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정책,신중하게 접근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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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정책,신중하게 접근하려 합니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11.07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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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생활환경과장, ‘분리배출만 잘해주면 쓰레기 대란 막을 수 있다’
‘쓰레기 줄이기, 조급행정은 부작용 우려’ 밝혀

 
제주도는 해가 갈수록 생활쓰레기가 늘고 있다.

이는 이주민 증가와 관광객 증가 및 건설경기 활황으로 생활쓰레기는 물론 건축폐기물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쓰레기 종량제에도 한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는 점점 많아지고, 더불어 자원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분리 배출에는 소극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땅에 묻어야 하는 쓰레기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서귀포시가 제대로 된 분리배출을 위한 여러 정책 아이디어가 현장에 접목되면서 ‘소리만 요란한 쓰레기 정책’보다 ‘신중한 쓰레기 줄이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이 더해져야 한다. 이제 ‘생활쓰레기 줄이기’는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들의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시는 또 작은 아이디어일지라도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개선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찾아내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중환 서귀포시장 또한 “쓰레기 줄이기 정책에 앞서 조급행정을 떠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쓰레기 줄이기 정책

한국은 소위 압축적 근대화를 성취했다. 서구에서 경험한 근대화의 과정을 짧은 시간에 달성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경제적·정치적 발전은 압축적이었지만, 시민 의식의 발전에는 늦어지고 있다.

큰 거리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클린하우스에는 쓰레기 불법 투기 등 어수선한 도심을 그대로 보고 있어도 되는지……. 이런 형편없는 시민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법들이 만들어졌지만, 기본적인 시민 의식이 발전하지 않는 한, 그 한계는 너무도 명확하다.

언제까지 공무원들 손에만 의존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서귀포시는 현재 당면한 쓰레기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되돌아보고 시민과 공무원들이 그간 수차례의 토론을 거쳐 실천 가능한 시책 중심으로 기본계획을 마련,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 ‘클린 서귀포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는 그간 쓰레기 시책의 성과와 문제점, 현 실태와 앞으로 초래될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해야 쓰레기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고민에서부터 시작되면서 추진된 것이다.

7일 시에 따르면 현재 서귀포시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은 일일 2.04kg로 전국평균 0.94kg을 훨씬 상회하여 불명예스러운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10년 후인 2026년에는 일일 쓰레기 배출량이 658톤으로 예측, 2016년 발생량 376톤과 비교하면 75%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고 있는데, 이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머지않은 장래에 쓰레기 대란(大亂)을 예상했다.

- 쓰레기 증가의 원인은

쓰레기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인구 증가가 원인이지만 잘못된 분리수거다. 종이와 플라스틱만 잘 분리해서 버려도 쓰레기를 절반 이상 줄이고 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 종량제 봉투 속 쓰레기 중 상당수가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환경부의 제4차 폐기물 통계조사(2011~2012년)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 안에 재활용 가능한 물질이 70%를 차지했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1인당 하루 생활쓰레기 양은 309.2g이고, 이 중 재활용 가능한 물질은 종이류가 41%로 가장 많고, 플라스틱류가 24.3%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금속류와 유리류가 2.6%와 2.5%를 차지했다.

또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도 쓰레기 발생을 부추기고 있다. 가구원 수가 줄어들수록 한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 때문이다.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5인 가구보다 2.1배나 많은 것을 감안하면 고령화와 가족 해체 등 생활방식의 변화가 쓰레기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쓰레기 줄이기 시민실천 운동본부 출범
-새 정책 도입, 주민 참여가 관건

서귀포시는 쓰레기 줄이기 정책으로 ‘3․5․7프로젝트’를 목표로 설정했다. 2016년 대비 2017~2019년, 3년간 순차적으로 쓰레기 발생량과 매립율은 3, 5, 7%씩 줄이고 재활용률은 3, 5, 7%씩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서귀포시 1.2청사는 이번 달부터 요일별 배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공공기관, 내년부터(1월~3월 예정)는 전면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앞으로 다양한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해 ▲다양한 홍보물(수첩․책자․책받침 등) 제작 ▲시민 실천 가능한 단순한 배출달력. 배출 쓰레기(4종만) 표시 ▲홍보 동영상 제작 및 요일제 배출 노래(쓰레기배출song) 제작․전파 ▲지상파․신문지면 광고 및 LED전광판 배출요령 송출 등이다.

또 쓰레기 종류별 요일제 배출 조기 정착 추진을 위해 ▲시청 및 시범 아파트 요일제 배출시행․문제점 분석․홍보 ▲조례개정 전 공공기관, 각종 홍보매체 등 청결지킴 인력 활용 홍보 ▲시민 혼란 없는 요일제 배출 시스템 조기정착 유도 등이다.

따라서 서귀포시는 앞으로 ▲배출분야는 △준 광역 밀폐형 클린하우스 확대 운영 △클린하우스 현장관리 인센티브 제공 △클린하우스 용기 넘침 종이박스 수집보상장려금 지급 △쓰레기 종류별 요일별 배출 추진 및 수거시간 조정 ▲음식물 분야는 △가정, 사업장, 음식점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대대적 추진 △읍면지역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및 수거 확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민. 관 T/F팀 운영 등이다.

▲재활용품 분야는 △병. 스티로폼. 폐지 민간업체 처리 매립장 반임 최소화 △재활용품쓰레기 민간처리업체 위탁처리 추진 △비닐, 폐건전지, 형광등, 종이팩 분리배출로 폐자원 재활용 촉진 △영농폐기물 안정적. 효율적 수거.처리. ▲건설폐기물분야는 △건설현장폐기물 분리배출 지도.단속 △중간재활용업체 통한 폐기물 감량화 추진 △건설폐기물 처리 수수료 현실화 등이다.

▲수거분야에서는 △클린하우스 분리배출 용기 간소화 △요일제 배출 시행 △가연성. 불연성 수거시간 조정. ▲처리분야는 △페트. 고철 등 선별 후 재활용품 판매 △색달 및 표선 선별시설 민간위탁 추진 △가연성 쓰레기 소각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음식물 쓰레기 감량화 추진 △불연성 쓰레기 매립 △대형폐기물 선별처리 등이다.

▲민. 관. 단체가 참여하는 쓰레기 줄이기 운동으로는 △민. 관 협치 가칭 ‘쓰레기 줄이기 시민실천 운동본부’구성 △클린하우스 청결지킴이 운영 개선 △생활폐기물 배출시간 개선 △올바른 쓰레기 배출 요령 홍보 강화 △전부서 관련 기관 통한 쓰레기 교육 강화 등이다.

이상헌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장
이상헌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장은 “쓰레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어제도 해결하지 못했고 오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쓰레기에 대한 시민의 불편(악취, 소음, 미관저해)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시책들이 시민의 불만과 또 다른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정책실시에 앞서 긴 호흡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쓰레기 줄이기 방안으로 내년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 반영해 추진 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청결지킴이는 계도수준에 머물렀지만 요일제 배출 홍보는 물론 단속시에도 참여해 클린하우스 청결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쓰레기 처리는 당연히 행정역할이다. 그러나 시민들도 쓰레기 배출시 분리배출만 잘해주면 쓰레기 대란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고, 적극적으로 동참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행정에서 어떠한 선진정책을 도입하더라도 시민의식이 결여된 이상 선진 정책은 무의미하다”며 “시민들도 이제는 선진시민의식을 보여줄 때”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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