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마지막 배까지..용담3동 다끄내 도대불
상태바
[향토문화]마지막 배까지..용담3동 다끄내 도대불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02.14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갯가 정으로 일일이 닦아 포구 만들어..자연환경 지혜롭게 이용'

 

용담3동 다끄내 도대불(멸실, 변형 복원)

 


다끄내 도대불


위치 ; 용담2동 다끄내 성창
문화재 지정 사항 ; 지정되지 않음
유형 ; 어로신호유적(옛 등대)

 

 

 

용담동 '다끈내' '닥근네'라고 불려지는 이 마을은 약 400여년 전에 용천수가 솟던 돌새미(石泉員, 지금의 물동산) 주위에 김해김씨, 인동장씨, 제주고씨 등이 모이면서부터 이루어졌다.

그 후 여러 성씨들이 모이게 되자 갯가를 정으로 일일이 손질하여(닦아서) 포구를 만들었다 하여 '닦은개(修根浦)'인 것을 발음하여 '다끈개·닥그네·다끄네'라 부르게 되었다.

이를 한자를 이용한 이두식으로 쓴 것이 수근동(修根洞)이다.

옛날 다끄네 마을은 위치에 따라 동가름·서가름·중가름·알가름으로 구분하였으며, 마을이 풍요롭지는 않았으나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는 지혜를 가지고 상부상조의 미풍으로 화목하게 살았다.

그리고 1935∼1936년 2년 사이에는 마을 안에 양원수(養源水)를 마련하여 생활 터전을 다져 나갔다.

그러던 중 1942년에는 마을 주변 농토가 비행장 부지로 수용당하였고, 1945년에는 잃었던 농토를 되찾고 평화롭게 살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1947년에는 마을 공회당을 신축하는 등 희망에 부풀었으나,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나머지 농토마저 8만여 평의 포로수용소 부지로 징발당하는 설움을 겪었다.

게다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비행장이 제주국제공항으로 확장되면서 6만여 평의 농지가 공항부지로 또다시 수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공해로 결국 175가구 750여 명의 주민들은 모든 가옥을 철거하고 정든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2005년 5월 수근동향우회 정기총회 자료집 4∼5쪽)

이 마을 포구는 '동자리·섯자리·뱃자리·샛거리·너븐자리' 등으로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동자리·섯자리·뱃자리'가 포구의 근간으로 '넙빌레'를 정으로 쪼아가며 만든 포구이다.

이 세 자리를 동시에 드나들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샛거리'이다.

'삼거리'라고도 하는데 바다로 나가는 길목이다. '너븐자리'는 1956·1960년 동(40m)·서(57m) 방파제가 들어서면서 생긴 공간이다.

포구 밖이면서도 방파제가 들어서 있어 입출항을 앞둔 배들이 대기소 역할을 한다. 썰물 때에도 배 밑창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고 한다.(제민일보 1993년 4월 27일)

동방파제 두 곳에 도대불이 있다. 앞의 것은 잠망등이라 부른다.

5단으로 쌓은 원형 기단 위에 삼각기둥 모양으로 된 이 도대불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탑 위에 놓인 유리상자에 조막등(용기에 어유를 넣어 솜으로 만든 심지를 꽂아 불을 피웠던 등)을 넣어 불을 밝혔는데 어유는 비근다리 기름이나 구린기름(각종 생선 내장을 썩힌 다음 끓여서 만든 것)을 썼다.

조막등은 석유 등피 또는 커버이트등으로 바뀌어갔다.


뒤(끝)에 자리잡은 도대불은 1957년에 세워졌다. 원뿔형으로 쌓아올리다가 윗부분은 둥글게 마무리하였다.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한 1970년 전까지는 남포불을 썼으며 그 후에는 지금의 전등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잠망등은 전등이 들어온 후부터는 쓰이지 않았다. 이 두 도대불의 등화는 어업진흥회가 책임지고 관리하였으며, 나간 배들이 전부 입항하기 전에 불이 꺼지면 어부 가족들이 다시 불을 켰다.

그리고 마지막 배가 들어오면 불을 껐다. 먼저 쌓은 도대불(위 사진)은 남아 있지만 나중에 쌓은 도대불(아래사진)은 2004년 7월 방파제 확장공사를 하면서 완전히 없애 버렸다가 2007년경 다시 쌓았는데 원래의 도대불과는 모양이나 느낌이 전혀 달라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