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00세 인생, 인생내공, 서귀포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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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0세 인생, 인생내공, 서귀포다움
  • 홍기확
  • 승인 2017.03.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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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확 서귀포시 감귤박물관운영담당

홍기확 서귀포시 감귤박물관운영담당
지금 당신이 40세라면 죽을병이 걸리지 않는 한 100세까지 산다.
현재 베이비부머세대.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살 수 밖에 없었다. 공부할 수 없었다. 운이 좋아 공부를 했으면 밥벌이를 위한 공부를 했다. 할 만큼 했다. 남편이라면 목숨을 걸고 일했다. 아내라면 죽어라 시부모, 남편, 자식들 뒷바라지했다.

우리의 부모세대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나요? 누구나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다시 부모세대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요? 자신 없게 대답할 것이다. 남편은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내 몸은 차가웠다고. 아내는 남편과 자식들의 꿈이 커질수록 내 꿈은 작아져만 갔노라고.

서귀포시 감귤박물관은 『인생내공! 아동한자지도사 자격증 취득과정』을 개설했다. 접수자들은 40년대 생에서부터 80년대 생까지, 표선에서 안덕까지 퍽이나 다양했다.

개강 전 눈시울이 시큰해지는 전화를 받았다. 개강일에 수업을 들으려 했는데, 서울에 급히 갈 일이 생겨 결석을 보고한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인 한 마디가 쿵하고 가슴을 울렸다.

“꼭 공부하고 싶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절대 안 빠지겠습니다.”
빠져도 관계없다. 밥벌이를 위한 공부를 안 해야 엄마한테 혼난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관계없다. 성인이 돼서 하는 공부는 못해도 아빠한테 혼나지 않는다. 전화 온 분의 나이를 찾아보니 칠순잔치가 내일모레다.

이제 서귀포다움은 ‘공부’다. 화재에는 발화점이 있다.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이어진다.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불꽃을 피울 수 있도록 감귤박물관의 한자강좌가 발화점이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감귤박물관이 서귀포다움을 지킬 수 있는 인문학으로 무장된 ‘민병대(民兵隊)’ 양성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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