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쓰레기 줄이기, 자원 늘리기
상태바
(기고)쓰레기 줄이기, 자원 늘리기
  • 최여울
  • 승인 2017.02.17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여울 제주시 생활환경과 주무관

최여울 제주시 생활환경과 주무관
제주도에는 클린하우스라는 특별한 곳이 있다.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2006년, 전국에서 제주시가 최초로 도입한 쓰레기배출시스템이다.

제주도민이라면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클린하우스에서는 가연성 쓰레기, 재활용품, 종이박스, 스티로폼 등을 종류별로 배출할 수 있다. 그런데 흔히 이 클린하우스 하면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클린하우스를 ‘쓰레기와 자원을 구별하는 곳’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이 두 가지는 큰 차이를 갖고 있다. 필요 없는 것을 쓰레기로 버리면 소각이나 매립 과정을 거쳐 결국 제주도 땅 속에 묻히게 된다. 소각이 되더라도 타고 남은 재는 땅 속에 묻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 없는 것을 정해진 요일에 클린하우스 재활용품 수거함에 배출하면 그것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 된다. 조금만 노력하면 땅 속에 묻을 쓰레기 하나를 줄이고 소중한 자원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다.

방금 나는 컵라면 하나를 맛있게 비웠다.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이 컵라면 용기를 구겨서 가연성 종량제 봉투에 넣어 클린하우스에 배출하면 그것은 쓰레기가 된다. 하지만 물로 헹군 뒤 클린하우스 재활용품 수거함에 배출하면 이는 훌륭한 자원이 될 것이다.

필요 없는 것을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만드는 이 ‘재활용’은 알면 알수록 놀랍고 복잡하다. 생수나 음료를 담았던 페트병은 라벨을 제거하고 뚜껑을 분리하여 발로 밟아 플라스틱류로 배출한다는 것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과자봉지나 라면봉지처럼 무심코 가연성 쓰레기로 배출하던 것들도 클린하우스에 비닐류로 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나하나 신경 쓰며 클린하우스에 배출하면 우리 집을 가득 채운 것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란 걸 알 수 있다.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늘리는 일. 소중하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하루 종일 몸도 마음도 피곤했던 날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오늘은 피곤한데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헹구기 귀찮은데 종량제봉투에 넣어버릴까?’ 나 역시 일이 늦게 끝난 뒤 집에 가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지내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이곳 제주도가 정말 소중하기에 오늘도 난 컵라면 용기를 헹구고 페트병을 밟아 주방 한 쪽에 있는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