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열두 동굴'..서홍동 황우지해안갱도진지(진양특공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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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열두 동굴'..서홍동 황우지해안갱도진지(진양특공기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03.2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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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병기 자살특공대, 소형 어뢰정 숨겨 두는 동굴' 추정


서홍동 황우지해안갱도진지(진양특공기지)

 

황우지해안 신요오(震洋)특공기지


위치 ; 삼매봉 아래 황우지해안 절벽에 있다. 외돌개 가는 반대편 길로 가면 가파른 계단이 있고 이 계단을 내려가서 왼쪽으로 수백m를 가야 한다.


문화재 지정사항 ; 비지정
시대 ; 일본강점기

 
 

 

삼매봉 남쪽 해안은 외돌개, 우두암, 선녀바위 등이 있고 절벽과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여기서 동쪽은 황우지 해안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 곳 절벽에는 인근 주민들이 '열두 동굴'이라 부르는 높이 약 3m, 폭 약 3m, 깊이 10여m쯤 되는 인공굴 13개가 있다.


이것은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 말기에 미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판 것이다. 일본군은 미군이 상륙하려 할 때 폭탄을 실은 '소형 어뢰정에 몸을 싣고 함정에 부딪혀 적과 함께 자폭'하도록 어린 병사들을 훈련시켜 두고 있었고, 그 소형 어뢰정을 숨겨 두는 곳이 바로 이 동굴이다.

따라서 동굴에서부터 바다 속으로 기차길과 같은 레일이 깔려 있었다. 삼매봉 해안에는 일본 해군 제119진양대(震洋隊)가 주둔했다.

그러나 미군이 제주도에 상륙하기 전에(사실은 상륙할 계획도 없었음) 일본이 패망함으로써 일본군의 이와 같은 전술은 실천에 옮겨질 기회를 잃고 말았다.

이 같은 계획은 일본의 '결7호 작전'에 따른 것이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의 일본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하여 세운 '일본본토방어작전'을 "결□호 작전"이라고 하는데 이는 연합군의 예상 진격로를 7곳으로 설정하고 그 진격로를 막는 작전이다.

일본 본토 방어를 위한 제주도에서의 작전이 '결7호작전'이라는 것인데, 종전 직후 일본군 장교 두 사람이 작성한 『조선에서의 전쟁 준비』라는 책에 보면 "……濟州島に對する作戰準備の促進は最大の急務とな……"라는 귀절이 보인다.

1945년 4월초, 일본대본영 회의에서는 미군이 제주도를 거점으로 큐슈 북부를 공격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군의 제주도 상륙 시기를 8월 이후로 예상하여, 2-3개 사단을 제주도에 증강하여 제주도를 사수할 사령부를 신설하도록 결정하여 당시 인구 20만 정도였던 제주도에 일본 정규군 7만여명이 집결하였다.

그리고, 독력으로 제주를 사수할 것을 명령한다.(sbs 『그것이 알고 싶다』"1945년 제주 결7호 작전의 비밀". 1993년 방송) 이 작전에 의하여 일본군은 제주도의 해안선을 1차 저지선으로, 중산간 오름들을 2차 저지선으로, 어승생에 지하요새를 만들어 최후의 결전장으로 작전을 세웠었다.

일본 자료인 '사진집-인간병기 진양특별공격대'에는 격납호(格納壕)라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곳은 '진양정격납호'(震洋艇格納壕)로 구축된 것이다.

진양특별공격대는 나무합판으로 만든 배에 2백50kg 정도의 폭약을 싣고 상륙하는 함정을 향해 자살공격 하는 것이 주 임무로 알려져 있다.

삼매봉 해안에서 확인되는 갱도는 모두 12곳이다. 각각 15m 안팎의 거리를 두고 직선으로 나란히 뚫려 있다. 길이는 약 10m에서부터 최장 30m까지 이른다.

내부 폭은 3m에서 450cm까지 다양하다.이곳 갱도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열 번째 갱도다. 이 갱도는 직선형으로 된 것 같지만 내부는 열 한번째 갱도와 연결돼 있다. 전체적인 구조가 h자 형으로 된 갱도인 것이다.

갱도 모양으로 볼 때 이곳은 어뢰정을 수리하고 조정하는 용도로 구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구조는 송악산해안의 자살특공정기지에서도 볼 수 있다.이곳에는 어떤 부대가 주둔했을까.

아직까지 일본군 자살특공기지로만 알려져 있지 주둔부대의 실체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진집-인간병기 진양특별공격대'를 보면 삼매봉 해안에 주둔했던 부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은다.

즉 이곳에는 제주 주둔 진양대 가운데 제119진양대가 주둔한 것으로 나타난다.

다나카(田中)부대로 불린 제119진양대는 총 1백87명으로 편제됐다. 1945년 3월30일 편성돼 같은 달 25일 진해경비부로 배속된 뒤 그해 4월9일 서귀포에 배치됐다.

자살특공정인 '진양'은 5형(五型) 26척이 배치됐던 것으로 나타난다.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삼매봉 해안에는 실제 일본해군의 자살특공부대인 진양대가 주둔했던 것이다.

이들은 직접 지귀도를 한바퀴 돌면서 실전에 대비한 연습에 나서기도 했다.(한라일보 2008년 4월 17일)


이와 같은 인공진지동굴은 제주도 해안의 곳곳에 많이 남아 있다.

성산 일출봉의 해안 절벽, 송악산 남동쪽 산이수동 해안 절벽, 고산 수월봉 해안 절벽 등 특히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일본군의 헛된 욕망에 의해 보기 흉하게 구멍이 뚫려 파괴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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