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5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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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5차)
  • 김병억
  • 승인 2016.10.23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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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5차) ‘논개 사랑의 길’

 

 

 

백두대간 종주기(5차) ‘논개 사랑의 길’

1. 개요
일시 : 2016년10월1일
코스 : 영취산→민령→깃대봉→육십령→하산(12k)(후미 기준) 산행시간 :6시간 00분

 

 

이번 코스는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을 올라 좌측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취산 좌측 정맥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가깝게 무령고개와 능선상 정자가 보인다.

영취산에서 발길을 옮기면 잡목과 갈대, 싸리밭 등 대간길을 재촉하면 논개사당으로 내려가는 민령 갈대밭을 지나 깃대봉에 당도한다.

깃대봉에서 육십령까지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고도가 서서히 떨어지면 중간에 자연샘이 하나 나타나 목을 축인 다음 내려가면 육십령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이번 길은 산이나 나무 등 자연보다는 논개의 생가터에 사당이 만들어져 있어 한 여인의 사랑과 충절과 아픈 역사를 생각해보는 의미에서 ‘논개 사랑의 길’로 정했다.

길은 크게 험하지 않았고 좌우로 탁 트인 시야로 웅장한 산들을 감상할 수 있어 우중산행임에도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2. 길 따라 가다보면

여섯 번의 백두대간 길에 세 번이 우중산행이다. 또 한 번은 비가 막 그친 흐린날... 이 쯤 되면 우리가 ‘비를 몰고 오는 종주대’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

지리산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또 한번 고마운 선물을 받았다.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는 조현순님이 대원들을 위해 맛난 떡을 준비해 주신 것이다. ^^ 이처럼 선행은 전염이 되는 것이니 계속~ 계속~ 이어지기를~~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00고개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렸다. 다행히 많은 비를 걱정했는데 저 멀리 웅장한 산자락이 파란 하늘 아래 힌 구름에 쌓여있다. 속으로 모두 안도하며 이번 산신님께 감사(?)한다.

 

 

잠시 계단에 모여 기념촬영을 한 우리 대원들은 10시 30분에 산뜻한 발걸음으로 능선을 올랐다. 두 번째 오르는 길이라 그런지 반갑기까지 하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계단을 올라 가파른 흙길에 접어드니 서서히 숨이 차 오른다...

이번 산행은 오래간 만에 중간팀에 합류했다. 처음부터 함께 했던 백마님과 조현순님, 신세계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초입에서 15분 정도 계속 올라 다시 영취산 정상에 도착했다. 시간은 10시 45분. 지난번에는 짙은 구름에 쌓여 먼 풍경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새하얀 구름들에 살짝살짝 휘감긴 산들이 웅장하면서도 푸근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번에는 우측으로 길을 잡아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좌측 길로 들어선다. 비교적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지면서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이 능선길의 좌측은 전라도, 우측은 경상도 땅이다.

영취산 정상에서 1.4킬로미터, 25분 정도 능선을 걸어가 11시 10분에 첫 번째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에서 다시 0.6킬로미터를 가면 덕운봉이 나온다고 한다. 잠시 쉬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대원들은 비가 그치고 멀리 구름이 물러났다가 다시 몰려왔다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중산행의 비경을 마음껏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힘은 들지만 이런 맛이 우중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이날 종주길에서는 홀로 대간길을 걷는 분들을 서너명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에는 하루에 한명도 보기 힘들었는데 이날은 특이한 날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분은 영취산 정상에서 우리를 만난 인연으로 끝까지 함께 걸었고 집이 수원이라고 해서 같이 버스를 타고 돌아오게됐다. 이런 분들을 ‘홀대(홀로 백두대간을 가는 사람)’이라고 부른단다.

이정표에서 15분 정도 길을 가 11시 25분에 덕운봉을 만나게 된다. 덕운봉 바로 아래 소나무들이 멋지게 가지를 뻗어내렸는데 이곳을 배경삼아 사진을 담는다.

 

그리고 정상에 오르니 구름들이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내며 시시각각 변화한다. 모두 정신없이 그 풍경에 빠져들고~ 구름과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곳을 빠져나와 다시 25분 정도 가다 보니 오래간 만에 바위를 만난다. 이곳이 사진을 찍는 포인트. 일행이 모두 올라가 폼을 잡았다.^^

사진을 찍고 왼쪽 산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바로 논개사당이 보인다. 이번 대간길에서 볼 수 있는 역사적인 현장을 멀리서 바라보니 아름답기도 하고 서럽기도 한 감정이 차오른다.

논개사당은 바로 앞에 큰 저수지를 거느리고 있어 충절이 뛰어난 여인의 고아한 자태와 맑고 깨끗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모두 감동을 가슴에 묻고 능선길을 따라 나선다. 이번 대간 길에는 조릿대와 억새가 많았는데 특히 키를 훌쩍 넘긴 억새들이 군데군데 무리지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었다.

산행을 시작한 지 두시간에 접어들자 우리 일행은 배가고파지기 시작했다. 선두는 이미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다는 무전이 오고 비가 제법 굵게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적당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시간은 12시30분. 자리를 펴고 우의를 뒤집어쓰고 비를 피해가며 맛난 식사를 즐겼다.

식사를 끝내고 5분 정도 걸어가니 우리보다 조금 앞서갔던 중간팀이 식사를 끝내고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곳에서 선두도 식사를 하고 떠났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출발하고 올리브님이 곧 우리 뒤를 따라 붙으셨다. 30분 정도 능선을 따라 가니 이번에는 왼쪽으로 커다란 바위가 아찔하게 솟아있다.

 

이 바위의 이름이 ‘북바위’라고 했다. 대원들이 이 멋진 포인트를 지나칠 순 없는 일, 모두 한명씩 따로 독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겼다.

북바위를 지나니 잠시 후 억새밭이 멋지게 펼쳐진다. 아직 억새가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그 속에 들어가 포즈를 취하고 멋지게 스마일~~^^

그리고 잠시 후 구미호의 꼬리 같은 소나무를 만난다. 뿌리는 하난데 줄기는 여러개가 갈려 나가 마치 구미호의 꼬리 같다고 했는데 그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무거운 줄기를 받치고 있는 나무를 만났다. 그 나무 아래 둥치의자가 몇 개 놓여있고~ 각자 의자에 않아 재미난 추억을 만든다.

그리고 억새가 이어진 길을 계속 걸어가다 드디어 2시10분에 해발 1014미터의 구시봉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은 예전에 신라와 백제의 영역싸움이 치열했던 곳으로 여러개의 깃발이 있어 깃대봉이라 불렸지만 옛날 한 풍수가가 이산에 올라온 후 구시(소나 말의 먹이통)를 닮았다 한 후에 이름을 구시봉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구시봉을 내려와 좌측 하산길로 접어들었는데 비가 또 굵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정도 비는 그냥 맞고 가는 것이 좋다는 걸 여러 번의 우중산행 경험을 통해 터득(?)했기에 그냥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우의를 입으면 땀에 젖고 소금기 때문에 더 불쾌한 것이다. 비에 젖으면 시원하고 땀도 나지 않아서 오히려 적당한 체온을 느끼며 갈 수 있는 것이다.

비는 다행히 쏟아지지는 않았고 오다가 말다가 땀과 더위를 식혀주는 정도였다. 이것도 참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시봉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니 약수터가 나왔다. 옛 이름이 남아있어 깃대봉샘터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잠시 시원한 물을 한잔씩 마시고 다시 하산길에 올랐다.

이후에는 특별히 볼것은 없었는데 구시봉을 내려선지 50여분 만인 3시 경에 육십령휴게소 이정표에 도착했다. 10시 30분에 출발했으니 4시간 30여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이정표에서 5분 정도 내려가니 휴게소가 나왔다. 다행이 이곳에는 공중화장실이 있어서 문을 닫아걸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을 시원하게 씼을 수 있었다.

그리고 휴게소 식당에서 돼지목살주물럭을 시켜 먹었다. 이 자리에서 지리시세님이 직접 키운 오미자로 담근 술을 한잔씩 나눠마셨다. 2리터병 두 개를 준비해 오셨는데 힘든 산행을 마친 대원들이 한잔씩 나누며 피로를 싹 잊어버린다. 이 술을 마시면 힘이 불끈 솟는다는데 다들 어쩌 실려고~~^^

산행이 일찍 끝난 덕분에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출발하니 시간은 5시30분. 고속도로로 순조롭게 뚫려있어 양재에 도착하니 8시30분. 3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하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운 듯 했다. 

김병억 편집장

 

(이 기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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