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6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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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6차)
  • 김병억
  • 승인 2016.10.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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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6차) ‘흰구름의 길’

 

06차 ‘흰구름의 길’

1. 개요

일시 : 2016년 9월 2일 흐린 후 맑음

산행코스 : 영취산-백운산-중고개재-중재-중기마을 (산행거리: 도상거리 11.5km) 후미 기준 산행시간 :5시간 00분

 

 

이번 길은 영취산에서 백운산을 거쳐 중치로 내려오는 대간길만 약 9킬로미터의 길이다. 영취산은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갈라지는 곳으로 웅장한 기가 충만하다고 한다.

그리고 백운산은 이름 그대로 환상적인 흰구름을 멋지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국에 많은 ‘백운산’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백두대간 줄기에 우뚝 선 이곳만은 못하다 하겠다.

백운산에서는 지리산과 덕유산 그리고 금남호남정맥의 웅장한 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워낙 높다보니 늘 산과 구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길의 이름은 ‘흰구름의 길’로 정했다.

 

 

2. 길을 따라 가다보면

일기예보를 보니 산행 전 날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남해안과 지리산쪽에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해서 많이 걱정을 하며 내려왔다. 그런데 아래로 내려올수록 해가 쨍쨍해 지는 것이 비가 내리지 않을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지리산을 향해 가던 중 우리는 아주 고마운 선물을 2개씩 받아들었다. 바로 선화님과 와니님이 우리 17기를 위해 맛난 시루떡을 준비해 주신 것이다. 따끈따끈한 시루떡과 선후배의 정이 찐하게 전해져 와서 가슴이 잠시 뭉클~~

 

그동안 4번의 산행 중에 2번이 우중산행이었다. 물론 우중 산행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즐겁지만 고생스러운 것만은 사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했는데 다행히도 비가 물러난 것이다.

지난 번 산행은 지독한 무더위로 고생이 많았는데 이번엔 제법 기온이 내려가 산행을 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였다. 비록 초반에는 습하고 바람도 없었지만 나중에는 활짝 개인 날씨에 바람도 간간이 불어주었다.

버스가 도착한 무룡고개는 해발이 꽤 높다. 900미터정도로 휴게소가 있기는 하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보였다. 주차장 역시 널찍하게 자리 잡았지만 대간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라면 찾아오지 않는 듯 한적한 모습이었다.

오늘의 산행은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넘어가야 한다. 이곳에서부터 영취산 정상까지 15분 정도를 계속 오른다. 10시 50분에 출발하니 처음에는 계단이 나오는데 곧 사라지고 흙으로 이뤄진 깔딱고개가 굽이굽이 이어진다.

 

숨을 헐떡이며 땀으로 목욕을 하며 11시 5분 첫 관문에 도착했다. 딱 15분이 걸렸다. 아직 습기가 많이 남아있어서 길을 오르는 내내 힘겹다. 정상에 오르니 발 아래는 아직 운무가 짙게 남아있어 탁 트인 조망을 구경하지는 못해 아쉬웠다.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다음 목적지인 백운산을 향해 떠난다. 지난 번 ‘붉은 꽃과 불의 길’이 철쭉과 억새로 뒤덮여 있었는데 이번 ‘흰 구름의 길’도 그보다는 못했지만 풀들이 키를 넘게 자라있는 곳이 많았다. 특히 조릿대가 군데군데 무성하게 자라있어 그 사이를 뚫고 지나는 길이 적지 않았다.

이번 산행길은 마무리팀과 함께 하며 그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그동안 몰랐던 이 팀원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그중에서도 누구도님은 참 특이하시다. 후기를 보면 마치 철학자가 깊은 사색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펼쳐놓은 것 같다. 그런데 함께 길을 가다보니 꽤 박식한 분이란 것을 알게 됐다.

 

전공은 아니지만 과학에 관심이 깊어서 꽤 전문적인 수준까지 공부를 하셨단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에 양자이론까지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양자이론이 불교의 교리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에 관련된 이슈까지~ 한번 말문이 터지면 술술 끝이 없다^^ 대단하신 분이다.

영취산을 떠나 1시간 정도 비슷비슷한 모습의 산길을 완만하게 오르다 보니 어디선가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바로 불곰님이었다. gg 불곰님은 발이 참 빠르다. 선두에서도 그냥 두면 홍 대장님을 앞지를 기세다. 그런데.. 한참 앞서 가다가 어는 곳에 이르면 발길을 멈춘다. 내가 볼 때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 같다. 멋진 경치를 구경하기 위한 것, 또 하나는 그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개인적인 호사(?)를 누리기 위한 것.

불곰님의 목소리가 들린 곳을 찾아 서둘러 가보니 어느 순간엔가 구름이 걷히고 작은 바위 너머로 새파란 하늘과 넘실대는 산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도 불곰님은 어김없이 명당을 찾아내서 먼저 자리를 잡고 우리를 불렀던 것이다.

 

가보니 수연소금님과 오붓하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작은 바위 위에 올라서 보니 발 아래로 끝없이 웅장한 산세가 펼쳐지고 그 사이사이를 희 구름들이 무심한 듯 수놓으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 냈다. 역시~! 이 맛에 대간길을 힘들여 오르는 것이다. 모두 이곳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풀이 무성한 숲길을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이렇게 10분 정도 가다보니 배도 고프고 지쳐서 발길이 무겁다. 결국 나무 그늘이 시원한 곳을 찾아 잠시 쉬면서 막걸리를 한잔씩 하기로 했다. 선주님은 배가 고파서 갈수가 없다며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자고 대장님을 졸랐지만 이 대장님이 막걸리로 달랜 후 백운산 정상에 오른 후 식사를 하자고 설득(?)을 하신 것이다.

 

이렇게 잠시 쉰 후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 배는 고프고 발에 힘은 빠지고... 30여분을 간신히 버티며 드디어 오늘의 최고봉 백운산에 올랐다. 시간은 12시 50분.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이곳에는 원래부터 있었던 작은 표지석과 함께 새로 만든 거대한(?) 표지석 등 두 개의 표지석이 있다. 그래서 초행인 사람들은 큰 표지석만 보고 원표지석은 보지 못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대장님의 배려로 식사를 마친 후 옛 분위기가 남아있는 진짜 백운산 정상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수 있었다.

큰 표지석이 있는 곳은 그늘이 없었고 이날따라 숫개미들이 표지석을 완전 점령하고 있어 사진을 찍는데도 온 몸에 달라붙어 신경을 쓰이게 만들었다. 어렵게 사진을 찍고 난 후 조금 아래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꿀맛 같은 점심식사를 한다.

 

오늘은 이 대장님이 비가 올 것에 대비해서 라면을 준비해 오셨다. 그래서 1270미터 산 정상에서 맛있는 라면을 먹어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는 거~^^ 오늘 내 도시락은 김밥 한 줄과 선화님과 와니님이 선물해 주신 시루떡이다. 땀 흘린 후의 꿀맛 같은 식사를 함께 하니 그동안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

백운산 정상에서는 지리산과 덕유산 그리고 금남호남정맥의 장엄한 산들이 한눈에 보인다고 했는데 막상 와 보니 키 큰 나무들에 가려서 먼 풍경을 보는 것이 어려웠다. 아쉽긴 했지만 경치를 구경하자고 생나무를 자를 수도 없는 일...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가 이곳의 조망이 가장 멋질 것 같았다.

 

선두와 중간팀이 모두 떠난 뒤 조금의 여유를 즐긴 후에 우리도 길을 나섰다. 그런데 이때부터 선주님이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전 올라가는 건 못해도 내려가는 건 잘해요~” 하면서 맨 앞장을 서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아주 씩씩하게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중치에 도착하기 까지 장장 2시간 동안을 앞에서 가볍게 우리를 이끌고 가는 것이다~^^

백운산 정상에서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바로 오른쪽으로 탁 트인 풍경이 펼쳐졌다. 어는 곳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저 멀리 산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그 위로 초가을의 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들이 어우러져 눈이 부시다. 아마도 이런 모습 때문에 이 산의 이름도 백운산이라 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운산에서 한 시간 정도 완만하게 내려가다 보니 중고개재를 만났다. 하산길은 큰 오르막 없이 계속 내려가는 길로 주로 흙으로 이뤄져서 힘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백운산을 출발한 지 약 1시간 15분이 지난 2시 45분에 중고개재에 도작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기념촬영. 이곳까지 오는 동안 눈에 띄는 풍경은 없었고 비슷한 길들이 계속 이어졌다.

중고개재를 떠나 10분 정도 가다보니 작은 평지에 두 개의 나무의자가 놓여있다. 이런 잘 차려놓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우리가 아니지~ 잠시 앉아서 휴식~~^^ 우리가 잠시 쉬는 사이에도 이 대장님은 무언가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이번에는 무슨 나무열매(?)를 찾아냈다. 수연소금님도 호기심을 보이며 뒤 따라 가고...

 

이번에 처음 안 것이지만 마이크 울렁증(?)이 있다는 이 대장님도 대간길을 걸어가면서는 참 말을 자연스럽게 잘하신다. 자기 얘기도 들려주고 산행에 얽힌 추억담도 술술 나온다... 그리고 몇 분 동안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산길 주변의 약초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여러번 약초를 찾아봤지만 별 소득은 없었던 듯하다. gg 그러나 2회차 때 산삼을 발견하지 않았는가? 아마도 평소의 이런 부지런함이 산삼을 캐는 행운을 주었을 듯하다.

중치를 지나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이 지지리계곡을 향해 내려갔다. 원래는 반대쪽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그곳 계곡이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주민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 지난번 계곡도 나름 좋았기에 다시 그곳을 향해 내려갔다.

계곡에 도착하니 다리 옆에 벌써 코스코스가 화사한 자태를 뽐내며 가을의 내음을 진하게 전하고 있었다. 이런 꽃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선주님도 함께~ ^^

버스 앞에 도착하니 이미 식사를 마치고 술을 한잔씩 나누고 있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흥겹다. 신세계님은 오늘의 산행이 마치 소풍 같았다며~~ 난 힘들었는데~

우리도 뒤늦은 식사를 서두르고 막걸리와 소주, 맥주를 나눠마셨다. 이 흥겨운 분위기에서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갈 길이 머니 이만 떠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슴을 울리는 선주님의 한마디 “이제 한 달 후에나 보는 거에요~~?”

그래서 홍 대장님이 추석 때 시간되는 분들을 위한 근교 번개산행을 준비하신답니다. 한 달이 너무 길게 느껴지시는 분들은 함께~~^^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구름이 멋지다. 오늘의 산행도 모두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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