수 백년의 시간을 그 자리에서 참고 버텨왔으리라.

이 소나무들을 뒤로하면 거기서부터는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험하지는 않지만 20분 정도 계속 쉬지 않고 오르게 되니 숨이 차기 시작한다. 아직까지 비는 내리지 않아 다행스럽긴 하지만 바람도 거의 없어서 숨이 턱턱 막히는 습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가는 길 양 옆으로 울창하게 뻗어있는 소나무 숲은 신선들의 사는 세계로 들어온 듯 착각을 일으킨다. 소나무 사이사이로 뿌연 구름안개가 자욱하니 소나무 사진작가로 유명한 배병휴씨의 작품들을 보는 듯하다.

이렇게 소나무 숲길을 걸어가니 11시 50분경 드디어 오늘의 첫 800미터 봉우리인 수정봉을 만났다. 해발 804미터의 봉우리에선 안개로 인해 저 멀리 주변이 보이지 않지만 그 끝에 오른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낀다. 잠시 쉬었다가 다음 목적지인 고남산을 향해 길을 나선다.

1차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이제 다시 내려가야한다. 그리고 또 다시 올라가고.... 힘든 산행이 이어진다~^^

 

 

그리고 12시 50분,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났다. 점심시간이 되어 20여평 남짓 되는 공간에 자리를 잡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시락을 풀었다.

비가 내리면 중간에 앉아 식사하는 것이 가장 곤란한 일인데 다행히 그때까진 부슬비가 오락가락하는 정도로 식사를 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먼저 자리를 잡았던 선발대가 식사를 마치고 떠나니 후발대가 서너 명 도착해 또 자리를 잡는다. 이쯤에서 우리도 출발~~^^

수정봉에서 고남산으로 가는 중간에 여원재가 나온다. 이곳에 도착하니 2시가 조금 넘었다.

 

마치 옛날 주막과 같은 분위기를 주는 이곳은 대간길을 걷는 이들이 꼭 들렀다 가는 쉼터 같은 곳. 우리도 이곳에서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 막걸리를 한 잔씩 나눴다.

우리가 도착하니 또 선발대가 자리를 정리하며 우리를 남겨놓고 떠난다. 그리고 잠시 후 후발대가 도착할 때 즈음 우리도 남은 막걸리를 인수인계해 주고 떠난다~^^

이곳 주인장 할머니의 말이 참 정겹게 느껴졌다. 인터넷에 이곳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고 하시며 ‘나 하고 말싸움해서 이기는 사람 없어~’하시는데 이곳 터줏대감을 누가 이길 수 있겠는가~ 예~ 하고 머리를 숙여여지~^^

수정봉에서 고남산까지 가는 길은 꽤 멀고 지루한 길이 됐다. 모두가 초행에 이정표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아 간간이 헤매며 방향을 잡았다.

여원재에서 고남산을 오르는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번 나오고 중간에 임도가 나와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쉽지 않았다.

또 산행을 시작한 지 5시간이 지나니 다리도 뻐근하고 몸이 지쳐간다. 그래도 간간이 등장하는 예쁜 산꽃들과 구름 속에 가려진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피곤을 달래본다.

 

 

고남산 정상을 바로 앞둔 인적이 드문 곳에서 나무계단을 만났다.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나무계단을 만나니 마치 산 속에서 도시의 빌딩을 보는 듯 낯설다. 그래도 안개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이루는 모습이 멋져 사진에 담는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의 최고봉 고남산 정상에 도착한다. 시간은 오후 4시30분. 11시에 출발해 5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것이다.

비록 해발은 846미터에 불과하지만 이곳까지 긴 시간을 걸어온 까닭에 마치 1500미터 고봉을 오른 듯한 감동을 느낀다.

함께 산행을 한 분들과 모여 인증샷 기념촬영을 한다. 모두가 언제 그렇게 힘들었냐는 듯 밝은 모습이다. 자, 이제부터는 하산길~ 그러나 아직도 2시간 정도 더 걸어야 한다.

‘솔의 길’을 걷다보면 좁은 오솔길을 가로막는 쓰러진 통나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마치 허들경기를 하듯 이 나무들을 넘고 넘어 가야한다. 그리고 길을 가려버릴 정도로 울창한 풀들은 또 우리를 힘들게 하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 우리 뒤에서 갑자기 선발대가 나타나 깜짝 놀라게 했다. 알고 보니 중간에 임도에서 잠시 길을 잘 못 들었다고 한다. ㅎㅎ~ 권 총대장님이 이끄는 선발대도 이런 실수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멀고 힘들었던 7시간 반의 산행을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인 매요리에 도착했다. 빗속에서 힘겹게 오르고 내리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결국 종착지에 온 것이다.

출발하기 전에는 오래간 만에 해보는 장거리 산행에다 비도 오고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마치고 나니 또 한 번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 마침내 해낸 것이다. ^^

 

김병억 편집장(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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