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끔찍한, 개발 지상주의
상태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개발 지상주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11.17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칼럼)도의회는 제주도정에 근본적인 치유를 요구해야 ..

▲ 원희룡 도지사와 김황국 도의원(사진왼쪽부터)

지난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김황국 도의원과 원희룡 도지사간 질의 답변에서는 오라관광단지 교육청 부지 문제와 함께 신항만 건설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됐다.

엄청난 규모의 신항만 개발은 문제의 탑동매립에 이어 제주도의 또다른 재앙으로 떠오를 전망인데 이날 질의 답변에서는 그에 대한 문제보다 교통문제와 함께 우회도로 건설 문제가 집중 부각돼 실망을 주었다.

원 지사의 답변 내용중에는 2조8천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중 반은 국고로 반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 들어있다.

이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원 지사는 "도민들이 기업에 대한 특혜문제를 우려할까봐 다시 설명하겠다"며 "장기임대나 임대후 기부채납 등의 방식으로 도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항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황국 의원은 "구도심의 교통정체 등의 문제가 크다"며 "우회도로의 개설을 희망한다"는 요지의 질의에 나서자 원 지사는 "앞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나 기본실시설계 단계에서 이 문제가 포함되도록 하겠다"는 뜻의 답변을 했다.

이는 둘 다 짜고치는 고스톱같은 얘기여서 분노가 치밀 정도였다.

원 지사의 도정방향은 늘 개발과 성장에 있다.

제2신공항이 그렇고 오라관광단지나 행복주택 건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늘 성장과 일자리를 얘기하며 이를 정당화 시키려 한다.
그러면서 개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 "청정과 힐링을 추구하는 제주도가 그렇게 가면 되느냐"식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말로는 청정과 힐링을 얘기하면서도 가는 방향은 늘 수조원 이상의 초대형 사업을 끌여들여 제주도가 돈이 없으니 민자유치를 끌어오겠다는 요지의 말을 한다.

관광객 1천2백만명이 넘어서자 제주도는 그야말로 모든 분야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골목마다 주정차 전쟁이 일어나고 길거리는 밀려드는 자동차로 가득하다.

쓰레기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는 물론 앞으로는 우리가 두고두고 사용해야 할 지하수 문제도 걱정해야 할 정도다.

그런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도민들이 공감할 정도의 어떤 대책도 아직 제대로 내놓은 적이 없다.

이런 기본적인 도시계획의 문제도 풀지 못하면서 계속 개발과 성장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아직도 제주도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앞으로 신공항 건설이 시작되면 제주도는 환경파괴 논란은 물론 배후도시 건설 등과 맞물려 소음과 먼지 등 우회해야 하는 차들로 도 전체가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

탑동매립이 또다시 진행된다는 것은 제주도의 도약이 아니라 구제주권의 포화를 가져와 제주도민의 삶의 질 저하를 가져 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지사는 "그 지역 어민들의 생존권 문제"를 지적하자 "어업권 보상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무마시키려는 태도를 보였다.

탑동신항만 구상은 우회도로를 따로 만들 만한 곳이 없다는 점에서 도지사는 "용담해안도로를 지켜야 하는 중요한 지역"이라면서도 '다리건설 등'의 모호한 말로 이를 비켜나려는 답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매립방식은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예전에 매립했던 곳을 원상복구시키느라 개발한 투자액의 몇배를 더 쓰며 원상회복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이를 거꾸고 가고 있다.

일종의 미래비전과 도정철학에 심각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원 지사의 말대로 청정이 지켜지고 국민 누구나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원 도정의 끊임없는 성장정책은 도정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선주자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원 지사의 개발 위주의 성장정책은 국가정책적으로는 맞을지 모르나 제주도의 미래비전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그의 실책은 아마 최근 제주도의 현안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오라관광단지나 제2신공항, 그리고 공원부지 아파트 건설 등과 함께 앞으로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될 신항만 건설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욱이 그는 이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늘 국토부의 계획이라느니, 해양수산부 계획이라느니 하며 책임회피에 골몰하는 모습도 올바른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미국대선에서 정치인이 아닌 부동산업자인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제주도민들은 물론 국민들도 이제 우리 정치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정치인들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이같은 고집스런 개발, 성장정책을 펴는 도지사가 아무리 제주도민을 위한다고 썰을 풀어도 이를 믿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걱정이다.

제주도의 도정철학은 지속가능한 환경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개발 위주의 성장정책은 제주도를 수십년 혹은 수백년 후퇴시키는 일이며 사실 끔찍한 현실이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그들이 만든 정책의 보완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이게 제주도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맞는 것이냐"라는 근본적인 치유를, 그리고 제대로 된 방향을 지향할 것을 제주도정에 더욱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그게 진정 제주도와 도민들을 위한 태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