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걷는다(1-1)"..'미지의 길'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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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걷는다(1-1)"..'미지의 길'을..(1)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7.04.16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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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1-1코스)우도 한바퀴,익어가는 보리와 유채꽃이 환상적인 길

 

 

 

풍랑주의보/박신옥


밤새 씨름하던 문장 하나가
다리를 절며 떠난 새벽
해변에 앉아
거대한 소리가 된 파도를 본다
어떤 파도는 누군가 모래에 파묻은
관절염을 앓다가 끝내 이 섬 쪽으로
휘청거려
오래 밀고 밀려온 모든 맥락을
잃고 백사장에
쓰러진다
나는 해초를 거두듯
파도소리 몇 음절을 주워 돌아와
쌀과 함께 안쳐서 아침을 짓는다
하루 종일 내 몸은 풍랑주의보
머리끝까지 치받고 올라와
울부짖는 파도 소리.
길 잃은 문장들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는
무서운 소리


우도에 살고 있는 박신옥 작가가 쓴 시다.

그는 고등학교 교사출신으로 글을 쓰기 위해 우도에 살고 있다.
그는 그곳에 살면서 우도에서 노닐다라는 무크집을 2권이나 펴냈다.
위의 시는 그 1권 가장 마지막에 실린 글이다.

2권에서는 김태욱이라는 다른 작가가 한명 더 참여했다.
나는 박신옥 작가의 허락을 받아 이 한편의 시와 함께 김태욱이 소개한 ‘이타카’라는 콘스탄티노스 카바피(1863-1933,그리스시인)의 시 한구절을 인용, 소개하기로 했다.

 

“(중략)..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루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우도에서 노닐다 2권에서 발췌)

 

 


우도올레(1-1)를 다 걷고, 제주시로 돌아와 목욕탕에서 몸을 정갈하게 씻고, 지친 몸을 따뜻한 물에 담갔다가 나오니 피곤이 잠시 풀린 듯 했다.
그러나 집에 와서는 바로 뻗어 잠들고 말았다.

맛있는 잠을 푹 자고 일어나 TV를 보는데..마침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언젠 가는 가고 싶은 길..그리고 꼭 걷고 싶은 길..
그림으로나마 그 길을 보고 싶었다.
도대체 어떤 길이기에..

그곳 산티아고를 걷는 중에 만난 모든 사람들은 거의 다 순례자들이었다.

어떤 이는 홀로 고독의 길을 걷고 있었고, 어떤 이에게는 암에 걸린 친구와 함께 걷는 치유의 길이었고, 어떤 가족은 8순을 맞은 부모와 함께 걷는 가족의 길도 있었다.

길에서 만난 젊은이와 어르신이 함께 걷는 우정의 길도 있었고, 아내가 아파 아내를 위해 걷는 치유와 기도의 길도 있었다.

나름대로 누구나 사연을 담아 걷고 있는 길.

산티아고 까지 걷는 동안 그 길은 누구에게나,어쩌면 성자의 길을 찾아가는 구도의 길과 닮아 있었다.

나는 그들의 목적지인 야고보의 시신이 잠들어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에 도착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그들의 벅찬 희열의 감동을 함께 느꼈다.

그리고 시작할 때와 달리 그들이 한달간 이 대장정의 길을 마쳤을 때는, 거의 모든 스스로의 문제를 풀고 간다는 그들의 얘기에 공감했다.

 

 

산티아고는 800km를 한달간 걷는다고 한다.
어떤 이는 하루에 25km를 걸었고 어떤 이는 30-45km까지 걷는다고도 한다.

그 길이 주는 아름다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발이 부르트고, 망가진 자전거를 끌고가면서도 아무 것도 아니라며 걷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평화로움을 보았다.

그들이 선택한 길이 어떤 이유이건..그들의 얼굴 표정만큼은 평화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제주올레는..

그렇게 돌아와 생각해 보니 제주올레도 그에 못지 않은 길이었다.

산티아고에 그림 같은 초원이 있다면 제주도는 그림 같은 바다와 돌담이 있었고..

산티아고에 그들만이 역사가 있어 기억을 남기고 간다면, 제주올레는 철따라 피는 꽃들의 향연과 오름과 소박한 마을이라는 그리움의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다.

425km에 달하는 제주올레라는 미지의 길도, 한달간 일부러 걷는 사람을 올레길에서 여럿 만났다.

아마 제주올레도 산티아고를 걷는 그들의 마음으로 걷는다면.. 그들이 걷는 순례자의 길과 똑 닮아 있을 것이다.

 

 

 

 

제주올레 1-1코스, 우도올레를 걷는 4월15일(토요일) 이미 초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단체로 걷기로 한 우도올레..
오전 9시30분에 성산항에서 모두 만나기로 하고 오전 일찍 집을 나섰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토요일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우도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는 것 같다.

유인택 김진형 김형권 안종국 그리고 그의 아이 들 둘..
이렇게 7명이 떠난 올레길..

바다는 출렁거렸지만 우도로 가는 뱃길은 초여름의 상쾌함을 바닷바람과 함께 느끼기에 충분했다.

우도올레의 시작은 배에서 내린 하우목동항에서 시작됐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올레시작점이 있었다.
첫 시작스탬프를 찍은 시간은 10시25분..
내가 걷는 마지막 추자도(18-1코스)올레를 하나 남긴 특별한 출발이었다.

우도올레는 참 지혜롭게 만든 길이었다.
자동차와 2륜차 등이 많이 다니는 위험한 길을 벗어난 마을길과 들길쪽으로 길을 내, 번잡함이나 소음과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중의 압권은 단연 우도봉정상으로 오르는 길이었다.
사실 1-1코스는 우도봉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 가파른 길을 오르고, 능선길을 따라 우도봉 정상 등대를 만나 내려 나오면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천진항에서 끝나는 아주 단순한 코스였다.
하지만 그 길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 대단한 올레였다.

그리고..
이제 흐드러지게 피어난 유채꽃이 지금, 우도를 한창 돋보이게 했다.

우도올레의 시작은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에서 시작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차장은 벌써 가득 찼다.
그나마 입구쪽 끝에 자리가 몇 개 남아 있어 차를 세우고 터미널로 향했다.

 

밖이나 안이나 사람들이 우도로 들어가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배를 타 윗층으로 올라가니 모든 사람이 올라온 듯 다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기대와 설레임으로..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도에 내려서자 우리는 일단 기념사진부터 찍었다.
그리고 소가 누워있는 석상 바로 옆 1코스 시작점에서 스탬프를 찍고 올레길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우도

역사적으로 우도는 고려사, 세종실록지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이 섬은 고려 목종10년(1007년) 6월에 마지막 화산폭발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중에서 상서로운 산(새롭게 탄생한 바다 한가운데 산의 모습)이 솟아나왔으므로 대학박사 전공지를 보내어 이를 살피게 했다고 한다.


탐라사람들이 말하기를 산이 처음 나올 때는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고 날이 컴컴해 지면서 땅의 진동함이 우레소리와 같았다.


밤 낮 7일간 폭발하여 초목은 없고 연기만 산위에 자욱이 덮였는데 사람들이 무서워서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전공지가 직접 산 밑에까지 가서 산의 형상을 그려 왕에게 올렸다.(역사적 측면에서 우도의 탄생은 2012년 기준 1008년이 된다)


지질학적, 지형탄생 연대이야기에 따르면 우도는 독립된 화산섬이다.


우도는 신생대 제4기 홍적세동안 화산활등의 결과로 이루어진 제주도의 마지막 화산 활동지인 화산섬이다.
신생대 제4기 홍적세(2맥만년전-1만년 사이)동안에 바다속에서 화산활동시작 분출한 수성화산체이다.

섬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소머리오름(우두봉)은 응회환으로 구성되었으며 분화구가 응회한 용암류와 분화구의 중앙에 망 동산이라는 화구로 이루어진 이중화산이다.


우리나라 705개 유인도 중 유도가 76번째 큰 섬이며 지질학적 연대측정은 마지막 빙하기 때 탄생한 우도의 지질은 감람석현무암을 기반으로 하여 수성화산체인 쇠머리오름으로부터 유출된 용암류와 응회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도는 소섬이라 부른다.
소가 머리를 들고 누워있는 섬의 모양에서 유래한다.
소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쇠머리오름” 그 외에 지역은 평평한 용암지대로 이루고 있다
“는 설명이 입구에 붙어 있었다.

 

 

 

 

우도올레는 처음,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마을을 향해 들길쪽으로 안내했다.
파란 잔디와 푸른 바다가 조화롭게 이어지는 길..
간간이 피어난 유채꽃과 돌담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광을 보여주는 길이었다.


멀리 지미봉이 보이는 구간에 활짝 핀 유채꽃이 장관이다.
말을 방목하는 이 들길따라 계속 가니 조그만 마을 오봉리가 나온다.
나지막한 돌담이 마을을 조용하게 감싸고 있는 곳이었다.

이 마을을 지나 다시 들길로 나서니 이제 익기 시작한 보리가 유채꽃과 어우러졌다.
사람 하나 다니지 않는 우도의 농업생산지였다.
무르익어가는 보리가 바람따라 출렁이는 모습이 어느 영화에서 본 한 장면같다.

 

 

그곳 가장 높은 곳에 이르니..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우리가 지나온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곳을 지나 아름다운 들길에 우리가 향하는 우도봉이 보이고 다시 올레길은 소로 꽃길을 따라 걷도록 이어졌다.
길을 터전삼아 한껏 핀 꽃길을 뚫고 가도록 만든 길이었다.

노란 유채꽃과 돌담이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아름다운 올레길은 다시 바다쪽 길로 이어지고 이곳에 나서니 끊임없이 2륜차가 지나는 해안도로다.

이제는 바다마을길..
이 길을 따라 한 해수욕장 앞에 섰다.

 

 

 

 

 

 

 

 

 

 

 

(내용이 많이 2번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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