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주해녀 문화와 불턱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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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주해녀 문화와 불턱 리더십
  • 고기봉
  • 승인 2016.12.2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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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봉(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고기봉(제주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불 턱은 바다작업 시작과 끝맺음을 하는 곳이며, 해녀들이 삶을 이어가는 삶터였다.

돌담을 쌓아 바람막이로 만든 불 턱은 거친 파도를 헤엄쳐 뭇에 나온 여인들을 포근하게 안겨주는 어머니의 품안과 같은 곳이었다.


따라서 불 턱은 아름다운 공동체장이며 추위를 많이 타는 해녀나, 먼저 바다에서 올라온 해녀가 불을 지필 수도 있지만, 먼저 일을 끝낸 해녀가 다른 해녀들을 위해 불을 피워놓는다.

물론 뒤이어 올라오는 동료들의 무거운 짐을 받아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서로간의 우의와 신뢰는 이렇게 해서 쌓여진다.


물질은 검푸른 바다에서 목숨을 내걸고 하는 일이니 만큼 단합과 헌신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혼자만 편 하려고 하면, 모두의 안전을 해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솔선수범의 정신은 리더의 필수조건이 된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리더십이 평가받는 것이다.

제주 해녀의 물질’활동을 자연치유력을 갖는 노동이자 해양을 학습하는 연구거리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는 제주의 아름다움을 지키면서 동시에 문화산업, 창의 산업, 생태 산업과 치유 산업으로 이어져 명실 공히 제주의 대표적 '효녀'산업이 될 것이다.

해녀할머니들이 ‘불 턱’에 앉아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어린 잠수를 키우면서 언제부터 바다가 앓기 시작했는지를 후배들에게 들려주기 시작할 때 제주는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고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자격을 갖춘 세계의 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수협의 구성원들과 해녀들이 후속 세대를 길러내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녀 후계자”, “해녀문화전승자”, “마을어장 관리사”, “해녀문화해설사”, “해녀 안전관리사”,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관리사“, ”지속가능한 어로생활사“, 같은 해녀직업 양성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의 수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입을 내는 직업으로서 현재와 미래를 잇는 ‘해녀 활동’에 대한 토론의 장도 마련되어야 한다.


‘물질’을 이어갈 새로운 세대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해녀업과 해녀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해녀들이 알아왔던 바다, 그 바다를 되살리면서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의 토대를 마련하고 나눔과 상생의 문화를 회복해갈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강인한 개척정신과 여성공동체 문화를 중심으로 생태, 경제, 해양 등의 가치를 지닌 불 턱 문화의 리더십은 제주도민에게 해녀는 모두의 어머니이며 정신적 지주요, 제주를 지탱한 버팀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선조들의 방식대로 천 년 역사를 이어온 제주해녀는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배려와 공존의 '불 턱 문화'를 꽃피웠다"고 말 할 수 있으며 제주해녀와 돌담을 접목시킨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제주의 돌 문화(불 턱)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불화와 갈등으로 점점 힘들어지는 제주사회와 한국 사회를 화해와 상생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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