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달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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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달산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5.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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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36.5m 비고:87m 둘레:1,482m 면적:152,322㎡ 형태:말굽형

 

달산봉

별칭: 망오름. 달산봉(達山峰). 탈산봉(脫山峰)

위치: 표선면 하천리 1,043번지

표고: 136.5m 비고:87m 둘레:1,482m 면적:152,322㎡ 형태:말굽형 난이도:☆☆☆

 

 

 

 

하천리 마을지기이면서 하천리민들의 영원한 고향...

 

과거부터 산 체의 모양새나 특징을 표현하는데 고민과 한계가 따랐던 모양이다. 달처럼 생긴 모양새에 기초하여 달산이라 하였다는데 화산체들의 외형은 보는 위치에 따라서 반달이나 비슷한 형세가 나타나는 만큼 유독 이곳을 달 모양의 산 체로 명칭을 붙였다. 그러면서도 한자는 월산(月)이 아닌 달산(達)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되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다른 명칭으로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여 크고 작은 오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 오름만 따로 뚝 떨어져 있다고 하여 탈산(脫)이라고도 했으나 잘 쓰지는 않는다. 그런 반면에 망오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제주의 해안과 가까운 곳에 있는 오름들 중에 봉수대가 세워졌던 곳은 별칭으로 망오름이라고 하는 것처럼 역시 이곳도 같은 맥락이다.

어느 방향에서 바라봤을 때 달 모양새로 보여서 달산이라고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산 체는 세 개의 봉우리가 능선으로 연결되어 길게 누워있는 형태이다. 서사면 등성과 기슭 아래로는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으나 동사면은 경사와 더불어 가파른 편이다.

오름 중턱 가까이까지 콘크리트로 계단이 만들어져 있으며 망자들이 가는 길에 상여를 운반하기 위한 레일도 설치가 되어 있으며, 등성이와 기슭의 일부는 망자들을 받아들이는 공동묘지가 조성이 되어 있다.

다른 오름들과 달리 고고한데 처한 산 체이라지만 달산봉으로서는 하천리 마을지기일 뿐만 아니라 하천리 마을사람들의 영원한 고향인 셈이다. 달산봉 옆으로는 또 하나의 산 체가 딸려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천제(天祭)를 지냈던 중요한 곳으로서 제석오름이다.

두 산 체가 이어져 있는 모습이지만 서로 다른 독립형 화산체인 만큼 따라서 두 산 체는 함께 만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달산봉 탐방기-

 

산체의 구조나 형세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진입로는 한 곳이 아니다. 이는 공동묘지가 있는 사면을 비롯하여 능선이 부드러운 때문에 예부터 오르내리던 길들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오래부터 달산봉과 제석오름을 연계하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전진 코스로 함께 탐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어느 방향을 초입으로 하던지 리턴 과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안으로 들어선 후 조금 더 들어가니 양방향으로 나눠지는 산책로가 나 있었다. 어느 곳을 선택해도 되나 한 곳은 빙 둘러서 다시 돌아오게 되므로 오름의 허리를 지나기 전에 만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당장은 큰 경사가 없기 때문에 워밍업 정도로 생각하고 참고할 일이다. 산책로는 완만한 경사를 생각해서 구성을 했는지 지그재그 형태로 이어져 있어 진행에 도움이 되었다. 빙 돌면서 오르게 되지만 상층의 산책로가 보이고 곧바로 오를 수도 있을 정도이다.

제비꽃 당신. 수북하게 솔잎이 쌓인 틈을 거둬내고 보랏빛 제비꽃이 피어나 눈길을 끌었다. 외면하고 지나쳐도 되겠지만 급할 게 없다면서 눈 맞춤이라도 하라길래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출입 인사를 했다. 봄이 왔으니 이들에게도 순서가 있고 규칙이 있는 법. 낮은 기슭의 척박한 환경에 아량 곳 않고 빨갛게 열매를 맺은 자금우 역시 차례를 기다렸다.

겨우내 기간 동안 화려한 모습을 보였으면 이제 그만 인사를 고해도 되련만 4월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보다. 지그재그 형식의 낮은 경사를 따라 몇 차례 굽이굽이 오르니 정상부 근처에 도착이 되었고 좀 더 이동을 하니 봉수대 자리가 나왔다. 당시에도 전망을 고려한 때문에 북향이 트인 이곳을 선택했으리라 짐작이 되었다. 봉수대의 흔적은 식별할 수 있지만 이와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보이지 않았다. 

안내문 등이라도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이렇다 할 표식은 없었다. 봉수대 터는 원형의 낮은 봉우리가 그대로 남아있으나 잡초만 무성하고 봄을 맞아 푸른색으로 단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전부였다. 오름을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봉수대 터가 한두 곳이 아니라 새삼스럽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인 만큼 보존과 관리도 잘 이뤄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수대가 있던 자리에 서니 북동쪽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모습까지 잘 보이면서 등정의 쾌감을 더 해줬다. 어쩌다 이날의 날씨는 심하게 질투와 시기로 맞아줬지만 비교적 전망이 좋은 곳이라는 점은 여지가 없었다. 잡초와 덤불이 우거진 주변을 서성거리니 고사리들이 제법 많이 보였지만 바라보는 자체가 전부였으며 봄의 중심임을 느끼는 과정만으로 대신하였다.

봉수대 터에서 조금 이동을 하니 정상부에 도착이 되었고 그곳에는 전망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벤치가 있었는데 낡고 허접하여 특별히 앉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다. 삼각점을 알리는 팻말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송악의 기생을 허락한 나무 몇 그루가 터줏대감이 된 채 정상을 지키고 있었다. 앞선 이들이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리본 몇 개가 보였지만 애써 흔적 담기를 사양해버렸다.

봄날의 주말은 날씨의 횡포가 심하고 시기와 질투를 더 보내는 것 같았다. 먼 곳으로의 전망을 포기하고 고개를 돌리니 달산봉과 이웃인 제석오름의 일부가 보였다. 멀리로는 매봉이 손을 흔들어댔지만 다섯 손가락을 다 바라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제석오름이 이어지는 방향으로 내려오니 바로 화구 자리가 보였는데 굼부리의 일부는 개간이 되었고 한쪽에는 묘목들이 식재되어 있었다.

굼부리 옆을 지나면 제석오름으로 산책로가 연결이 되지만 그 거리는 짧은 편이다. 이 때문에 딸린오름이나 알오름 정도로 여길 수도 있지만 당당하게 별칭을 얻은 독립형 화산체이다.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천제(天祭)를 지냈을 만큼 중요한 곳이라 그냥 무시하기에는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따로 또 같이... 어차피 함께 만나게 되는 제석오름인지라 두루 살핀 후 원점에 도착을 했다. 떠나기 전에 다시 산 체를 바라봤지만 봉우리보다는 등성 아래 드넓게 펼쳐지는 묘지들이 우선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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