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친절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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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친절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
  • 현은재
  • 승인 2017.03.1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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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은재 노형동 주민센터 주무관

현은재 노형동 주민센터 주무관
길게만 느껴졌던 3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이 끝나고 어느덧 노형동 주민센터에 신규발령을 받은 지도 약 두 달 가량이 지났다.

내가 여기서 맡게 된 업무는 민원인들을 도와 가족관계관련 서류, 인감, 등∙초본의 발급 등을 하는 일이다. 이 업무들이 어쩌면 사람들이 주민센터를 가장 많이 찾게 되는 이유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주민센터에 찾아오는 민원인들은 연령층도 다양하고 지역 주민 여부와 관계없이 이곳에 방문해서 서류를 발급해 가기도 하며, 서류를 발급함에 있어서도 각자마다 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다. 그리고 그만큼 나에게 원하는 친절의 기준도 다양하다. 친절에도 다양성이 요구된다는 것, 그것이 짧다면 짧은 지금까지의 공직생활 동안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민원인은 업무 중간 중간의 짧은 대화를 친절로 기억하기도 하고, 또 어떤 민원인은 대화보다는 빠른 일 처리 자체를 친절로 기억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처럼 얼핏 단순하고 간단해 보이는 업무들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민원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들여야 한다.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 국어사전에 ‘친절’을 검색하면 나오는 정의다. 대체 친절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각자에게 어울리는 친절을 베풀 수 있을까? 요즘 내가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이다. 지난 두 달 동안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았을 때 나는 과연 나를 찾아왔던 민원인 각자에게 알맞은 친절을 베풀고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아직 익숙하지 않은 업무, 그리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친절만을 베풀고 있던 것은 아닌가 고민해본다.

아직 노련하지 않은 업무에, 다양한 민원들에 가끔은 힘이 들 때도 있지만 매 순간 친절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며 한 사람을 대함에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을 또 한 번 다짐해본다. 그리고 앞으로의 나의 노형동 주민센터에서의 생활은 구체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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