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걷는다(5)"..사랑과 낭만의 길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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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걷는다(5)"..사랑과 낭만의 길을(2)..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12.04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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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입성기)남원포구-쇠소깍,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작품

 

(1부에서 계속..)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이곳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바다는 여전히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왔다는 서연이집 카페를 지났다.
다시 기암괴석의 바다가 이어진다.


그리고 여행객들이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마음빛그리미라는 갤러리가 나타나고..
(커피와 쉰다리를 만들어 파는 이곳의 문은 이날 닫혀 있었다)

바다가 햇빛에 닿아 반짝반짝 빛나는 곳에 의자가 놓여 있어 그곳에 잠시 앉아 황홀한 마음으로 바다를 감상하는데..

 

홀로 걷는 올레꾼이 한사람 말없이 옆을 지나갔다.
이어 길이 좁은 마을 안길로 들어서니..
제주도 방언을 해석해 놓은 글귀가 여럿 서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만든, 올레꾼들을 위한 배려의 흔적이 돋보이는 광경이었다.

왼쪽으로 돌아 다리를 지나 가는데 외국인 젊은이 하나가 앞에 나타났다.

나는 “하이..”하고 인사했는데 그는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했다.
한국말로 한국에 살고 있느냐고 물어볼 걸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는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더 이상의 말은 나눌 수 없었다.

 

이곳을 나오자 다시 바다다.

넙빌레..
신례2리로 들어섰다.

이곳 돌들 또한 특이하다.
용암돌들이 종류별로 보인다.

해수욕장 같은 곳을 지나는데..
들어서는 계단이 아주 위험해 보였다.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이다.
밤에는 모르고 그냥 떨어지는 사람도 있을 법 했다.

 

그런데..
다음 똑같은 곳에는 안전대가 놓여 있었다.

참 궁금하다.
왜 한곳은 안전하게..다른 곳은 위험하게 놓아두는 것일까..

신례2리마을로 들어섰다.

이곳은 선배(김성호)가 퇴직후 외국인을 위한 민박집을 하고 있는 곳이라 더 반가웠다.
처음 리모델링을 하고 손님도 받기전 선배들과 함께 와서 바다를 보며 커피를 끓여 먹었던 곳이라 기억이 새로웠다.

들려볼까 하다가 그냥 계속 걷기로 했다.

 

공천포라 불리우는 곳이다.

그리고 올레의 끝을 알리는 11km까지 왔다는 표지도 나타났다.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곳을 지나 계곡을 따라 호젓한 길을 따라 가니 온통 소나무밭이다.

계곡 끝에 다다르자 자갈밭 바다올레길이 이어진다.
숨어있는 절경..

이 바다올레의 마지막은 작은 포구였다.

망장포내항이라는 이름을 새긴 비석이 서 있었다.

이곳은 원나라로 물자와 말 등을 수송했던 곳이라 소개돼 있었다.

이곳 언덕을 올라 바다를 보니 이곳 바다도 평화롭기만 하다.

 

다시 길을 걷는데 바로 옆 작은 나무에 앉아 있는 새가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포즈를 잡는 듯 하더니 곧 날아가 버렸다.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는 올레가 다시 신비감을 준다.

그러더니 곧 기암괴석이 놓인 바다가 또 나타났다.

예촌광이라고 안내된 올레표지를 따라 한라산 방향으로 동산을 오르는데..

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카메라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과..
쇠소깍을 향해 가는동안 감귤과 함께 한라산을 함께 찍고 싶었지만 배터리가 남지 않아 더 이상 찍을 수 없었다.

 

관광객이 아주 많은 쇠소깍에 도착했다.
오후 2시50분.. 5시간30분을 걸은 셈이다.

이곳은 올레꾼들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시끌벅적했다.

일단 마지막 도착 스탬프를 찍고,배터리가 없어  못찍은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일단 조금이라도 충전을 시켜야 했다.

편의점에서 1천원을 주고 30%정도 충전을 시키는 동안, 그곳 의자에 앉아 주변을 살펴보니 시끄러운 노래소리가 귓전을 시끄럽게 만든다.

 

 

제주도가수들이라는 사람이 재능기부를 한다며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이곳이 무슨 유원지도 아니고 어떻게 저런 일이 생기는 것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용히 자연을 감상할 마음을 주지 않는 그야말로 소음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편의점 직원에게 물으니 토요일마다 그런다고 말했다.
본인들의 마음이야 어떻든 듣는 이의 귀에는 소음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앰프를 얼마나 크게 틀었는지 말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곳에서 30여분 충전시킨 후 쇠소깍을 따라 다시 올라갔다.

 

 

오면서 찍지 못한 쇠소깍을 사진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동네 사람인 듯 운동하는 사람이 있어 버스타는 곳을 물었더니..
한 5백여미터쯤 올라가 일주도로로 나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다고 했다.

나는 일부러 마을안으로 들어가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나지막한 집들..
평화로운 마을이 그곳에 숨어 있었다.

그곳을 지나 큰 길로 나서니..
일주도로는 아래쪽인데 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버스정류소를 알려줘 효돈중학교 앞 버스정류소에 앉았다.

 

 

이곳은 내 첫사랑이 살던 곳..

효돈은 20대에 사랑에 빠져 그 사랑을 만나러 줄기차게 다녔던 곳이다.
올레를 걸으니 그런 추억과도 만난다.

나이가 먹었어도 첫사랑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뛴다.

드디어 버스를 타고 출발점이었던 남원포구에 도착했다.
4시15분..

5코스는 출발점까지 돌아오는데 딱 7시간여가 걸렸다.

 

 

한 후배(김호경)와 저녁약속이 있었다.

제주시로 가서 사우나를 하고 만나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올레5코스는 걷는 자체 만으로도 힐링을 할 수 있는 코스였다.

5코스가 낭만의 길인 것은 힘든 코스가 하나도 없었고 눈을 뜨고 보기만 해도 마음의 풍족함과 여유를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코스에는 허접한 양식장이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런 아름다움은, 사랑이 너무 아름다워 그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아픔까지 느껴지는 낭만을 준다.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아픔이다.

올레5코스는 그런 짠한 그리움이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이 글을 쓰면서도 지금 나는, 그곳을 어떻게 걸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휙 하고 지나쳐 갔네 하는 느낌을 갖는다.

몸이 말하는 대로 움직여서일까..

 

 

나는 걷는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실크로드 도전에 나서기 전에 걸었던,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떠나기전에 일종의 사고하는 방법을 정해두었다고 썼다.

"길고도 긴 길을 걸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들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오늘 나는 누구인가?

지금의 이 모습인 나는 어떻게 해서 이루어졌나..

그것이 내가 바라던 모습인가..

나는 내 노선을 고수했는가.."


그는 "지혜로움에 이르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나는 지금 더 가볍고 더 비워지고 더 풀어진 상태로 떠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걷는 것에는 꿈이 담겨있다"며 "그래서 잘 짜여진 사고와는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걷는 것은 행동이고 도약이며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제주올레 5코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사랑을 이룰 것이고, 친구들과 걸어도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아끼고 감추고 싶기 만한.. 소중하고 참다운 우리 모두의 사랑스런 올레길로 기억에 담아둔다.

6코스는 또 어떤 곳일까..

말을 시작한 내 몸이 벌써 꿈틀거리고 있다.

 

 

 

 

제주올레5코스
 

▲ 제주올레5코스(제주올레홈페이지)

 

 패스포트 스탬프 확인 장소

시작 : 남원 제주올레 5코스 안내소
중간 : 위미동백나무군락지
종점 : 쇠소깍 휴게소

난이도

난이도 - 중
거리(시간) - 13.8km (4~5시간)

전체적으로는 평탄한 길이지만, 험한 바윗길 구간도 지난다.

 

 

 

일출봉이 아스라이 보이는 남원포구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을 지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오감을 활짝 열고 걷는 바당올레와 마을올레다.

키가 훌쩍 큰 동백나무로 울타리를 두른 마을 풍경이 멋스럽다. 남원읍과 해병대 93대대의 도움을 받아 사라지고 묻히고 끊어진 바당올레길 세 곳을 복원했다. 덕분에 난대 식물이 울창한 숲을 지나서 바다로 나가는 특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제주올레 휠체어 구간

국립수산과학원~조배머들코지(2km, 난이도 상)
시작점주소: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785-1

바다와 마을 풍경을 함게 볼 수 있는 코스로 동백나무 군락지가 울창한 마을올레가 멋스럽다. 폭이 좁은 마을길로 경사가 심하다. 장애인화장실이 없고 위미2리 포구 해안길 입구에서 기존 제주올레 코스를 우회한다. 노랑화살표를 확인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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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사랑 2016-12-07 21:22:46
낭만적인 올레 5코스 후기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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