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펴기칼럼]버거병? 크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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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펴기칼럼]버거병? 크론병?
  • 이범
  • 승인 2017.05.2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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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 있는 어깨를 풀지 않으면 굳어 있는 목 또한 안 풀려


버거병? 크론병?/이범의 몸펴기칼럼

 

 

 

 

크론씨병(=크론병: Crohn's disease)은 미국인 의사 크론이 1932년에 처음으로 보고하였기 때문에 이 병명으로 불린다. 크론씨병뿐만 아니라 파킨슨씨병, 존슨씨병, 배체트씨병, 버거씨병 등 이렇게 사람 이름이 불어 있는 병은 서양 현대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난치 내지는 불치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사람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다른 병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대개 이런 병이 왜 발생하는지 그 원인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병의 원인을 안다면 그 원인을 제거해 주면 치료가 되겠지만, 원인을 모른다면 치료에 의해서는 병이 나을 수가 없다. 또 허리디스크처럼 원인을 잘못 알고 있어도 치료가 잘 될 리가 없다.

 

근래에 한화의 투수 송창식이 화제의 인물이 된 적이 있다. 2004년 시즌에 8승 7패로 잘나가던 신인 투수 송창식이 버거씨병(Buerger's disease)에 걸려 마운드를 떠났다가 돌아와 선발로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무려 7년(2573일) 만에 선발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송 선수는 2004년 시즌 막바지에 오른팔 팔꿈치에 이상이 발견됐고 이 때문에 수술을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재활 훈련에 매달려야 했다. 이후 2008년 초에는 손끝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감각이 사라진다는 버거씨병 판정을 받았다.

손끝에 감각이 없으면 제대로 공을 던질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병을 딛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선발 승리투수가 됐으니 기적 같은 일일 것이다.

 

버거병은 폐쇄성 혈전혈관염(Thromboangiitis obliterans)이라고도 하는데, 서양 현대의학에서는 사지(四肢)의 말초 동맥에 염증이 발생해 그 동맥이 막혀 있을 때 이 증세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아직까지 이 병은 여러 가지 원인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되고는 있지만, 아직 직접적인 원인은 규명돼 있지 않고, 따라서 아직까지 이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이 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검사해 보면 주로 발목 이하 피부의 온도가 그 위보다 낮으며, 발등과 안쪽 발목 부위에서 동맥의 맥박이 잘 감지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증세가 송창식 선수에게는 손가락에 온 것이다. 손가락이 굳어 힘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송 선수가 재활에 성공하게 된 것은 굳어 있던 손가락의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손가락에 힘도 생기고 손끝의 감각도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송 선수는 꾸준히 재활훈련을 했다고 하는데, 어떤 재활훈련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어쨌든 다 나았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

 

버거씨병의 원인을 알면 이 병에서 벗어나는 원리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게 된다. 말초 동맥에 염증이 생겨 이 동맥이 막혀서 이 병이 생긴다고 하는데, 그러면 왜 말초 종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몸살림운동의 기본 원리만 알아도 간단하게 답이 나올 수 있다.

말초 동맥의 염증이란 다름 아닌 그 동맥이 굳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염성질환이 아닐 때 나타나는 염증은 대개 그 부위가 굳어 있기 때문에 생긴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생긴 염증은 굳어 있던 그 부위가 부드럽게 풀리면 저절로 사라진다.

감염성질환일 경우에는 물론 세균이든 바이러스든 그 무엇이든 그 항원이 제거돼야 염증이 사라진다. 감염성질환과 비감염성질환의 염증에 대해서는 󰡔몸, 펴면 살고 굽으면 죽는다󰡕(백산서당, 2009)에 자세하게 서술해 놓았다.

 

내 경험을 하나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3년 전의 일인 것 같다. 출판 일, 그 중에서도 교열과 교정 일을 생업으로 하다 보니, 그리고 글을 많이 쓰다 보니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자판기를 두드리는 것이 내 하루의 일과였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하루는 자판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바로 손가락 끝이 아파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다. 다른 때에도 손끝이 아프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그래도 참을 만은 했는데, 유독 이 날만은 너무 아파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말하자면 버거병과 비슷한 증세였던 것이다.

 

이즈음에 내 손아귀에 힘이 없었다. 사람들하고 악수를 하는데, 왜 그렇게 상대방의 손아귀 힘이 센지, 내 손이 우그러들면서 아픈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80대 노인하고 악수를 하는데도, 그 노인의 손아귀 힘에 내 손이 눌렸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앞에서 말한 대로 손끝이 아파 자판기를 두드릴 수 없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은 해야겠는데, 손가락 끝이 아파 일은 할 수가 없고.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다.

 

이때 나도 위팔의 근육이 굳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되어 위팔을 세게 눌러 보았다. 양쪽 팔뚝이 모두 상당히 아팠다는데, 오른쪽이 더 아팠다.

주먹을 쥐고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세게 위팔을 돌아가면서 때렸다. 처음에는 손끝까지 찌르르하게 전기가 흐르면서 위팔의 통증이 눈물이 나올 정도로 심했는데, 한참 때리다 보니 전기도 흐르지 않고 통증도 가셨다. 손을 꽉 쥐어 보았다.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려 보았다. 손끝이 아픈 것이 훨씬 덜했다. 일을 할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손끝이 풀린 것이었다.

 

나는 몸펴기운동에 맛을 들이면서부터는 사람 몸에 관한 것이라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습성이 들었다. 낮에 계속 위팔을 때려 보고 눌러 보았다. 그 날 밤 자면서도 잠시 잠이 깼을 때 위팔의 근육을 세게 눌러 보았다. 어느 순간 아직도 아픈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일어나 앉아서 “이놈이!” 하고 속으로 외치면서 사정없이 주먹으로 내갈겼다. 아침에 일어나서 팔을 보니 그 내갈겼던 부위가 시꺼멓게 멍이 들어 있었다. 이후 자판기를 두드리는 것이 한결 더 수월해졌다.

 

이후 이 경험을 2008년 4월 22일 몸살림 연신내동호회 카페에 올렸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름이 되면 어깨 아픈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팔이 시리거나 저리고 힘이 안 들어가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근래에 갑자기 기온이 높아지니까 어깨나 팔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물론 다른 때에도 어깨나 팔에 문제가 생기지만, 특히 기온이 높아지거나 높을 때 더 많아집니다.

 

저 자신도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자판을 두드릴 때 손가락 끝이 아프고, 심지어 점심을 먹을 때 약하게 팔이 약하게 떨리는 수전증까지 경험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물론 없어졌지만 말입니다. 약간의 견비통도 있습니다.

 

다음 글은 며칠 전에 제가 이 카페에서 호주에 계시는 권태우 선생님께 보낸 편지입니다. 권 선생님은 사업차, 그리고 몸살림운동을 배우기 위해 3개월여 서울에 오셔서 연신내 수련원에서 함께 공부를 하셨습니다. 그때 팔이 저렸는데, 제가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어깨를 풀었는데, 그럼에도 저린 증세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권 선생님은 목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목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며칠 전에 드디어 그 문제를 해결하고 너무나 기분이 좋아 즉시 권 선생님께 드린 편지입니다.

 

 

권태우 선생님께,

 

오늘 드디어 권 선생님께서 제기하셨던 의문을 풀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 바로 이렇게 글을 씁니다. 경추가 잘못돼서 팔이 저린 것 아닌가 하는 의문 말입니다. 결론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며칠 전부터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하고 악수를 하는데, 제 손아귀 힘도 제법 세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의 손힘이 훨씬 더 세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문득 팔에 힘이 가지 않는 사람은 어깨에 이상이 있으면서 어깨 바로 밑의 위팔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 있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사람은 어깨와 함께 위팔 근육을 때려서 풀어 주면 팔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나도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해서 주먹을 말아 쥐고 어깨 바로 밑의 위팔을 돌려가면서 때리니 무척 아프더군요. 왼팔, 오른팔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때리고 나서 잠시 있다가 다시 때려 보았더니 통증이 훨씬 덜해졌습니다. 그리고 주먹을 꽉 쥐어 보았더니 이제 제대로 힘이 들어가는군요.

 

이 얘기를 방에 들어와 정 선배한테 했더니, 정 선배 역시 목이 좋지 않아 그렇게 된 것 아니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해부도를 보여주었습니다.

해부도에는 팔로 가는 신경은 경추 6, 7, 8번과 흉추 1번에서 나오는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팔이 저리거나 시린 이유를 경추가 잘못돼 있기 때문, 즉 목디스크 때문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제야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목에서 신경이 눌려 팔이 저리거나 시리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이렇게 보는 데는 명확한 오류가 있습니다. 목이 잘못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따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이 잘못되는 이유는 대개가 어깨가 잘못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호관계를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굳어 있는 어깨를 풀지 않으면 굳어 있는 목 또한 풀리지 않습니다. 목디스크를 갈아 끼워 보아야 수술을 하면서 자극을 받아 한번 풀어졌던 목 근육은 다시 굳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목디스크 수술을 받은 분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하는 이유는 결국 목의 문제는 어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팔에 힘이 안 들어가거나 팔이 시리거나 저린 분은 모두 어깨가 잘못돼서, 그리고 어깨와 연결되는 위팔의 근육이 굳어서 그리 된 것입니다. 어깨와 함께 이 부위를 때려 주면 이 부위의 근육도 풀리게 됩니다. 그러면 이런 증세는 쉽게 사라집니다.

 

괜히 저 혼자 신이 나서 떠들었군요. 이렇게 새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할 때마다 정말로 신이 납니다. 뒤늦게 안부 전합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요? 권 선생님이야 워낙 견고하고 성실하신 분이시니까 별고는 없을 줄 알지만, 안부 전하고 들어갑니다.

 

나에게는 이런 경험이 몸의 영역 이론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돼 주었다. 몸의 어느 특정 부위에 이상이 생겼을 때 그 부위의 이상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그 이상조차 해결할 수 없다. 전체적인 연관관계를 알고 접근해야 특정 부위의 이상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몸은 전체가 하나이다. 그리고 또 영역별로도 엮여져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몸에 대해 접근하면 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장애가 발생한다. 이것이 몸에 대한 영역 이론이다. 연관관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체와 하체, 그리고 이를 연결해 주는 허리로 영역을 구분하고 접근하면 몸의 이상을 해결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버거병뿐만 아니라 그 다음에 설명할 크론병에 대해서도 이런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버거병은 손보다는 발에 더 많이 온다고 한다. 수족냉증처럼 발이 차가워진다고 한다. 그러면 손이든 발이든 왜 혈관이 막히면서 감각이 떨어지고 차가워지기도 하는 것일까?

 

이는 “근육과 혈관, 신경은 함께 간다”(이 역시 󰡔몸, 펴면 살고 굽으면 죽는다󰡕라는 책에서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쉽게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혈관은 피를 통해 근육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영양분이 없으면 근육은 움직일 수 없다.

근육이 움직여야 몸은 운동을 할 수 있다. 몸이 운동을 하지 못하면 죽은 것이나 다를 바가 없게 된다. 그런데 근육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혈관, 즉 동맥, 그 중에서도 근육에 직접 영양분을 제공하는 말초 동맥이나 실핏줄은 근육 속을 지나간다.

그래야 직접 근육에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혈관은 막혀 있지 않고 원래의 크기를 유지하고 있고, 그러면 혈액은 정상적으로 공급된다. 사람은 정상적으로 운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왜 혈관이 막히면서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것일까?

 

이는 그 혈관을 감싸고 있는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혈관을 감싸고 있는 근육이 굳으면 그 굳어 있는 근육이 혈관을 누르게 된다. 동맥 혈관은 근육 안을 지나가기 때문이다. 혈관은 그 눌리는 힘 때문에 그 자체가 좁아지면서 굵어지게 된다. 그러면 혈액의 전달에 지장이 생긴다.

좁아진 혈관에서는 혈액이 제대로 흐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서양 현대의학에서는 이를 두고 혈관이 폐색(閉塞)돼 있다고 표현한다. 막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물을 전달하는 고무호스를 누르면 그 호스의 지름이 좁아지면서 물이 덜 흐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그런데 서양 현대의학은 이 간단한 이치를 모르고 있다. 그래서 원인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버거병이 있는 사람, 그 중에서도 하체 쪽에 증세가 있는 사람은 통증 때문에 발을 절기도 하는데, 그 원인은 발의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 서양의학은 아직 사람이 느끼는 통증의 원인이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런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버거병이 왔을 때 그에 동반되는 증세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근육이 굳어 있어 혈관도 막히고 통증도 느낀다. 혈관이 막혀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그 부위의 체온이 낮아진다.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으니 그 부위의 면역력도 떨어진다. 특정 부위, 예를 들어 발가락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아 그곳의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지면 그 부위가 썩어 들어가기까지 한다. 원인은 그 부위가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또 하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송창식 선수와 관련해서 피가 잘 통하지 않아 손끝의 감각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이 또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감각의 이상은 혈액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신경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근육이 굳으면 혈관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근육 안을 지나가는 신경도 누르게 된다. 이 또한 “근육과 신경, 혈관은 함께 간다”는 명제를 이해하면 된다. 신경이 눌리면 신경전달물질이나 전기적 자극이 신경이 눌리지 않았을 때보다 잘 통하지 않게 된다.

이럴 때 두뇌에 감각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감각정보가 충분한 양으로 투입(인풋)되지 않게 된다. 이럴 때 감각이 무뎌지거나 사라지는 증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근육이 굳어 있으면 그 안을 지나가는 말초신경도 눌려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사례를 들어 보기로 하자. 저번에 한 아주머니가 심한 부정맥 때문에 방문을 했는데, 이 분 말씀이 다리가 마비돼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오른쪽 다리가 마비돼 가면서 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다리에 무언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이물(異物)이 달려 있는 것 같다는 느낌(異物感)이 든다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보통 신경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걱정한다. 혹시 이러다가 정말로 다리가 마비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그러나 이는 신경의 문제가 아니다.

다리를 누르면서 만져 보니 다리 전체가 굳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다리 옆쪽에 있는 장경인대가 나무 껍데기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나는 이 분에게 안심을 시켜 드렸다.

다리 근육 굳어 있는 것이 풀리면 마비 증세가 풀릴 것이라고. 그리고 누워 온몸펴기(=와불운동)만 열심히 해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한 달쯤 후인가 이 분을 만났는데, 이제 내 다리인 것 같다고 하였다. 와불운동을 해서 허리와 함께 다리 근육이 풀리니, 눌렸던 신경이 풀리게 되면서 되어 감각이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송 창식 선수의 얘기로 돌아가 보자. 송 선수가 버거병에서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몸이 펴지면서 굳어 있던 상체 영역의 근육이 부드럽게 풀렸기 때문이다. 어떤 재활운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는 재활운동과는 상관없이 다른 어떤 요인에 의해 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송 선수의 상체 오른쪽(송 선수는 우완 투수. 따라서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이 문제였음)이 전반적으로 풀렸다.

전반적으로 풀렸다는 것은 목, 어깨, 등, 위팔, 팔꿈치, 아래팔, 손목, 손바닥, 손가락까지 다 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제구력만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어깨에 힘이 생겨 볼에 속도가 붙고 볼도 더 묵직해진다. 드디어 모든 것이 회복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버거병과 관련해서 이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소개해 보기로 하자. 사지(四肢) 중에서 다리 쪽에 이 병이 왔을 때에는 주로 기본운동 중 하체풀기와 허리펴기, 온몸펴기를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팔 쪽에 이 병이 왔을 때에는 상체펴기와 허리펴기, 온몸펴기를 중점적으로 하고 이와 함께 와불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몸이 굳어서 병이 생기는 것이고, 몸이 굳는 것은 몸이 구부러져 있기 때문이다. 몸을 펴면 굳은 것이 풀리고, 굳은 것이 풀리면 병도 물러간다.

 

크론병은 구강(口腔: 입에서 목구멍에 이르는 입 안의 빈 곳)에서 항문(고등 포유동물의 소화기 말단에 있는 구멍)까지 소화기계통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이나 궤양성 질환이라고 한다.

특히 위장관(胃腸管: 위와 창자를 함께 포함하고 있는 소화기계통의 한 부분)에 염증이나 궤양이 많이 발생하는데, 어떤 요인으로 염증을 유발해서 크론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면역체계를 자극해 크론병의 염증 과정이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사라지더라도 일단 면역체계가 자극을 받으면 활성화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위장관 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한다.

 

내가 크론병이 있는 아줌마를 만나게 된 것은 3년 전쯤에 외교통상부 산하에 있는 외교안보연구원에서 몸살림운동을 강의하게 된 덕분이었다. 한 선배의 추천으로 이곳에서 두 번 강의를 하게 됐는데, 한번은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국장급 이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고, 한번은 곧 퇴임하게 될 대사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국장급 이하 공무원들은 일종의 재충전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었고, 대사님들은 퇴임을 앞두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대사님들을 상대로 하는 강의에서는 별로 아픈 사람이 없고 했는데, 국장급 이하의 분들을 상대로 하는 강의에서는 아픈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았다. 강의 후반부터 강의 끝나고 나서까지 어깨 아프고 팔꿈치 아프고 무릎 아프고 발목 아픈 분들이 여러 분이 중을 서서 몸을 좀 보아 달라고 하셨다.

이런 분들 몸 좀 보아 드리는 것이야 어려운 일은 아니었는데, 다 끝나고 나서 어떤 국장님의 부탁 말씀을 듣고는 좀 당혹스러웠다. 따님이 크론씨병인데, 병원에서 손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한번 방문해서 상담을 해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순간 생각이 난 것은 전에 열 몇 살밖에 안 된 아이가 이 병으로 죽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시 이 병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크롬’에 중독돼서 생긴 것인지(당시 나는 ‘크론’병을 ‘크롬’병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다른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고 어깨 아프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지만, 이런 희귀병에 대해서는 경험이나 아는 게 거의 없었다.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국장님께 말씀을 드렸다.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병원에서 포기했다고 하니 따님을 한번 뵙도록은 하겠습니다.”

 

이게 크론병 아줌마와 만나게 되는 인연이 됐다. 사무실로 돌아와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 ‘크롬’병이 아니라 ‘크론’병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 소화기계통의 여러 곳에서 염증이나 궤양이 나타날 때 이 병명으로 진단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상체펴기와 온몸펴기만 열심히 하면 이 병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까지 들었다.

 

얼마 후 이 아줌마가 아줌마의 어머니와 함께 왔다. 분당에서 오는 데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고 했다. 차를 타고 오면서 많이 지쳐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나이를 물어보니 서른이라고 했다. 나이 30의 젊은 아줌마가 이런 무서운 병에 걸리다니!

이런 분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몸살림운동을 신뢰하고 이후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운동을 신뢰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운동하지 않게 되고, 그러면 몸도 회복되지 않게 된다. 몸살림운동을 하는 분들이 ‘도움주기’를 잘 익혀야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아줌마가 우리 운동을 신뢰하게 하는 것이 이때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다. 신뢰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몸이 편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나을 수 있다는 확신까지 가질 수 있게 된다. 말로는 안 되는 것이다.

 

병원에서 이 아줌마를 포기한 이유는 소장에 궤양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소장의 길이는 6.7~7.6m 정도밖에 안 되는데, 여기에 궤양이 생겼다고 해서 수술로 이를 잘라내지는 못한다.

소장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면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잘라내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도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영양실조로 죽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딱 한 번 조금 잘라내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해서 궤양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라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궤양이 생겼다고 이를 잘라 내는 것으로 치료를 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왜 궤양이 생기는지 원인도 모르고 치료를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염증이나 궤양 모두 비감염성이라면 이는 대개 그 부위가 굳어 있기 때문이다.

좀 덜 굳어 있을 때 염증이 되고, 더 굳은 상태에서 마찰 때문에 피가 맺히면 궤양이 된다. 이는 장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리고 장기가 굳는 원인은 몸이 구부러져 장기가 하수되면서 눌려 있기 때문이다. 몸을 펴면 장기가 원위치로 올라가 눌리지 않기 때문에 염증이나 궤양은 저절로 사라진다.

그런데 정작 이 아줌마가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것은 소장 때문이 아니었다. 물만 먹어도 토해 내기 때문에 일체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만 먹어도 토하고 있다면, 이는 위가 극도로 심하게 굳어 있는 것이다. 속이 메스껍거나 토할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토한다면, 이는 위가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위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 분은 위가 워낙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에 위에 직접 손을 대는 것은 삼가야 한다. 위에 직접 손을 대면 그 통증이 너무 심해 참을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골반 흔들기를 통해 위를 풀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평상시에 하던 대로 전상장골극을 엄지와 검지로 감싸고 엄지두덩을 아래로 팍 내리는데, 이 아줌마가 하도 크게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내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세를 풀고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그 동안 내가 이 자세를 취하면서 도움주기를 할 때 사람들은 편안하게 느꼈지, 이렇게 아파한 경우는 없었다.

정말로 처음이었다. 이때 이 아줌마가 얘기를 했다. 몸의 어딘가에 뭐가 닿기만 해도 그 부위가 아파서 참을 수가 없다고.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섬유근육통일 것이다. 양해를 구하고 무릎을 살짝 눌러 보았다. 즉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또 양해를 구하고 7부 바지를 입어 허연 살이 밖으로 드러나 있는 종아리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다. 역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눌렀던 살이 쏙 들어가더니 다시 나오지를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눌렀다가 손을 떼면 바로 원상회복이 되는데, 이 아줌마는 쏙 들어간 상태 그대로였던 것이다. 부종이었다.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에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내지 못할 때 몸이 붇게 되는데, 신장의 기능이 웬만큼 떨어져 있을 때에는 아침에 부었던 것이 늦어도 저녁때에는 풀어지게 된다. 그런데 신장이 이보다 더 기능이 떨어지면 24시간 부기가 빠지지 않게 된다.

부종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아줌마의 부종은 이미 시작 단계를 많이 넘어서 있었다. 얼굴을 보니 볼이 허옇게 떠서 부풀어 올라 있었다. 이 나이의 아줌마라면 V라인이 돼 있어야 할 턱이 거의 사각턱이 돼 있었다. 그만큼 심하게 부어 있었던 것이다.

 

이 분한테 물어보았다. 이렇게 부종이 심한데,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받았느냐고. 병원에서는 알부민 수치가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며, 알부민 치료를 해 왔다고 했다. 부종은 신장의 문제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것인데, 무슨 알부민? 신장 기능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무슨 알부민 주사? 이 분한테 국화차 등 이뇨제를 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알려드렸다. 이뇨제가 신장 기능이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크론병만 생각하고 이 분을 대했는데, 이제 생각이 달라졌다. 이 분은 당시 크론병 중에서도 위가 가장 큰 문제였고(보통은 위보다는 장에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섬유근육통에 부종까지 심각한 상태였다.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어떻게 접근해야 이 분이 크게 통증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몸이 풀리면서 편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겠는가?

늘 해 보던 것이 아니라 처음 경험해 보는 것에는 응용이 필요하다. 응용에는 새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곧 답이 나왔다. 평상시에 하던 대로 전상장골극을 엄지와 검지로 감싸고 엄지두덩을 아래로 팍 내리는 대신, 평상시와 달리 전상장골극을 엄지와 검지로 감싸기만 한 상태에서 골반을 상하로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아줌마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아파하는지 안 아파하는지. 엄지두덩을 팍 내리지 않고 살살 흔드니, 아파하는 표정은 나오지 않았다. 얼굴 표정을 보면서 점점 더 조금씩 빨리, 그리고 세게 흔들어 보았다. 역시 아파하는 표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확인이 되자 엄지두덩을 아래로 팍 내리고 빨리, 그리고 세게 흔들었다.

역시 아파하는 표정이 나오지 않았다. 몸 전체의 근육이 풀리면서 이제 골반 흔들기를 감당할 수 있게 됐던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그리고 세게 흔들어 댔다. 그래도 아파하는 표정이 나오지 않았다.

 

한 10분쯤 했을까. 내 체력에 한계가 왔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숨이 턱에 차 왔다. 더 이상 힘이 없어 골반을 흔들 수가 없었다. 이마와 얼굴의 땀을 닦아 내고, 이 아줌마의 허벅지 근육을 눌러 보았다. 비명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됐다. 이제 일단 섬유근육에서 느끼던 통증은 사라진 것이다.

 

그 동안의 경험을 보면 실제로 골반 흔들기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것을 제대로 해 주면 상대방의 발끝에서 다리, 허리. 장기, 가슴, 목, 팔, 머리까지 굳어 있던 근육이 적어도 반 이상은 풀리게 된다.

문제는 이 도움주기를 할 때 잠깐 몇 번 흔들어 주는 데는 큰 힘이 들지 않지만, 2~3분 이상 지속하려면 체력이 고갈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는 데 있다. 이럴 때 요령을 얘기하자면, 힘이 빠져 갈 때 멈추어서 숨을 돌리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는 것 정도이다. 이렇게 해도 효과는 마찬가지이다.

 

어쨌든 다시 힘을 내 다리부터 허리, 어깨, 목까지 풀어 주었다. 이로써 내가 해 줄 수 있는 도움주기는 다 한 셈이었다. 도움주기를 해 주는 것은 운동을 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 아줌마의 얼굴이 올 때의 지친 모습과 달리 화색이 도는 것 같았다. 말할 때 약간 웃음기도 띠었다.

이 분에게는 상체펴기와 온몸펴기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면서 운동법을 알려드렸다. 이 분은 열심히 하겠다며 큰 베개와 방석을 구입해 가지고는 돌아갔다. 얼마나 열심히 운동을 했는지 점검을 하고 그 다음의 적절한 운동법을 알려드리기로 했는데, 1주에 한 번씩 보기로 했다.

 

2주 후에 보았을 때 이 아줌마는 내게 자랑을 했다. 처음 여기 올 때에는 물도 못 마셨는데, 이제는 죽은 먹을 수 있게 됐다고. 어떤 운동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상체펴기만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2주 후에 보았을 때에도 자랑을 했다.

이제 된밥은 못 먹어도 진밥은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다음 2주 후에 보았을 때에도 또 자랑을 했다. 이제는 된밥을 먹어도 괜찮게 됐다고. 불과 한 달 보름 만에 물도 못 마시던 사람이 된밥까지 먹게 된 것이다. 이는 상체펴기로 위가 점점 더 풀려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알부민 부족 때문에 생겼다는 주장을 철회하고 이뇨 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덕분에 부종도 많이 사라졌다고 자랑했다.

그러고 보니 부풀어 올라 있던 얼굴이 많이 꺼지고, 사각턱도 많이 갸름해진 것 같았다. 이뇨 치료를 해서 부종이 많이 사라진 것인지, 상체펴기를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이뇨 치료보다는 상체펴기가 신장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에 한 번 더 오고 나서 더 이상 오겠다는 연락이 없었다. 한 달쯤 지나서인가, 다시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와서는 어머니가 화가 나서 따님의 무성의를 나한테 일러 바쳤다.

그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몸이 좋아지니까 밤 12시에 친구들하고 만나 떡볶이에 튀김 같은 것을 실컷 먹고 들어와 속이 너무 부대껴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 들어가 이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그 동안 열심히 운동했는데, 이제는 운동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따님 또한 어머니의 얘기에 화가 난 것 같았다. 토라진 목소리로 반박을 했다. 운동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 아줌마와의 만남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얼마 후에 이 아줌마한테 전화가 한번 왔다. 같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줌마가 자기와 비슷한 증세인데, 한번 같이 찾아가도 되겠느냐고 물어 왔다. 꼭 필요한 것 같아 꼭 한번 찾아뵙겠다고 했다. 나는 언제든지 미리 전화해서 시간 약속을 하고 오시면 된다고 답을 드렸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연락이 없었다.

 

전에 암에 관해 글을 쓸 때 “조심 또 조심하고,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는데, 그때 예를 들었던 것이 이 아줌마이다. 이 분은 다 나았다고 방심하고 야밤에 친구들 만나 위에 큰 부담을 주는 기름진 밀가루 음식을 먹었다. 때문에 워낙 위가 아프니까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 갔다.

그래도 어쨌든 물도 마시지 못하던 이 아줌마는 6주 만에 위가 많이 풀려 된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경험을 통해 장기가 굳어 있을 때에는 역시 상체펴기의 효과가 대단히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

 

버거병이나 크론병처럼 희귀병이나 난치병이라는 것이 그 원인을 모를 때에는 해결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원인을 모르니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염증이나 궤양이 왜 생기는지 그 원인만 알아도 희귀병이나 난치병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과학적인 의학이라고 자부하는 현대의학은 아직 염증이나 궤양이 왜 생기는지 그 원인조차 모르고 있다. 더 나아가면 왜 통증이 생기는지도 그 원인을 모르고 있다.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현대 서양의학의 실상이다.

이 현대의 시대에 전근대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서양 현대의학이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이 하고 있는 것이 서양 현대의학이다. 몸살림운동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몸을 진정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몸살림운동에는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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