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선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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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선이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6.12.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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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88.2m 비고: 83m 둘레: 1,859m 면적: 252,799㎡ 형태: 말굽형

 

갑선이오름


별칭: 갑선악(甲蟬岳). 갑선봉
위치: 표선면 가시리 산2-7번지
표고: 188.2m 비고: 83m 둘레: 1,859m 면적: 252,799㎡ 형태: 말굽형 난이도:☆☆

 


오름 모양새가 미처 껍질을 벗지 못한 매미의 굼벵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아직 매미로 태어나지 못한 굼벵이라 했을 정도이니 산 체의 외모를 유난히도 세세하게 관찰을 한 모양이다.

갑선봉이나 갑선악이라고도 부르며 가시리마을에서 가깝고, 마을에서 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으나 현장에 도착을 하면 초입지가 몇 곳이 된다.

어느 곳으로 출발을 하던지 백(back)코스가 아닌 둘레를 거치는 전진코스가 가능하며 이 경우 차량 등의 문제가 된다면 오름 왕복 후 둘레를 돌아서 다시 초입지로 가면 된다.

표고는 188여m로 기록이 되었으나 비고는 그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올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오름의 전반적인 구성은 수림으로 덮여 있어서 사계절 탐방에 큰 어려움이 없으며, 마을 쪽인 서남쪽 방향으로 다소 낮게 벌어진 화구가 있지만 눈에 크게 띠지는 않는다.

또한 마을을 향하는 조망권이나 한라산 능선을 바라볼 수 있으나 동부권의 조망권은 이보다 좀 약한 편이다.

주변은 대부분 농작지와 밀감밭 등으로 이뤄졌으며 예부터 자리를 잡은 민가들도 있다.가시리 권역에도 내놓으라 하는 걸쭉한 오름들이 몇 개 있다.

오름의 여왕이라 일컫는 따라비오름을 비롯하여 대록산(큰사슴이)이 있으며, 마을 공동제를 지내는 포제단이 있는 설오름 등이 대표적이다.

가시리에는 총 13개의 오름들이 산재해 있다.

이 중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름이 갑선이이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 장소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은 보통 형세나 구전되는 내용에 기초를 두고 이름이 붙여졌다. 부르기 편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오름이 있는가 하면, 오르기도 전에 거칠게 들리는 오름도 있다.

군락을 이룬 일대의 오름을 탐방할 경우 가까운 오름을 우선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오르미들은 오름 명칭이 부드럽고 친숙하게 들리는 오름을 먼저 탐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명칭이 붙여진 계기나 해당 오름의 구전되는 내용을 숙지하여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가시리의 갑선이라고 붙여진 명칭의 전래는 너무 특별하게 들리고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갑선이오름은 이 마을을 수호하고 마을사람들의 소망과 평안을 지켜주는 또 하나의 지주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설오름이 마을 포제단을 갖춰서 가시리를 수호한다면 갑선이 오름은 마을의 평온과 무사를 지켜주는 구실을 할지도 모른다.

제주 4.3의 아픔과 슬픔을 겪은가시리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리는 산 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 올레 이후에 제주도에서는 각 마을마다 도보여행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연을 모태로 하는 숲길이나 옛길 등이 있는가 하면 해안 경관을 따라 개장이 된 곳도 있다.

또한 가시리 경우 옛 마을과 전원의 농로를 따라 구성을 한 가름질(가스름길)이 있다.

역사 문화마을 탐방로로 알려진 가름질 중에는 제주 4.3당시 마을의 일부가 초토화 되어 지금은 잃어버린 마을이나 사라진 마을이라 부르는 새가름도 포함이 되고 있다.

제주의 웃뜨리(중산간) 마을이면서도 변화와 발전이 잘 이뤄진 곳이지만 가름질을 통하여 제주의 옛 모습과 가시리의 과거와 역사를 살펴볼 수가 있다.

또한 가름질은 갑선이 오름을 포함하고 있어서 이와 연계하는 탐방으로 만난다면 보다 효율적인 진행이 된다.

 

오름 능선 입구를 들어서면 상록수와 낙엽수들이 겨울에도 푸름을 간직한 채 산책로가 이어져서 기분 좋은 걸음이 되게 한다.

경사가 있어서 다소 거친 심호흡을 하게 되지만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는 때문에 지루하거나 힘들지는 않은 편이다.

탐방로는 정상까지 친환경매트로 깔려 있어서 보다 안전한 발걸음으로 이어지게 된다.정상에서 갑선이를 만났다.

가시리 마을과 주변이 보인다. 그리고 한라산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정상의 동능 방향의 머리를 중심으로 넉넉하게 쌓인 설경을 바라본다.

영롱한 그 모습 자체이다. 정상에 의자 몇 개가 놓여 있는 게 전부다. 특별한 구성이 없이 키가 큰 낙엽송과 상록수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경방초소도 없고 정자도 없지만 의자 몇 개가 쉼터를 대신하고 정상임을 시사한다.

동북 방향으로는 날씨가 좋으면 바다도 볼 수 있으련만 흐린 날씨 탓에 가시거리는 방해가 되었다.

-갑선이를 만났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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