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펴기칼럼]통증은 왜 생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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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펴기칼럼]통증은 왜 생기는가?
  • 이범
  • 승인 2017.04.26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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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펴면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면서 통증이 사라져


통증은 왜 생기는가?/이범의 몸펴기칼럼 

 

 


다음은 루이사(루프스를 이기는 사람들) 웹진에 4월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글입니다. 몸살림운동의 기본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돼 올립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도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나는 경로당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건강에 관해 강의한 적이 여러 번 있다. 노인 분들은 여기저기 아픈 데가 많다.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어깨가 아프기도 하다. 불에 데거나 찔리거나 해서 상처를 입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픈 것이다. 필자는 강의 초두에 꼭 이런 질문을 해 본다.

“왜 아프시지요?

그러면 이에 대해 답변을 하시는 분은 별로 없다. 눈만 멀뚱멀뚱 뜨고 생각에 잠겨 보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사실 노인 분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여기저기가 아파 심각한 고통을 당하며 살고 있으면서도, 왜 아픈 것인지 그 이유도 모르고 살고 있다. 그래서 통증 없이 사는 방법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어쨌든 어쩌다 할머니들께서 답변을 하시는데, 그것은 대개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피가 잘 통하지 않아서요.”

“뭉쳐서요.”

필자는 이 중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뭉쳐서’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 할머니들 중 극히 일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의 건강에 관한 좋은 전통이 서양적 방법에 밀려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에는 방학만 되면 시골에 내려가 살았는데, 그 시절에 할머니들이 어디가 아플 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난다. 어깨가 아프면 “아이고, 이놈의 어깨가!” 하면서 어깨를 주먹으로 때렸다. 무릎이 아프면 “아이고, 이놈의 무릎이!” 하면서 역시 주먹으로 그 아픈 부위를 때렸다. 그때에는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통증이 있을 때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위 할머니들의 답변 중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서양적 방법에 따르는 것이고, 근육이 뭉치는 것이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 방법에 따르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간혹 뭉쳐서 아프다고 답하는 것은 아직 미세하지만 전통적 방법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뭉쳐 있는 근육은 때려 주면 풀리는 것이다.

근육이 뭉쳐서 아프다는 것은 실제로 자기 몸을 가지고 실험을 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기 몸에서 아픈 부분과 아프지 않은 부분을 손가락으로 세게 눌러 보자. 아픈 부분을 누르면 더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아플 것이다. 그 부분을 살살 눌러 보자. 그러면 그 아픈 부위가 굳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들이 뭉쳐서 아프다는 것은 실은 근육이 이렇게 굳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지 않은 부분을 세게 눌러 보자. 아프지 않은 부분은 세게 눌러도 별로 아프지 않거나 소스치게 놀라 정도로 아프지는 않다. 조금 아플 수 있는 것은 평상시에 통증은 느끼지 않았더라도 근육이 조금 굳어 있기 때문이다. 그 부위를 살살 눌러 보자. 그러면 그 부위의 근육이 부드럽게 풀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통 통증에 대해서는 생체조직이 손상·파괴될 때 자극에 의해 생기는 감각 또는 그 고통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생물이 자기를 방위하는 데 중요한 신호가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통증은 해로운 물질로부터 물러나게 해서 생물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한편 환자에게는 치유의 과정에 필요한 휴식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그런데 이러한 통설은 항상 느끼는 통증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원인 사람이 통증에서 벗어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플 때에는 휴식을 취해 자기를 방위해야 한다는 것인데, 바쁜 세상 살아가는 데 마냥 휴식을 취할 수도 없는 일이고, 또 휴식을 취해도 통증은 계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증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알아보도록 하자. 걷는 것이 불편해 잘 걷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왜 잘 걷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아프기 때문이다. 걸을 때 본인은 의식적으로 정확하게 통증을 감지하지 못해도 무의식적으로 주로 다리 또는 허리에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걷는 것이 불편해 잘 걷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다리 또는 허리를 구성하고 있는 근육 여러 개가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거나 뒤로 돌리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이 역시 일차적인 원인은 아프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으면 잘 들어 올리고 잘 뒤로 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역시 어깨 주변의 근육 여러 개가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관절이 아파서 고생하는 것인데, 관절만이 근육이 굳어서 아픈 것은 아니다. 오장육부나 머리는 관절이 아님에도 역시 근육이 굳어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배가 아파서 고생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 역시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배가 아픈 것은 배 안에 들어 있는 장기의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위가 굳어 있으면 윗배 중에서 왼쪽이 아프고, 신장이 굳어 있을 때에는 주로 윗배 중 오른쪽이 아프며, 방광이 굳어 있으면 아랫배 중 가운데가 아프고, 직장이 굳어 있으면 아랫배 중 왼쪽이 아프다.

머리가 아픈 것은 두피(頭皮)의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편두통에는 정두통(머리 윗면 좌나 우가 아픈 증세), 측두통(머리 옆면 좌나 우가 아픈 증세), 전두통(이마의 좌나 우가 아픈 증세), 후두통(소위 뒷골 좌나 우가 당기고 아픈 증세) 등 여러 가지 종류의 것이 있는데, 바로 그 아픈 부위의 두피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특별한 상처 없이 나타나는 항상적인 통증에 대한 대책은 어렵지 않게 나오게 된다. 굳어 있는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면 통증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면 왜 근육이 굳게 되는 것일까 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찾는 것이다. 근육이 굳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게 되면 그 대책도 근본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근육이 굳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찾지 않고, 굳어 있는 근육을 푸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방법은 시중에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마사지 같은 것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방법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시적으로 굳어 있는 근육을 풀어 주어 보아야 그렇게 해서 풀린 근육은 곧 다시 굳게 되기 때문이다.

마사지를 받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받을 때나 받고 나면 시원해지는데, 얼마 안 있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 아프게 된다는 것을. 왜 근육이 굳게 되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항상적인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근육이 굳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몸이 구부러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역시 본인이 자신의 몸을 가지고 실험을 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다리나 엉덩이의 근육이 어떻게 해서 굳게 되는지 알아보자. 서 있는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어깨 역시 뒤로 젖히고, 그리고 허리를 바짝 세우고 팔을 뒤로해서 위로는 엉덩이부터 아래로는 허벅지까지 근육을 손으로 만져 보자.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움츠리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해서 다시 위로는 엉덩이부터 아래로는 허벅지까지 근육을 손으로 만져 보자. 전자는 몸이 펴진 상태이고 후자는 몸이 구부러진 상태인데, 이런 상태에서 만져 본 근육은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몸을 편 상태에서 엉덩이나 다리를 만져 보면 근육이 부드럽게 풀려 있는데, 몸을 구부린 상태에서 만져 보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을 것이다. 한번 해 보아서 잘 감이 잡히지 않으면 두세 번 반복해서 해 보자. 몸이 펴져 있을 때와 구부러져 있을 때 근육의 상태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의 옆 부분을 누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당히 아파한다. 이 부분을 고개를 숙이고 눌러 보고, 또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눌러 보자.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누르면 통증이 좀 덜해지는데, 고개를 숙이고 누르면 통증이 좀 더 심해질 것이다. 고개를 뒤로 젖히면 몸이 펴지는 상태이고 고개를 숙이면 몸이 구부러지는 상태인데, 몸이 펴지면 통증이 덜해지고 몸이 구부러지면 통증이 더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뼈와 근육이 결합된 관절뿐만 아니라 관절로 이루어지지 않은 장기에도 해당이 된다. 명치뼈 바로 밑에는 위의 입구에 해당되는 분문이 있는데, 늘 체증(滯症)이 있는 사람은 이곳을 누르면 상당히 아프다. 이 부위 역시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고 눌러 보고,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이고 눌러 보면 통증에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몸을 펴고 누르면 통증이 덜한데, 몸을 구부리고 누르면 통증이 더해진다.

이런 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몸을 펴면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면서 통증이 사라지고, 몸이 구부러지면 근육이 굳으면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증 없이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몸을 펴서 바른 자세를 하고 살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몸을 펴서 바른 자세를 하고 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 역시 간단하다. 평상시에 구부리고 살았기 때문에 몸이 구부러진 것이다. 따라서 평상시에 구부리고 살지 말고 몸을 펴고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꾸 구부러져 가는 몸을 쭉 펴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된다.

그런데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구부러진 몸을 펴려고 하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잘 되지를 않는다. 그 이유는 수년 또는 수십 년간 구부리고 사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을 펴고 살 수 있게 하는 운동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츰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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