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까끄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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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까끄레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2.2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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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29m 비고: 49m 둘레: 1,338m 면적: 132,944㎡ 형태: 원형


까끄레기

 

별칭: 까끄래기. 고끄래기.

위치: 조천읍 교래리 128번지

표고: 429m 비고: 49m 둘레: 1,338m 면적: 132,944㎡ 형태: 원형 난이도: ☆☆

 

 

낮고 허접한 산 체이지만 굼부리 주변에는 으악새가 노래하며 춤을 추는.....

 

오름 명칭의 유래나 어원이 다양하지만 이곳은 참 독특하다.

악(岳)이나 봉(峰), 메(山)는 물론이고 명칭의 유래조차 불투명한 때문에 이해를 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오름과 관련한 몇몇 자료에는 ‘꾸다’ ‘꾸레’ 등과 관련한 내용이 있다. 이는 어떠한 대상을 ‘보살피다’는 정도의 제주 방언을 일컫는데 밭이나 마소들을 살피기 위하여 가는 일과 연관을 한다면 ‘끄레(꾸레)간다’로 풀이를 할 수가 있다.

부르고 쓰이는 까끄래기 외에도 까끄레기나 고끄레기 등으로도 부르지만 표현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다.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제주의 토속적인 표현을 통하여 나오는 '끄레간다'의 변환된 표현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오름을 주변으로 하는 일대가 예전부터 목장 부지로서 탁월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이들을 관리하는 것이 포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쉽게 정했을 법도 하건만 오늘날까지도 유래와 관련하여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명칭을 지닌 오름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 산굼부리가 있으며 목장이나 기타 산업 현장과 관련하여 도로가 만들어진지 오래되었으며 이 도로변을 따라 지나면서 산 체의 외부를 확인할 수가 있다.49m의 비고(高)가 그러하고 외부에서 바라볼 때 이렇다 할 산 체의 특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오름으로 여기기에 한계가 따른다.

 

그러나 이 산 체는 어엿한 굼부리를 지니고 있으며 경방초소가 있을 만큼 주변을 살피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안쪽의 낮은 굼부리를 중심으로 억새왓을 이루고 있으며 일부 잡목들이 자라면서 허전함을 메워주고 있다. 이러한 환경으로 볼 때 일찍이 방목장으로서의 여건이 좋았음을 알 수가 있다.

또한 북사면에는 조림으로 성장을 한 삼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서 밋밋함을 덜어주고 있다. 제주의 여러 오름들 중에 높이가 낮으면서도 비교적 전망이 좋은 곳들은 인기나 선호도를 떠나서 한 번쯤 만나볼 필요가 있다.

특히나 주변을 연계할 수 있으면서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면 더없이 좋은 탐방이 되기 때문에 망설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 포함이 되는 곳 중의 하나가 까끄래기(오름)이다.

조천읍 교래리는 웃드리(중산간) 지역이지만 사설관광지를 포함하는 유,무료관광지가 비교적 많이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산굼부리가 있으며 이곳의 동쪽 편으로 좀 더 이동을 하면 완만하게 형세가 이뤄진 까끄레기를 만나게 된다. 

지금도 오름 주변은 목장이 있고 초지가 이뤄져 있으며 특히 몰(말. 馬)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히나 까끄래기를 만나기 위해서 정해진 산책로를 이용할 경우 목장 옆을 지나게 되므로 몰들과의 인사를 대신하는 교감은 필수적이다.

정상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고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며 도착을 하면 언제나 반전이 이뤄진다. 사방으로 트인 공간을 이용하여서 가깝고 먼 곳의 일대를 전망할 수 있기에 결코 무시하거나 얕봐서는 안 될 곳이다.

정상에 산불예방 감시초소가 있는 자체가 증명을 하듯 그만큼 주변을 향하는 전망이 좋다는 것과도 일치를 한다.

그러기에 까끄래기를 오르는 목적 중 가장 큰 대목은 역시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오르는 경로가 비교적 짧고 단순한데 반하여 이산 체의 특징 중 하나는 분화구이다.

높이가 낮으면서 분화구마저 야트막한 때문에 다른 한편에서는 서러움을 느끼고 심한 자존심의 상처도 받을 법 하다.

그러한 때문인지 쉽게 화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조릿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진입을 할 경우 사방으로 가시덤불이나 촐왓으로 이어지는 때문에 버겁게 느껴진다.

 

그저 등성에서 바라보는 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구태여 힘겹게 굼부리로 들어가서 조릿대와의 불륜의 기회를 가질 필요는 없다. 산체 자체가 크지는 않으며 높이는 429m이고 비고(高)는 49m이다.

외부에서 보면 허리 부분에 삼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으며 정상은 억새를 비롯하여 수풀과 덤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기간에는 입산금지로 규정이 되었지만 정상의 경방 초소에서 방문 흔적을 사인하면 되기 때문에 접근의 어려움은 없다.

이는 제주도 오름의 일부가 그러하듯 미풍양속이나 관례처럼 이어지는 오르미들을 위한 배려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산굼부리 앞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을 하다가 우측 편에 오름이 보이며 입구 주변에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 정해진 탐방로는 마목장 옆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의 말들은 까끄래기를 수호하는 경계병인양 한사코 마주하게 되므로 눈인사를 나누는 정도가 필요하리라.

그만큼 사람들과의 친숙미도 지녔기에 이들과의 교감이 오간다고나 할까.

 

-까끄레기 탐방기

-빽빽하게 들어선 삼나무 숲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편백나무만큼은 못하지만 햇살이 비치는 날씨인지라 이들도 나름 특유의 향을 발산하면서 응원을 보내주는 역할을 하였다.

특별히 산책로의 구성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연 그대로의 길을 따라 오르는 느낌은 오히려 더 좋았다. 바닥은 친환경매트나 목재 계단은 물론이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 등 인위적인 구성을 거부한 채 자연 그대로였다.

숙대낭(삼나무)에서 떨어진 잎새들이 쌓이기를 반복하면서 흩어져 있고, 사람이 드나든 흔적을 따라 부분적으로 흙이 보였다.

정상부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기에 오르는 동안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겨를도 없이 진행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열린 지역에 도달하게 되었다.

숙대낭 군락를 벗어난 후 마무리 지점은 수풀과 덤불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사이로 드나드는 길이 있다. 기슭을 오르고 나니 맨 먼저 불조심 깃발과 경방초소가 보였다.

산불예방 강조기간 중이라 이곳에 관리인이 상주를 하고 있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수고하심에 대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까끄레기 정복을 시작했다.

까끄래기 등성 자체가 낮은 굼부리를 포함하여 숲이 없이 펑퍼짐하게 이뤄진 대신에 사방이 열리는 이점도 있다. 단순한 면과 함께 쉽고 편안한 점이 있기에 전망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샛바람이나 마파람 등 계절풍에 실린 청정의 공기와 숲을 포함하는 자연의 향기는 언제나 이곳을 지나게 된다.

좀 더 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서 이동을 해봤다. 특별히 볼거리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까끄래기 역시 자신의 어깨를 밟으며 가벼운 운동을 할 것을 주문해왔기에 기꺼이 따라 한 것이다.

구태여 사랑하고 싶은 계절을 논한다면 역시 늦가을이 좋을 것 같다. 퇴색이 된 억새 물결을 따라 오가면서 으악새 슬피 우는소리도 들을 수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이들의 모습을 뚜렷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부를 스치는 바람이 불고 가을이 불어오며 억새가 불어대는 그 시기가 참 좋을 것 같다. 앙증맞을 만큼 낮고 작은 굼부리 안의 모습은 억새와 잡초들이 주를 이루고 특이하게도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몇몇 잡목들이 그 주변을 차지하고 있지만 역시 대세는 조릿대였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가시덤불 등이 장악을 하여 쉽사리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다.

구태여 들어가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에 한동안 선 채로 내부를 살피는 것으로 대신했다. 결코 저평가가 될 산 체가 아님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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