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걷는다(21)"..'비밀의 길'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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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걷는다(21)"..'비밀의 길'을..(2)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7.04.12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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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21코스 탐방기)오조리-종달리, 돌담과 새하얀 쌍안경 모래사장 압권

 
 

(1번에서 계속)

 

 

 

 

 

지미봉은..
가파르지만 길지 않아 20여분이면 정상에 오른다.정상에서는 360도 전망이 가능하다는
올레설명이 붙어 있었다.

그 옆 또다른 설명이 재미있다.


주의..
"뱀이 출몰할 수 있으나 주의 ..진드기 주의'

 

 

 

     
 

지미봉은..

표고 166m,비고가 160m쯤 되는 가파르게 경사진,북향으로 말급진 분화구가 있는 오름이며,산의 등성이는 원뿔 모양의 동쪽 봉우리가 주봉(정상)이며, 북쪽에서 바라보면두 개의봉우리로 이루어져 보인다.


서북쪽 기슭에는 하도리 창흥동의 습지(옛 지면 : 펼깨통)가 한 눈에 들어오며, 이 지역은 철새도래지(둘레 약3,700m, 면적 약 369,000m2)로서 , 겨울이 되면 겨울 철새인 저어새, 도요새,청둥오리 등, 수만 마리가 날아와 겨울을 난다.


오름꼭대기에 봉수대의 흔적이 비교적 뚜렷이 남아 있는데, 북서로 왕가봉수, 남동으로 성산봉수와 교신했다고 한다.
정상을 둥글 높직하게 인위적으로 만든 듯한 흔적을 볼 수 있으며, 이곳에 서면 성산일출봉,우도, 식산봉 등의 아름다운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미봉을 오르는 길은 끝까지 오르막길이었다.
가다 쉬고 조금 올라가다 쉬어야 하는 아주 높기만 한 길이었다.
능선에 오르니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부인 듯 어르신 부부가 지나가다가 묻는다
"어디서 오셨어요..?"
"네..제주시에서 왔습니다"
"..."


능선길 전망은 아까 지나온 해안을 멀리서 조망할 수 있게 만들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니 2.5km가 남았다는 표시가 있었다.
이제 지미봉만 내려가면 종점이 곧 나올 것만 같았다.

 

 

조금 더 걸으니 지미봉 정상이 나타났다.
전망대는 정상 아래쪽에 있었다.
지미봉 경관안내판에는 우도 종달포구 성산일출봉 식산봉 두산봉 등을 사진으로 찍어 안내하고 있었다.

이곳 전망대에 서서 전망을 하고 지미봉 정상에 오르니 3명의 예쁜 아가씨들이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니 먼저 내 사진을 찍어준다고 나섰다.

사진을 찍은 나는 "올레를 취재중"이라고 말하고 "3명 모두 사진을 찍어도 좋으냐"고 했더니 ""저희들이 의무적으로 찍히는 거예요"라며 선선히 포즈를 취해 주었다.

그들은 "그저께 제주에 내려와 여행하고 내일 올라간다"고 말했다.

 

아주 밝고 맑은, 그리고 예쁜,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데..
중간에서 젊은이 2명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를 보자 "정상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는다.

한 친구는 올레를 걷고싶어 했지만 다른 한명은 "절대로 못 걷는다"며 버텼다.
그래서.. "지미봉 정상은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 길이 가파르다"고 얘기해 주고 내려왔다.
입구 가까이 내려오자 중간 지점에 9.0km 지점이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벚꽃이 흐드러진 곳에 다다르자 지미봉 입구였다.

그곳 입구에서는 또 올레를 홀로 걷는다는 젊은 처자가 혼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올레를 걷고 있느냐"고 묻고 "나는 21코스를 모두 걷고 우도와 추자도만 남긴 상태"라고 했더니 "자신은 8코스와 오늘 21코스를 걷는 중"이라며 내가 "매우 부럽다"고 말했다.

 

올레꾼을 만나면 대화는 늘 이런 식이다.

얼마나 걸었느냐..
언제부터 시작했느냐..

이날도 바다나 들길을 걸을 때는 올레꾼을 만나지 못했지만 지미봉에 오자 탐방객들과 함께 여러 올레꾼을 만날 수 있었고 특히 종점에 앉아 쉬는 동안에도 두사람이나 올레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미봉을 내려와 종달리 마을로 들어서자 남은 거리는 이제 1.5km였다.

올레는 바다로 이어지고 멀리 흐릿하게 성산일출봉과 바다안개속에 우도가 서 있었다.
그곳에서 보이는, 아까 올랐다 금방 내려온 지미봉의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반가웠다.

 

종달리 해안도 장관이다.
우도가 보이는 이 아름다운 길을 따라, 해안도로를 걸었다.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었지만.. 날씨가 흐렸다.
이곳에 드디어 500m가 남았다는 표시가 있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아.. 21코스 종점이 나타났다.
지미봉을 배경으로 종점사진을 찍고 나는, 호기롭게 스탬프를 찍었다.

 

시간은 14시44분이었다.

이날은 4시간 30분정도를 걸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나는 바다를 향해 만들어져 있는 휴게터에 앉았다.
백사장이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이었다.

다 걸었다는 뿌듯함과 함께..우도와 추자도는 서비스 코스로 편안하게 즐기며 걷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저쪽에서 또 한사람 종점 스탬프를 찍고..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 오는 청춘이 있었다.

부산에 살고 있다는 문석진 씨

부산에 살고 있다는 문석진 씨(47세).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올레를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 8개 코스를 걸었고 앞으로도 계속 한달에 한번은 제주에 내려와 올레를 걸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차가 있는 해녀박물관으로 가기로 하고 버스를 타러 종달리마을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710번 버스를 타고 해녀박물관에서 내렸다.

그는 이날 올레만 걷고 부산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를 보내고..나는 세회리로 향했다.

그곳 포구에 맛있는 매운탕집이 있기 때문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해안도도를 따라 문제의 해안쓰레기 현장을 보기 위해 차를 몰았다.

가는 동안 해변 곳곳에 해안쓰레기를 치운 흔적이 많아 조금 안심이 됐다.

지난 1주일 동안 제주올레20코스의 올레길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할 정도보다 더한 안타까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쓰레기가 많이 정리된 해변..

월정해변 그곳에도 이날 많은 관광객들이 봄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건 지난 주와 달리 해안쓰레기를 정리해 놓아 보기에도 너무 좋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같은 노력을 계속 할 경우 해안쓰레기 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여 지난 4월9일 '해변쓰레기 문제, 해결기미 보인다'라는 제목으로 제주환경일보에 기사로 소개했다.

올레길은 지금 해안쓰레기로 넘쳐난다.

이 해안쓰레기 문제는 단지 지역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관광객들과 함께..또 전도민이 힘을 합쳐 해안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올레꾼이건, 관광객이건, 도민이건..올레만이 아니라 제주해안, 더 나아가 제주도를 환경적으로 아름답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모두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걷는, 클린걷기운동이라도 하자는 것이 제주올레코스를 다 걷고 난 이후 제주도를 더 사랑하자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나는 걷는다'의  베르나르는 목표지점인 시안을 조금 앞둔 신성한 강 웨이허(위하,또는 위수)를 지나면서 이렇게 썼다.


“(중략)..도보여행을 한지 두 달째로, 정확히 2000킬로미터를 주파했다. 한달에 1000킬로미터라니 무리한 여정이었다. 오늘도 43킬로미터를 걸었다. 좀더 현명해져야 했다.


지혜를 찾기 위해, 세계를 보기 위해 여정에 올랐던 것인데, 지혜란 무엇일까?
자, 정직해지자. 나는 하나도 얻은 게 없었다.

세계를 보는 것은?

가끔 본 적도 있었겠지만, 잘해 보자는 혹은 단순히 ‘버티고’, 좀더 멀리 가겠다는 안달감 때문에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이성과, 내 이성보다 더욱 강렬한 어떤 힘이 항상 나를 앞으로 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중략)..

나는 꿈에서 깨어나, 이 강물의 끝에 닿으면 내 대장정이 끝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처음으로 내가 4년전부터 따라온 이 길을 끝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았다.


승리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는 벌써 시안의 성벽 앞에 도착한 장면을 상상했다.
(중략)..그리고 내 승리감이 조금은 우울한 향수 때문에 희석될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이런 기분은 90일간 2315킬로미터의 도보여행 뒤에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 도착했을 때 느낀 적이 있다.
도착이란 꿈이 끝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깨어나기를 거부하고 목표지점에 도착해 유-턴해서 걸어 돌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걸어서 하는 모험을 경험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떠났고, 걸었고, 곧 도착할 것이기에..

어디에 도착한단 말인가?..“

 

 

 


올레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이다.
그리고, 제주도를 제주답게 느끼게 해 주는 소중하고 보물같은 길이다.


도민들도 올레길을 통하지 않고서는 제주의 참멋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는 점에서, 올레길은 누구나 한번쯤은 걸어봐도 좋을 그런 숭고한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레길은 사실 위대한 길이다.
그래서 제주올레길의 그 창조성 만큼은 평가받아야 한다.


다만 이 올레길을 제대로 지키는 일은, 도민이면 누구나 올레꾼들이 불편하지 않게 서로  아끼며 소중하게 만들어가야 할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제주올레는 도민은 물론 제주를 찾는 도시민의 힐링과, 나름 스스로를 정리하는 순례자의 길도 된다는 점에서 ..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가 다음에 걸어야 할 코스는 1-1코스인.. 우도올레다.

걷는 우도, 그 올레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제주올레지도

제주올레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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