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 '動心'이 아닌 '童心'으로 다가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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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렴, '動心'이 아닌 '童心'으로 다가가야
  • 오동건
  • 승인 2016.11.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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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건 제주시 공보실 주무관

오동건 제주시 공보실 주무관
오래전 초등학교 1학년 시절, 교과목 중에 ‘바른생활’이라는 게 있었다. 편성되어 있는 교과목이어서, 그리고 너무 어린 나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를 제대로 받아들이면서 배우지는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과목은 앞으로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수많은 판단을 해야 할 상황 중에 '기준'을 정립해 주려는 과목이 아니었다 싶다.

나를 제외한 많은 친구들도 같이 배웠던 과목. 제일 쉬웠던 과목. 예습이나 복습이 필요 없어 보이는 그 쉬운 과목이 요즘의 사회를 보았을 때 그 시절, 가장 주의를 기울이며 배워야 했었던 과목이 아니었다 싶다.

공직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청렴’은 요즘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덕목이다. 아니, 굳이 요즘의 사회라고 범위를 제한하지 않아도 사람이 사는 동안에는 항상 되새기고 돌아보며 지켜야 하는 것이다.

뉴스를 보아도, 라디오를 들어도, 그리고 어떠한 종류의 인쇄물을 보든지 요즘에는 비리의 문제 또는 인간의 도리를 져버리는 사건 등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들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것은 판단을 해야 할 시점에 우리의 마음이 쉽사리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곧은 마음가짐과 올바른 판단기준이 정립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판단을 내림에 있어 움직이는 경우는 적을 것이다.
이러한 뉴스를 어린 조카들과 같이 보면 심심치 않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삼촌, 저 아저씨 저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이 어린 조카들만큼만 깨끗한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소위 이와 같은 “童心” 이라는 것이 우리 어른들에게는 그렇게도 지켜내기 힘든 것일까.

조선시대에 선정을 위해 청렴결백한 관리를 양성하고 장려할 목적으로 실시한 “청백리”제도 라는 것이 있었다. 현재 공직사회에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를 알고는 있지만 이와 같은 청렴한 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이는 별로 없는 듯 싶다. 순간의 유혹과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사라져야만 한다.

청렴하게 생활하는 것.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장려하는 것인데 왜 이리도 힘들어 보일까.

우리들 자신을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 청렴, 앞으로는 마음이 움직일때마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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