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바닷가에 우뚝..종달리 성개납돈짓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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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바닷가에 우뚝..종달리 성개납돈짓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04.0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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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왕맞이'는 선박의 안전, 풍어 기원, 조업의 무사 빌어


종달리 성개납돈짓당


종달리 돈짓당
위치 ; 구좌읍 종달리 동북쪽 바닷가
문화재 지정사항 ; 비지정
시대 ; 조선시대

 

▲ 종달리_돈지당(근경).

▲ 종달리_돈짓당

종달리 마을 북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하도리 쪽으로 가다보면 바닷가에 홀로 우뚝 솟아 있는 괴석이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어떤 짐승이 고개를 들어 울부짖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 괴석 앞에 좁고 낮은 돌담을 두르고 당으로 삼고 있다. 당의 왼쪽에는 직경 15-20㎝ 정도 크기의 납작하고 동들동글한 바닷돌들을 점점 위로 오므라지게 하면서도 속이 비게 정교하게 쌓아올려 만든 궤가 있다.

궤 속에는 사과·배·귤 등의 과일과 물색이 들어 있었다. 당의 울타리 안 괴석 틈에서 갯쥐똥나무(우묵사스레피나무)가 어렵사리 자라고 있는데 여기에 물색이나 천원짜리 지폐 등을 묶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종달리의 당 신앙은 오늘날에는 활발하게 행해지지 않고 있다.

1987년에 발간된 里誌 《地尾의 脈》에 〈…유서 깊은 당의례는 본리 여러 곳에 산재한 당에서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왕성하게 이루어졌으나 오늘날은 종달본당(오막개에 위치함)과 다른 몇몇 당(돈짓당·일뤠당)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종달본당에서는 매년 정월 초4일부터 사흘간 정기의례를 치르고 있다.

일부 리민들은 나름대로 날을 정해 의례를 행하는데 정해진 제물을 차리고 가서 마을·가족의 안녕과 건강, 소원성취, 복을 빌고 있으며, 다른 당에 찾아가는 일부 리민들도 이와 유사한 내용을 기구한다.
그러나, 바다에서의 무속의례는 다양한 편이다.

부락민 전체가 참여하는 '잠수굿'이 간헐적으로 행해지다 30년 전에 종식되었고, 일부 불교신자들만 참여하는 '용왕제'가 10여년 전에 있었으나 4년 동안 행해지다 이도 중단되었다.

그렇지만 '요왕맞이'는 선박의 안전, 풍어 기원, 조업의 무사를 비는데 여기에는 海女·漁夫·船主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오래 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요왕맞이'는 길일을 택해 1년에 2∼3회 정도 돈짓당 아니면 바닷가 적당한 장소에서 제물을 차리고 기원하는데 심방을 반드시 대동하고 있다.


기원이 끝나면 차리고 온 제물로 각자가 '지'를 싸서 바다에 던지는데 '지를 싼다' 함은 백지에 각 제물을 조금씩 떠놓아 싸는 것이다.

이것은 해상의 안전과 풍어를 위해 해신에게 던져 바치는 것인데 이를 '지드린다'고 한다.

지의 수효는 용황에게 1, 그리고 물에서 돌아간 각자 집안의 영령 수대로 맞추는 데 비해 당의례에선 걸명을 하여 '하르방' '할망'에게만 드리고 있으니 그 차이가 있다 하겠다.…〉(地尾의 脈 213쪽)라고 기술하였으며, 돈짓당의 유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돈짓당은 요왕맞이 제를 지내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답사할 때마다 과일·명태·과자·사탕 등 제물이 놓여져 있고(2005년 10월 9일 촬영한 위 사진 참조) 지전 물색도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서 많지는 않지만 바다에 관련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다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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