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걷는다(21)"..'비밀의 길'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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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걷는다(21)"..'비밀의 길'을..(1)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7.04.12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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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21코스 탐방기)오조리-종달리, 돌담과 새하얀 쌍안경 모래사장 압권

 

올레꾼에게는 올레꾼만이 갖는  몇 가지 특권이 있다.

올레길 만큼은 언제나 항상 어디든 누구나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것과 올레길에서 만난 올레꾼과의 공감하는 대화, 그리고 올레길에서는 내가 걷고 싶은 만큼만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구애받지 않는 걸음걸이로 가고 싶은 만큼만..
쉬고 싶을 때는 아무 때나 쉴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이 올레길은 건강을 위한 힐링의 길이거나, 스스로를 찾는 구도의 길이거나, 순례자의 마음으로 걷는 순례의 길이거나..

내 선택에 따라 어떤 길이라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6개월여 올레길을 다니는 동안 내가 만난 올레길은 일종의 무념무상의 길이었다.
그저 걷고 또 걷고.. 걷다 보면 끝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야할 목적지가 있다는 것만 해도 실은 올레가 주는 의미로서는 큰 것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이지만 아무나 걸을 수 있는 길은 아닌 올레길.

그래서 올레는 걸어야만 도달 할 수 있는..그것도 아주 작은 결단이라는 용기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4월9일(일요일)은 날씨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아침 하늘을 보니 잔뜩 찌푸려 있었고 곧 비라도 쏟아질 듯한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 날씨예보는 계속 흐림이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날씨가 어떨지 몰라 속에 옷을 하나 더 껴 입고 출발했다.

21코스는 걷기 전부터 괜히 기분이 좋았다.
비록 우도(1-1)와 추자도(18-1) 코스는 남아 있었지만 제주올레의 마지막 코스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걸었던 거리보다 훨씬 짧은 10.5km(실제거리는 11.5km)라는 거리는 출발하는 시간조차 여유를 부리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아마 4시간 정도면 충분히 걸으리라..

21코스 출발점인 오조리 해녀박물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10분경이었다.

 

바닷가여서인지 날씨가 차가웠다.

내심 옷을 하나 더 입고 오기를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스탬프를 찍고 올레리본을 찾는데..어떤 아주머니가 "올레길은 배가 있는 쪽으로 가야 해요.."라고 말해준다.

배를 향해 걸어갔다.
해녀호, 제주호, 탐라호라는 이름이 붙은, 3척의 배가 전시돼 있었고 그 옆길에는 커다란 닻과 키가 놓여 있었다.
길은 그 닻길을 따라 걷도록 안내했다.

곧 연대동산이라는 언덕이 나온다.
아주 예쁜 숲속길이었다.
봄을 맞아 파릇파릇한 풀과 나무들이 싱싱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새소리까지 더해져 이 숲속길은 짧지만 산뜻한 올레길을 제공했다.

 

이제 길은 면수동이라는 마을길로 안내한다.
높지 않은 집들..
호젓한 평화로움이 묻어나는 마을이었다.


이곳은 하도리 소속이다.
예쁜 집들과 함께 노란 유채꽃이 마을길을 환하게 만드는 곳.
이제 길은 다시 돌담이 아름다운 들길로 이어졌다.

영락없는 시골길이었다.
이곳에 다다르니 9.5km가 남았다는 표시가 있었다.

이곳을 지나니 낯물밭길이라는 올레안내판이 서 있었다.
면수동의 옛 이름으로 낯물마을에 있는 밭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길은 밭담과 어우러진 생산의 길이었다.

 

 

아직 수확하지 않은 무밭이 많았다.
21코스는 돌담이 가장 빛나는 코스였다.

21코스를 걷는 내내 밭과 밭을 구분하는 밭담이 밭에서 자라는 작물인 푸른 색과 더불어 그림처럼 이어졌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돌담은,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길은 또 시멘트길을 걷다가 흙길로 안내했고 가다 보면 마을과 함께 나타나 그림이 되곤 해서 눈길을 계속 사로잡았다.
그런 길을 계속 걷다 보니 저멀리 다랑쉬오름이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어느 코스에서는 주인공이 다랑쉬오름이 되더니 이곳은 멀리 보이는 하나의 오름일 뿐이었다.

이런 길을 따라 걷는데 드디어 커다란 무밭이 나타났다.
무를 수확하는 밭이었다.
컨테이너에 담긴 무들이 줄을 서서 있거나 무만 줄을 서서 놓여 있는 모습도 보였다.
10여명 이상이 앉아 열심히 무를 수확하는 현장이었다.

이곳을 지나자 곧 거대한 별방진이 나타났다.

 

 

 

 

별방진은..

 

하도리 별방진성(別防鎭城)


성은 하도리 마을을 둘러싸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중종5년(서기1510) 목사 장림이 쌓았다. 왜선의 정박지가 우도였기 때문에 왜구를 막기 위하여 김녕의 방호소를 이 곳으로 옮겨 별방이라 하였다.

둘레 2890자, 높이 7자, 동 서 남 세 곳에 문(초루)이 있었다. 지금도 '동문' '서문'이라는 명칭이 남아 있다. 성 안에는 샘이 2 곳 있었으나 해변이므로 물맛이 짜다. 다른 진보다 병력이 갑절이나 되었다. 성을 쌓을 때에 흉년이 심하여 부역 장정들은 인분까지 먹어가며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도 한다.(현장의 안내판)

지리적 위치는 동경 126°52′ 북위 33°21′에 해당한다. 둘레 960m의 타원형 성으로 전체적인 지형은 남고북저(南高北底)가 되고 있다. 성의 보존 상태를 보면 동문지와 서문지는 민가에 의해 변형되어 그 위치만 찾아 볼 수 있으며, 남문지에는 옹성(윗 사진)만이 훼손이 심한 상태로 남아 있고 문루는 남아 있지 않다.

남문지의 동쪽은 1995년 일부를 복원하였는데 2단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속채움은 돌만 사용한 구간이 있고 돌과 흙을 혼용한 구간이 있다.

성벽 상부는 완벽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없어 정확한 형태는 알 수 없으나 미석(眉石 ; 석성의 상부, 여장 밑에 여장을 쌓기 위해 눈썹처럼 판석을 약간 나오게 설치한 돌)과 여장(女墻 ; 성 위에 쌓은 낮은 담으로 총구와 타구(朶口살받이)가 있는 구조물)이 있었다고 주민들은 증언한다.

옹성의 축조는 성벽과 일체식으로 하였으나, 치성(雉城)의 축조는 성벽을 먼저 축성한 후 덧쌓는 방법으로 하였다.(제주의 방어유적 80-90쪽) 치성은 동-남-서쪽 세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서문에는 옹성터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복원과정에서 남문과 동문 사이 치성 안쪽에 경사면을 설치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자료도 없고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추정해 본다면 바퀴 달린 대포를 성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시설이었을지 모르겠다. (고영철의 역사기행 발췌)

 

 
 

 

애월에서는 토성을 걸어봤는데 이곳은 돌로 만들어진 거대한 성이었다.


마을을 안고 선 이 별방진은 사람이 오르도록 하고 있지는 않아 그냥 빙 돌아 나왔다.

이 하도마을 또한 새로운 마을모습으로 변신하는 중이었다.

집들이 차츰 현대식으로 변해가고 있는 듯..

이 마을 돌담들이 또 참 예뻤다.
올레길은 마을 안쪽으로 안내했지만 나는 바다쪽으로 나와 이 성을 바라보기로 했다.
해변으로 나와보니 하도포구가 나오고 별방진이 바다를 향해 우뚝 서 있는 모습 또한 더 장대해 보였다.

 
 

 

이 마을 한쪽에 도착하니 이제 3km 지점에 이르렀다.

돌담을 따라 마을길을 걸었다.
별방진으로 둘러싸인 이곳 하도리는 노란 유채꽃과 함께 봄을 빛내고 있었다.

이 마을을 다 나오자 길은 다시 들길이다.

흑룡만리 밭담이 더욱 아름답게 나타나는 곳.
이 길을 따라 해안도로까지 가는 동안 밭담과 하얗고 노란 꽃들이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걷는 길을 즐겁게 만들었다.

 

 
 

구불구불..
그 길을 따라나오는 동안 봄을 만끽하며 걷듯 각가지 그림같은 풍광을 마음껏 감상했다.

올레는 이제 해안도로로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돌무더기가 있는 곳에 중간스탬프 포스트가 놓여 있었다.
스탬프를 찍은 시간은 11시39분이었다.

 

 

 

 

 

이 해안도로를 조금 걸어나오자 하도리 신동코지 불턱이라는 표지가 나타났다.

'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곳이며 작업 중 휴식하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물질에 대한 지식, 불질요령, 어장의 위치파악 등불질 작업에 대한 정보 및 기술을 전수하고 습득한다.


신동코지 불턱은 하도리 신동에 위치한 불턱으로 규모가 크며 장방형을 띠는데, 제주도내에 있는 불턱 중에서 넓은 쪽에 속한다.


동쪽과 서쪽을 두고 가운데로 가름 담을 만들었으며동쪽 불턴 내부는다시 동서 방향으로 3분의의 1 정도의 면적을 가름담을 만들어 슬레이트 지붕까지 올렸던 흔적이 있다.
벽면에 '1979년 3월29일 준공과 잠수만복이라는 흙손을 이용한 글씨가 시대상을 반영한다‘
는 설명이 쓰여져 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이번에는 각시당이라는 표지가 서 있었다.

 

 

각시당

영등할망(바람의 여신)에게 해녀들과 어부 그리고 타지에 나가 있는 신앙민들의 무사안영과풍요한 해산물 채취를 기원하는 의례를 치르는 곳으로 고복자 심방이 모든 의례를 집전한다.


해녀들의 신앙인영등맞이굿은매년 음력 2월13일 치러지고 있으며 영등할망, 선왕 그리고 신앙민의 몫으로 매(쌀) 세 그릇, 돌레떡, 생선,과일,야채, 전, 삶은 계란,술, 지전 등을 해녀들마다 정성스럽게 준비해 와서 올린다.


모든 이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굿판이 끝날 무렵에는 각자 갖고 온 쌀점(쌀재비)을 보아주며 심방의 액막이가 끝나고 나서는 준비해 온 재물들을 조금씩 때 내어 바다에 바치는 의례인 결명을 한다.


그리고는 정성을 다해 바다를 향하여 올 한해 바다에서의 무탈과 온 가족의 안녕을 두손 모아 빌고 또 빈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이 각시당 안을 들여다 보니 그곳에는 누가 다녀간 듯 과일 몇 점과 떡이 놓여져 있었다.

 

 

 

이 해안도로 길을 따라 걷는데도.. 한라산 방향으로는 여전히 곱디고운 돌담길이 제주도의 또다른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해안도로 길은 다시 해안들길로 안내했다.

바다를 아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길이었다.
걷는 동안 바다나 조그만 환해장성 돌담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간 용암의 모습이나 하나같이 그럼처럼 아름다운 길이다.

토끼섬이 바라보이는 해안도로 입구..
그곳에는 올레21코스 토끼섬-지미봉 입구까지 통제한다는 안내판이 서 있었다.
토끼섬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이었다.
5km 지점이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토끼섬은 천연기념물 제18호로지정된 문주란 자생지 라는 올레표지가 이곳에 서 있었다.
이곳 의자에 앉아 잠시 쉬면서 주위를 살폈다.
해녀석상이 보이고 토끼섬에는 해안쓰레기가 가득 했다.
그리고 멀리 이제 조금 있으면 올라야 할 지미봉이 우뚝 서 있었다.


장관이 펼쳐지는 바다와 맑고 고운 바닷물이, 고즈넉한 오후를 맞이하게 했다.

멜튼개라는 곳에 다다랐다.

 

 

멜튼개란..

갯담은 바닷물을 이용하여자연스런 겹담형식으로 둘러쌓고 밀믈에 들어왔던 고기떼들이 썰물이 되면 그 안에 갇히어 쉽게 잡을 수 있게 해둔 장치를 일컫는 말로 원담이라고도 한다.
맬튼개는 하도리 굴동에 위치한 갯담이다.


문주란섬 가까이에 있으며 자연빌레를 이용한 이중 갯담으로 지금도 고기가 몰려들고 있는 살아있는 유적이다.
멜(멸치)이 많이 몰려들어 잘 뜨는 개라서 멜튼개라고 이름지었다
.는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이곳을 지나자 남은 거리는 5.5km..이제 거의 반 정도를 걸었다.

이제부터는 이 마을 고유의 바다장관을 보여주는 길이 이어졌다.

물이 다 빠져나간 이곳 바다는 볼거리가 참 많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아름다움은 아직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영등의 바당이라는 하도어촌체험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바다는 지금까지 봐온 어떤 바다보다도 극강의 아름다움으로 짜안..하고 나타났다.
그 바다를 향해 난 길을 따라가자 가까이 지미봉이 보이는 해변이 하나 턱 하고 나타난 것이다.

새하얀 모래가 빛을 발하는 곳이었다.

그 어떤 해수욕장 보다도 더 예쁜 하얀 모래가 반짝반짝 ..
최고의 풍광이었다.
바로 그 옆, 파란 해파리가 쌓인 곳에서는 동네 아주머니들인 듯 우뭇가사리를 줍고 있었다.

 

이제 올레길은 그 하얀 모래를 따라 걷도록 안내했다.
걸으면 걸을 수록 보면 볼수록 이곳은 그 해변 자체가 보물같은 곳이었다.


새하얀모래가 에메랄드및 바다와 어우러져 빛나더니 멀리 보이는 지미봉과 함께 그림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제주도 어떤 곳에서도 지금 이곳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지켜내고 있는 곳은 없다.
아마 제주도의 마지막 보물, 하얀 백사장이 빛을 발하는 지금 보이는 것이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

 

 

 

 

더욱이 이 길을 따라 걸으면서 바다를 보니..
할말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깨끗했고.. 설명이 더 이상 필요없는 최상의 길이었다.

정말 숨기고 싶은, 아름다운 비밀의 해변이 거기에 숨어 있었다.

아쉬운 마을으로 그 길을 다 걸어나오는데..
위에 올라 다시 보니..
이곳은 두 개의 만으로 이뤄진 쌍안경 해변이었다.


말을 더할 필요 없는, 제주올레 전 코스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었다.

올레길은 다시 해안길을 따라 걷게 했다.
조금 걸어가니 다시 또 하얀백사장쪽으로 걷게 했다.
21코스는 이처럼 밭담과 함께 하얀 백사장이 가장 특징적인 곳이었다.


나무데크가 놓인 바닷길을 따라 걸었다.
이 길을 다 걸어나오니 하도리 철새도래지 입구에 도착했다.

사람과 자동차를 통제하는 듯 방역초소와 함께 입구에서 출입을 막고 있는 것 같았다.


하도해수욕장..
그 옆길로 난, 길고 긴 다리를 걸었다.


하도해수욕장은 모래가 참 예쁘다.
하도철새도래지는 아직 조용했다.
그 해안길을 다 걸어나오자 길은 다시 마을 쪽으로 안내한다.
지미봉을 향하는 길이다.


지미봉을 향해 걷는 동안 이 마을 돌담도 참 에쁘게 만들어져 있었다.
포장길을 걷다가 다시 비포장길을 걷고..
그런 길을 걷다 보니 지미봉 입구다.

 

 

 

 

 

 

 

 

 

 

 

 

 

(내용이 많아 2번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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