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린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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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린사슴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6.12.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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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742.9m 비고: 103m 둘레:2,258m 면적: 286,247㎡ 형태: 말굽형

 

거린사슴


별칭: 절악(折岳 ). 아록악(丫鹿岳)
위치: 대포동 산2-1번지
표고: 742.9m 비고: 103m 둘레:2,258m 면적: 286,247㎡ 형태: 말굽형 난이도:☆☆

 

 

 

제주의 오름들 중에는 사슴과 관련이 되어 명칭이 붙은 곳들도 더러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동부권 녹산로의 큰사슴이와 족은사슴이가 그러하며 서귀포의 녹하지악과 더불어 거린사슴 역시 이에 해당이 된다.

물론 지금에 와서 사슴을 만나는 일은 없겠지만 그 옛날에는 이러한 곳을 중심으로 하여 사슴의 무리들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는 사슴을 대신하여 노루를 흔히 볼 수 있으며 번식을 양성했던 결과 그 수요의 증가는 고민거리로 등장을 한 상태이다.

노루와 관련하여 오름의 이름이 붙은 곳도 많지만 새삼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오름 탐방에서 그들을 많이 만나는 때문이 아닐까. 

거린사슴에 관련한 문헌에는 과거에 실제 사슴들이 이 일대에서 노니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름의 형태가 주봉을 중심으로 나누어진(갈라진 折) 모습이라 이를 두고서 사슴이 달려가는 모습에 비유했다는 설도 있다.

 
한자로 절악(折岳)이라 표기가 된 것으로 봐서는 꺾어지거나 갈라지는 의미의 가리다(제주방언)를 칭하는 거린과 사슴의 합성어로 추측이 된다.

어쨌든 이 오름을 두고서 인기나 탐방의 묘미를 운운하기에는 단조로운 부분도 있지만 그 옛날을 상상하며 오른다면 느낌이 좋아진다.

거린사슴을 만나는 것은 여느 오름에 비하여 다소 쉬운 편이다. 이동성은 감안을 해야 하지만 1100도로를 기점으로 하여 양 방향 진입이 가능하고 어느 쪽이나 간이 주차가 가능하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는 1100고지와 영실 입구를 지난 다음에 한라산둘레길(2구간) 초입지를 선택하거나,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일방통행로 옆의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1100도로가 만들어진 덕분에 오름의 양방향에서 진입이 가능하며 남쪽 기슭 아래로는 서귀포 일대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만들어졌다.

이 전망대 이름 역시 오름의 명칭을 빌어 거린사슴 전망대라 하였다. 또한 도로변 초입지에는 한라산둘레길 2구간의 시작점이라서 오름 탐방 외에도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진 상태이다.

등성에는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진지동굴이 있으며 이는 하치마키 도로(병참로)와 더불어 한라산 중턱을 파괴한 증거물이다.

서향의 벌어진 낮은 말굽형 굼부리를 지니고 있으나 이즘에 와서 뚜렷한 형세를 만나기는 힘든 상황이라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비고(高) 역시 103m라 오름 탐방으로서 적절한 높이다. 오르는 능선만을 생각한다면 탐방으로서의 적당한 높이이나 환경의 변화가 적으며 경사가 이어지는 때문에 깊고 그윽한 맛은 다소 떨어진다.

구전되는 내용을 정리해 본다면 이곳을 주 무대로 하면서 인근의 녹하지악(오름)으로 이어지는 사슴들의 무리가 상상이 된다.

 
행여 고급관리로 통했거나 센 놈들은 거린사슴을 장악하고 하부 층의 사슴들은 녹하지악으로 밀려나지는 않았으려나. 아니면 더 높은 곳을 점령하고 터전을 넓히려는 야망이 무너져서, 이보다 쉽게 차지할 수 있는 지금의 녹하지악 일대로 확장했을지도 모르겠다.

오름 명칭과 더불어 내력을 상상하며 오르는 동안 거린사슴은 하염없이 많은 추측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정상부에 도착하면 그들이 캠프로 사용했을 것 같은 괴암이 있어서 더욱 상상은 흥미 속으로 빠지게 된다.전망대 주차장 옆에 경방초소가 있으며 능선으로 오르는 입구가 보인다.

워밍업을 운운할 상황이 아닌 곳이기에 사전에 몸 풀기를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전망대에서 일대를 바라보며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행여 이곳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 바라보겠다는 작은 다짐을 지녀본다고나 할까. 거린사슴 탐방의 특징은 100m가 넘는 비고(高)이면서도 정상부로 가는 거리나 시간이 짧은 편이다.

다른 의미로는 그만큼 경사의 폭이 크다는 표현도 된다. 또한 삼나무 군락지 등이 이어지면서 사방을 가리고 있고 탐방로 전반 역시 환경의 변화가 적은 편이다.

어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쓰러진 삼나무들의 모습인데 하필이면 오르는 길목을 차단한 나무도 있어 안타깝게 한다. 탐방로가 별도로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의 숲길을 따라서 오르는 느낌이 좋다.

오르는 방향을 알리기 위한 밧줄만이 인위적인 설치이고 별다른 문명의 이기는 만날 수 없다. 친환경매트는 둘째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 조차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며 일부 오르미들이 다닌 흔적이 길이 된 상태이다.

정상부에 가까워지면서 일대는 소나무 군락으로 변하게 된다. 한편에는 붉은색을 띠고 있는 특별한 모습도 보이는데 조선소나무(적송)들이다. 크고 작은 비교가 되는 만큼 이들에게도 대장을 운운하는 서열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행여 사슴이 아닌 노루라 할지라도 어수선하게 느껴지는 주변이라 찾아올 곳이 아님은 분명하게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한라산의 모습을 시작으로 민머르(오름)와 다래오름 등이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그 옛날의 모습을 그려보면 사슴의 무리들도 이곳에서 한라산 백록담을 향하여 우러러보면서 산신령과의 대면을 끊임없이 원했을 것이다.

정상부에는 괴암이 몇 개 있다. 화산체의 높은 지점을 차지한 암석의 정체가 사뭇 궁금해진다.

사슴의 무리들 역시 이곳을 중심으로 터전을 잡았다면 필히 특별한 대우를 해줬을법하다. 이 바위체가 전하는 암시는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지금은 사라진 그 옛날의 사슴의 화신임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정상부를 만난 후 괴암을 중심으로 하여 전진코스로 갈 수도 있다.

즉, 한라산둘레길(2구간) 방향을 초입으로 할 경우 만나게 되는 탐방로이기도 하다.

다만, 어느 지점을 시작으로 선택할지라도 차량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보통은 백(back)코스를 따를 수밖에 없다.

행여 일행이 있어서 양방향 주차를 한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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