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동에서도 청보리 축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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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동에서도 청보리 축제 열린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3.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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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안지 오름 인근 들녘에 청보리 바닷 물결 ‘출렁’...5월 20일경 개최

 
 (사진제공=우상준 본지 객원기자)

오라동 한울누리공원 인근에 조성된 청보리 밭에서 파란물결이 출렁거리고 있다.

올해 가파도청보리축제가 개막식과 폐막식이 없는, 청보리만 보며 즐기는 대폭 간소화된 축제로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라동 열안지 오름 인근에서 제주시 청보리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라 주목되고 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오라동 산 76번지 20여만평 일대에 조성된 청보리밭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에서 열리게 되는 청보리축제 장소는 오라동 산 76번지(열안지 오름 인근, 한울누리공원)에 조성된 곳으로, 지난해 가을철에는 메밀꽃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다.

 
 (사진제공=우상준 본지 객원기자)

"이곳에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문성욱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보리축제는 좋은 곳을 혼자 보기에는 아까워 추진하게 됐다”면서 “거창하게 개막식이나 폐막식이 있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개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씨는 “모든 도민이나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할 것”이라면서 “다만 화장실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난감해 했다.

문 씨는 “청보리 축제 장소는 무료로 개방하는 것으로써 간이화장실을 준비하더라도 비용이 따르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씨는 또 “축제기간에는 제주향토음식인 빙떡과 메밀소바 등을 판매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기간은 5월20일경 개방할 계획이라고 한다(문의=010 7912 9999).

한편 청보리축제 장소는 지난해 ‘한라산이 품은 오라! 메밀꽃 나들이 행사’를 개최한 곳이다.

제주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난 후 그 밭에 보리를 파종해 이듬해 봄에 추수를 했다. 보리를 파종하는 일은 일일이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서 온 식구들이 나가서 땀을 흘려야 했다.

제주의 보리는 크게 쌀보리와 맥주맥 보리로 나누어진다. 쌀보리는 모양이 둥글둥글하며, 맥주보리는 길쭉길쭉해서 눈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쌀보리는 식구들의 식사용으로 많이 사용됐으며, 맥주맥 보리는 맥주를 만드는 원료로 농협에서 공동수매 했다.

보리파종은 대체적으로 고구마를 캐고 난 밭에서 이뤄졌으며, 보리 파종은 일일이 손으로 거름과 씨앗을 함께 섞어 소나 말이 밭을 일구면 사람이 한고랑 차근차근 어깨에다 채(삼태기)를 메고 뿌렸다.

이렇게 뿌린 씨앗을 모두 한꺼번에 덮어 두려면 설피를 이용해 흙으로 씨앗을 덮어두거나 소나 말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덜기도 했다.

보리는 보통 음력 10월말을 전후로 파종을 마무리 한다. 이렇게 보리를 파종하고 나면 참새들이 반갑다고 노래 부르며 온 동네 친구들은 물론, 멀리 있는 가족, 친구들까지 불러댄다. 이는 추운겨울이면 새들도 먹이가 모자라기 때문에 보리 파종한 밭으로 많이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농부들은 씨앗을 참새가 먹어버릴 것을 예상, 많이 뿌리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허수아비도 세워보고, 깡통도 메달아보고, 대나무에 봉다리(봉지)도 펄럭여 보기도 했다.

그래도 참새나 들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을 비웃듯 씨앗을 모두 주워 먹어 버린다. 화가 난 농부들은 최후의 카드를 들고 극약 처방을 내리게 된다. 극약처방이란 참새나 들쥐가 좋아하는 보리에 농약을 섞어 뿌려두는 거다.

참새와 들쥐들은 깜~쪽같이 속아서 보리인줄 알고 주워 먹었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옛말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참새가 방앗간은 그냥 못 지나가지만, 우리 농부들 역시 한 해 농사를 망칠 순 없는 일이었다.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식량을 먹고 돈을 쓰다보면 ‘고사리장마’가 시작되면서 보리 수확하는 시기까지 얕은 장마가 계속 된다. 이때쯤 되면 작년에 수확해서 남겨둔 식량도 모두 떨어져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농가로선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보리수확이 빨리 하고 수매를 해야만 첫 수입이 들어오게 되는데 여물지 않은 보리를 수확할 수는 없었다. 한해 중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여서 흔히 ‘보릿고개‘라 했다.

산 입에 거미집을 칠 수는 없으니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것을 구해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기고 드디어 보리 수확을 하게 되면, 우선 다음해 5월 다시 수확을 할 때 까지 보릿고개를 견뎌낼 양식을 먼저 비축해야 한다.

나머지는 농협을 통해서 공동구매로 판매를 하게 된다. 공판하는 날이 미리 지정되면 농부들은 한 해 동안 농사지은 곡식이 가장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보리 건조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촬영 = 우상준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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