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친절에 대한 우리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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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친절에 대한 우리의 생각
  • 한성순
  • 승인 2017.04.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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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순 한림읍 맞춤형복지담당

한성순 한림읍 맞춤형복지담당
사춘기에 들어선 아들은 사색의 깊이가 제법이라 내게 훈수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한 번은 배려에 대해 내게 이런 우화를 가지고 왔다.

저자거리에 푸줏간을 하는 박바우란 이가 살고 있었다. 한 번은 김씨 성을 가진 양반이 와서 “바우야, 쇠고기 한 근만 다오.”하기에 바우는 쇠고기 한 근을 달아 주고 삯을 받았다. 다시 뒤이어 들어온 이선비가 바우에게 “여보게, 박서방 소고기 한 근만 주시게.”하여 바우는 소고기 한 근을 달아 이씨 선비에게 주고 삯을 받았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김씨 양반이 보기에 바우가 이씨 선비에게 달아준 소고기 한 근이 눈짐작으로 봐도 본인이 받은 소고기 한 근 보다 덩어리가 커 보였다. 그래서 김씨 양반은 따져 물었다.

“네 이놈, 바우야! 한 눈에 봐도 저 사람이 받은 소고기 한 근이 내가 받은 한 근 보다 크지 않느냐!” 양반의 호통에 바우의 대답이 “양반님, 아까 양반님이 사신 소고기는 바우가 판 소고기이고 여기 양반님이 사신 소고기는 박서방이 판 소고기입니다.󰡓하였다는 것이다. 우문현답이 아닌가.

아들과 나는 밥상머리에서 한 참 동안 배려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았다. 바우의 소고기 한 근에 대한 얘기를 들은 후로 나는 상대가 불친절하다고 느껴질 때면 나의 말투와 행동거지를 한 번 더 살피게 된다. 또한 나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직자로서 이씨 선비 뿐 아니라 김씨 양반에게도 똑같은 소고기 한 근을 파는 공직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다짐하곤 한다.

예전에 만났던 기자 한 분은 하는 일에 직(職)을 붙이는 직업이 세 가지가 있는데 성직(聖職), 교직(敎職), 공직(公職)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소명 없이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일 게다.

한림읍에서는 “청렴하겠습니다, 한림읍 ○○○입니다. 󰡓로 전화응대를 시작하고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로 마무리 인사를 한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또한 민원인과 우리 자신에 대한 배려이자 친절인 것이다.

하루 중에 안면이 있어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낯선 이를 배려하면서 친분이 쌓일 기회가 훨씬 더 많다. 배려하는 마음은 꾸미지 않은 친절과 청렴으로 이어진다.

공직자와 제주시민 여러분에게 제안한다. 우리 서로를 배려하면서 행동하자고. 좋은 일이 겹쳐서 온다고 하지 않던가. 선순환은 더 많은 감사와 친절을 불러올 것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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